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증상과 비슷한 느낌이었지만 강도는 훨씬 셌다. 아무튼 약 먹고 계속 자고를 3일 정도 반복하니 몸 컨디션은 좋아졌고, 특히 힘들었던 목 통증이 사라졌다.
몸은 이제 점점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는데, 신기하게도 후각만 완벽하게 사라져 버렸다. 과거에는 감기에 걸리면 코가 막혀서 냄새를 맡을 수가 없었을 뿐이지 후각은 살아 있었는데, 지금은 코가 뻥뻥 뚫려 있다. 하지만 전혀 냄새를 맡을 수가 없다.
굉장히 기묘한 느낌이다. 코로 공기가 슉슉 들어오지만 아무런 냄새가 없는 세상이라니…
다행이도 미각은 살아 있어서 식사를 하는데는 큰 지장은 없다. 그리고 일상생활도 별 지장이 없다. 생각해보니 후각이 없어도 살아가는데는 별 상관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3년동안 코로나를 요리조리 잘 피해다녔는데 결국 이번에는 어쩔 수 없었다. 백신은 2차까지만 맞았는데 도움이 된 건지는 모르겠다. 백신 안맞았더라면 더 앓았을 수도 있고…
]]>먼저 무한루프로 실행되는 run24h.py라는 간단한 프로그램을 작성한다.
import time
while True:
print ('Hello World')
time.sleep(5)
5초마다 계속 헬로월드를 출력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다음은 이 파이썬 프로그램이 중단되었을 경우, 프로세스가 살아있는지 검사를 해서 다시 실행하는 코드이다. 편의상 이 프로그램은 runcheck.py라고 하자.
import os
process_read = os.popen("ps -ef | grep run24h.py | grep -v 'grep'").readlines()
# ps -ef 명령어를 이용해서 현재 프로세스를 출력한 후, 그 중 run24h.py 문자열이 포함된 줄만 모은다.
# grep 명령어 자체도 프로세스에 나타나므로 grep -v를 이용해서 제외한다.
check_process = str(process_read)
# 문자열로 변환한다.
text_location=check_process.find("run24h.py")
# run24h.py가 몇번째 문자열인지 찾아낸다. 만약 문자열이 없으면, 즉 프로세스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에는 -1을 반환한다.
if ( text_location == -1 ):
print("Process not found!")
os.system("python3 run24h.py &")
# 해당 프로그램을 다시 실행한다. 백그라운드에서 실행할 경우 &기호를 붙인다.
print("Program restarted!")
else:
print("Process exists. Location is",text_location)
먼저 ps명령어로 현재 프로세스 전체를 불러온 후, grep으로 찾고자 하는 프로세스만 걸러낸다. 그리고 파이썬의 find명령어를 이용해서 해당 프로세스(여기서는 run24h.py)가 포함된 문자열을 찾고, 만약 없다면 프로세스가 죽었다고 판단해서 다시 실행시키는 구조이다.
이제 크론(CRON)을 이용해서 1분마다 runcheck.py를 실행시켜 줄 예정이다. /etc/crontab의 마지막줄에 다음과 같이 추가시켜 준다. 사용자 계정은 ichu이고, 파이썬 코드는 run24h.py와 runcheck.py 둘다 사용자의 홈디렉토리(/home/ichu)에 있다고 가정하자.
* * * * * ichu cd /home/ichu;python3 runcheck.py
만약 시스템 부팅과 동시에 run24h.py가 실행되도록 하면 다음줄도 함께 추가해 주자.
@reboot ichu sleep 60;cd /home/ichu;python3 run24h.py
부팅과 동시에 곧바로 파이썬 프로그램을 실행하려고 하면 작동이 안되는 경우가 많아서, sleep명령어를 이용해서 60초 정도의 딜레이를 주어야 한다.
]]>‘긴급재난지원금’이라고 이름붙은 기본소득은 그 지급여부를 건강보험료 납부를 기준으로 정해졌다고 한다. 그런데 하위70%만 지급하기로 결정되어서 이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들이 불만이 많다. 침대에 누워 가만히 생각해보다 문득 상위30%의 사람들도 만족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이렇게 글을 써 본다.
결론은 ‘상위 30%의 사람들에게는 재난지원금 대신 50%소비할인쿠폰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이미 카드사 포인트 사용시에 비슷한 방법이 적용되고 있고, 전기자동차 보조금 같은 것들도 마찬가지 원리이다. 사용한도는 재난지원금과 같은 규모라면 의미가 없으니 3배인 300만원 정도로 책정하면 적당하지 않을까. 돈 있는 사람들은 이번 기회에 자기돈 300만원만 들이고 600만원치의 소비를 할 수 있고, 정부 입장에서도 반값으로 2배의 경제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으니 일석이조일 것이다.
