카스 소독약 맛에 대한 정리.

최근 카스 맥주에서 소독약 맛이 난다는 신문기사가 나왔다.
그동안 나만 그런 줄 알고 내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닌가 걱정했는데 다른 사람들도 느끼는 것 같아서 약간 안심도 되었다. 아무튼 카스 소독약 사건에 대해 그동안 직접 체험했던 것을 기록해 두고자 한다.

1. 여름이라서 그런 것은 아니다.
신문기사에서는 여름이라 일부 맥주가 변질되어서 그런 것처럼 이야기했는데, 그건 절대 아니다. 일주일에 다섯번 이상 맥주를 마시는 나는 이미 작년말~올해 2월부터 뭔가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2014년 3월에는 내 페이스북에 금붕어 어항맛이라고 표현되어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내 몸에 이상이 생긴 것이 아닌가 걱정을 했었다. 워낙 술을 자주 그리고 많이 마셔서 결국 올 것이 왔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자꾸 타는 냄새가 나는 것이 어떤 질병중의 하나라고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맥주맛이 이상한 것이 내 몸에 뭔가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닐까 의심했다.

2. 카스만 그런 것도 아니다.
cass외에도 dry finish,OB Golden Larger도 맛이 이상했다. 6월에는 트위터에도 글을 올렸다. 이때에도 다른 사람들은 별 반응이 없길래 역시 나에게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했고 술을 줄이기로 결심했다. 일주일에 10번 가까이 그리고 한번 마실때마다 3000ml 이상 마셨으니 결론은 단 하나. 술을 끊자!

3. 지역편차가 있는 것 같다.
우리동네(서울 노원구)는 편의점이든 술집이든 모든 카스맥주는 다 소독약 맛이 난다. 편의점은 소독약 맛이 너무 심해서 결국 Max나 흑맥주stout를 계속 마시던 상황이었고, 동네 횟집에서도 맥주를 시켰는데 Cass가 나와서 결국 소독약 냄새 때문에 그 후에는 계속 소주만 마셨다. 그때가 올해 7월30일인데 이미 카스 소독약냄새로 뉴스가 나간 뒤였다. 그리고 8월7일에는 뚝섬한강공원 미니스탑 편의점에서 Cass 1리터짜리를 샀는데(그곳은 1.6리터짜리는 팔지 않는다), 그때도 소독약 맛이 심했다.
하지만 엊그제 8월14일 가평 대성리에 가서 맥주를 진탕 마셨는데 그곳의 카스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그래서 뭔가 특정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만 이상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니면 내 건강이 회복되었거나.

4. 맥주 외에도 문제가 있었다.
올해 초쯤에 동네 편의점에서 구입한 요플레 드링킹 요구르트에서 한번 소독약 맛이 난 적이 있었다. 아마2월달쯤이었던 것 같은데, 그때 맥주에서도 소독약 맛이 나던 시절이라 나의 건강이상설에 더 확신을 심어 주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소독약 맛이 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2+1 행사가 끝나는 바람에 그냥 원래 먹어왔던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를 계속 먹었고, 딱히 문제는 없었다.

아무튼 계속 정보가 쌓이는 대로 업데이트 할 예정이다.

*2014-10-11추가: 엊그제 참치집(=위의 7월30일 횟집)에서 카스맥주를 마셨는데, 정상적인 맛이었다. OB측에서 뭔가 조치를 취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아무튼 해결이 된 것 같다. 이제 다시 골든라거와 dry finish를 마셔볼까.

*2016-02-27추가: 카스 소독약 사건은 사실 잊고 있었는데, 아직도 블로그에 검색어로 들어오는 분들이 많아서 추가글을 남긴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말하면 지금은 소독약 맛이 나는 맥주는 없다. 솔직히 말하면 몇 달 전 호가든에서 잠깐 그 냄새가 난 적이 있었는데, 그냥 그때 뿐이었고 그렇게 심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게 끝이었고, 그 이후는 정상이다. 계속 소독약 맛이 났으면 나는 술을 끊었을테고 지금쯤 더욱 건강해졌을텐데 매우 아쉽다. 게다가 요즘은 수입맥주 4캔에 만원짜리에 꽂혀서 이 맥주 저 맥주 마구 마시고, 대형마트에서도 싸게 팔아서 이것저것 마시는데, 아무튼 뭐 맥주야 맛있는 맥주가 있고, 맛없는 맥주가 있는 법이다. 하지만 그때 소독약 맛은 그냥 맛이 없다가 아니라 전혀 다른 맛, 그러니까 지금 돌이켜보면 ‘조금 이상하네’ 정도가 아니라 너무 역해서 결국 버릴 정도였는데, 그 당시에도 어떤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마셨던 걸로 보아, 특정 성분에 맛을 느끼는 유전적 인자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마치 PTC용액처럼 말이다.
이 세상 어떤 사람들은 커피 한잔만 마셔도 잠 못자는 사람이 있고, 나처럼 물대신 커피를 1L씩 마시고도 30분후에 쿨쿨 자는 카페인 무반응자도 있는데, 이것도 그런 것이 아닐까. 지금 이 글도 맥주 1600ml짜리 한페트 마시면서 쓰는 글이다. 새해 들어서 약간 주량이 줄어서 페트 2병,즉 3200ml만 마셔도 취기가 오르고 졸린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Löwenbräu

*2016-03-01추가: 편의점에서 처음 보는 레벤브로이(Löwenbräu)라는 맥주가 4캔에 만원이라길래 샀는데 맛이 약간 이상하다. 오래전 추억의 금붕어 어항맛이 난다. 첫 맛은 평범했는데 목에 넘어갈때 쯤 약간 역하다. 하지만 그렇게 심하지는 않다. 아무튼 이 제품도 일단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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