경제가 돌아가려면 돈있는 사람들이 돈을 써야 한다. 액수가 크기 때문에 경제활성화에 기여하는 부분이 크다. 이러한 세계적인 경제위기에 가진 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은 위기를 탈출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단지 ‘당신은 돈 많이 버니까 자기돈으로 알아서 쓰시고, 재난지원금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양보하세요’라고만 해버린다면 불만도 불만이거니와 안그래도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이는데 더더욱 방해가 될 뿐이다.
반대로 할인쿠폰을 사용할 돈조차 없는, 지금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사람들에게는 소액의 재난지원금이 가뭄의 단비가 될 것이다. 물론 금액이 크지 않은 만큼 경제활성화라는 관점보다는 숨통이 끊어지지 않게 한다는 연명의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수십만원의 재난지원금을 받을지 수백만원의 50%할인쿠폰(혹은 보조금)을 받을지는 본인이 직접 선택하도록 하면 공정성 시비도 사라질 것이다. 소득은 하위 70%지만 이미 가진 돈이 많은 자산가들은 소비쿠폰을 받으려 할 것이고(이들에게 수십만원의 지원금은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고액의 건강보험료를 납부하지만 당장 수중에 수십만원의 돈도 빠듯한 사람들은 재난지원금을 받으려 할 것이다. 정부 입장에서도 누가 고액자산가인지 가려내는데 행정력을 낭비할 필요도 없고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주는 형평성 논란에 휘말리지 않아도 된다.
2020년대의 시작은 코로나19로 매우 격렬하게 혼란스럽다. 그리고 앞으로 더더욱 매우 격렬하게 혼란스러운 일들이 매년 끊임없이 발생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하나씩 미래사회에 적응되어 가는 과도기를 겪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020년에 기본소득 실현이라니, 진짜 2030년이 되면 특이점이 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생각해보면 어릴 때는 학교도 가야하고 숙제도 해야하고 걱정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어른이 된 이후도 마찬가지 였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사회적인 책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내가 짊어져야 하는 짐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근심걱정이 완전히 사라지며 자유와 평온과 행복이 내 인생을 점점 가득 채우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아무것도 몰라서 걱정없는 어린이보다는 역시 근심걱정은 해봐야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것을 진짜 잘 알기에 걱정없는 어른의 삶이 백배는 낫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 다른 사람들도 비슷하게 느끼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다만…
아무튼 세상이 좋아졌거나 아니면 그냥 내 삶이 좋아졌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어쩌면 둘 다 일수도 있고… 언제까지 이런 삶을 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영원히 행복할 것 같은 이 기분, 참 좋다. 이것이 인생이다.
]]>사실 코로나19가 창궐하기 훨씬 전인 2019년 봄부터 자체적으로 집돌이 생활을 하고 있었다. 외출은 한달에 한번씩만 했다. 일하느라 바빠서 그런 것이 가장 큰 이유였지만 계속 집에만 있다보니 점점 집밖에 나가기가 귀찮아지기도 했다. 어쩌다 밖에 나가도 지루하다는 생각만 들고 점점 집돌이 체질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그동안은 몇달째 집안에만 있어본 적은 없었는데, 이번 코로나19를 통해 장기간 집안에 칩거해보니 결론은 역시 집이 제일 편안한 곳이라는 것. 동굴 속에서 100일동안 마늘과 쑥을 먹은 웅녀도 아니고 아무리 집돌이라도 장기간 집구석에만 있으면 답답하거나 뭔가 문제같은 것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경험해 보니 불편함이라든가 답답함은 전혀 느끼지를 못하고 행복만 가득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무래도 세상이 점점 집안에만 머물러도 불편하지 않도록 바뀌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굳이 집 밖에 나가지 않아도 거의 모든 것을 집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시대다. 해결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훨씬 쾌적하고 안전하며 저렴하기까지 하다.
인터넷으로 식재료를 주문해서 냉장고에 든든하게 채워두고, 각종 조리도구들로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고, 공기청정기로 24시간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으며, 냉난방을 쾌적한 온도로 설정해 두면 방안이 곧 천국이자 파라다이스다.
넷플릭스로 하루 종일 영화를 볼 수 있고 , 리디북스로 하루종일 책도 읽을 수 있으며 플레이스테이션 및 스팀으로 밤새도록 게임도 하고 VR로 가상현실의 세상속을 돌아다니며, 웹툰, 유튜브 등 절대로 심심하지 않을 수많은 즐길거리가 넘쳐나는 방구석 라이프가 가능한 아름다운 세상인데, 번거롭게 집밖에 나가서 돈써가며 고생해야 할 이유는 더더욱 줄어들고 있다. 굳이 미세먼지나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장기간의 집돌이 생활에 딱 한가지 문제점이 있다. 바로 머리를 못 깎는 것이다. 이건 어떻게 내가 집안에서 할 수 없는 문제다. 중이 제 머리 못깎는다는 옛말이 와닿는 순간이다. 사실 그동안 한달에 한번씩 외출을 했던 가장 큰 이유가 이발이었다. 지금은 코로나19바이러스 때문에 무려 100일씩이나 집밖을 안나갔더니 머리가 원시인처럼 되어가고 있다.
아무튼 이발 문제만 해결되면 100일이 아니라 1년 이상 은둔생활도 문제 없을 것 같다. 그래도 1년에 한번 정도는 외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건강검진 정도는 받아야 하니까.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우며 봄에는 미세먼지가 가득하니 청명한 가을이 외출하기에 좋을 것 같다.
전세계가 인터넷에 실시간으로 연결된 세상이지만 오히려 그때문에 각 개개인은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고 각자의 공간에서 고립된 삶이 가능해졌다. 미래사회는 점점 더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방향으로 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기회를 발판으로 삼아 더더욱 집콕생활을 알차게 만들어 보기로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건 모르겠고 그냥 ‘세상과 거리두기’ 같은거를 해볼까 한다. 역시 이불밖은 위험하고, 방안은 언제나 아늑함과 즐거움과 행복으로 가득하다.
]]>아무튼 그동안 공매도를 위주로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다가 작년부터는 꾸준히 매집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현재 평단가 860만원에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인데, 마침 4년전 이맘때 글 썼던 것도 생각나고 해서 이번 기회에 딱 1BTC만 기념으로 빼서 블록체인에다가 심어놓았다.
비트코인 주소는 1MCLUBFF48SWJT7oPrZ3ubzQ8n4SnzsRnj이고 blockcahin.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굳이 이렇게 딱 1BTC만 별도로 블록체인에 보관해 두는 이유는 사실 21 Million Club에 가입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의 최대 통화량은 2100만개이므로 1비트코인 이상을 가진 사람들은 전세계 2100만명 안에 들어가게 된다는 뜻에서 만들어진 가상의 클럽이다. 실제 모임이 있는 것은 아니고 백만장자, 억만장자 같은 상징적인 의미다. 이미 분실된 양과 다량의 비트코인을 가진 사람들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2100만명보다 훨씬 작은 숫자일 것이다.
물론 거래소에다 비트코인을 보관해 둔다고 해도 21밀리언 클럽 가입자격에 미달된다거나 이런 것은 아니지만, 블록체인 상의 비트코인 보유자는 거래소로 표시되기 때문에 뭔가 내가 소유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가 않았다. 은행에 금괴를 맡겨놓든 장농에 금반지를 숨겨놓든 어차피 내 소유인 것은 같지만 장농 속의 금이 더 내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비트코인 주소를 자세히 보면 1MCLUBFF48SWJT7oPrZ3ubzQ8n4SnzsRnj의 앞자리가 1MCLUB으로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21MillionClub에 가입하고자 하는 강렬한 느낌을 살리고자 vanitygen을 이용해서 주소를 좀 변경해 보았다. 원래는 21M Club이어야 하는데 첫자리의 숫자1은 내가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아무튼 이리하여 일단 1BTC는 블록체인에 묻어 놓았고, 나머지는 계속 여러 거래소에 분산해둔 채 주기적으로 파도타기를 하며 차익거래를 할 생각이다. 올해 안으로 상황봐서 더 많은 양을 개인지갑에다 옮겨두고 싶긴 한데, 갑자기 비트코인 가격이 3억원이 넘어가고 이러면 존버 하겠다는 결심을 포기하고 또 다 팔아버릴지도 모르겠다.
2016년 2월에는 1BTC당 53만원 하던 것이 불과 4년후인 2020년 2월 현재는 1비트코인당 1153만원이 되었다. 앞으로 4년후인 2024년에는 어떻게 될지 매우 궁금하다. 불확실하고 스릴넘치고 흥미진진한 2020년이다.
]]>정확하게는 2005년 8월 21일부터 금연을 시작했다. 14년 조금 안되는 기간인데 이 정도 시간이면 금연한 지 며칠이 지났는지 날짜 세는 짓은 사실 아주 오래전에 관두고도 남을 정도다. 이제는 담배맛도 잘 기억이 안나고 딱히 담배를 피고 싶다거나 하는 금단증상도 전혀 없다. 그냥 원래 태어날 때부터 담배를 안폈던 것 같은 생각마저 들 정도다.
아무튼 금연 관련해서 뭔가 더 길게 쓰고 싶기는 한데, 요즘 일에만 푹 빠져 있어서 블로그에 글 쓸 여력이 없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글을 수정하든지 해서 내용을 좀 채워넣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
이상 2019년 어느 따뜻한 봄날의 포스팅은 여기까지.
]]>그런데 안타깝게도 플스에는 볼륨조절 기능이 없는 것 같다. 검색해보면 메뉴에 들어가서 조절하는 방법이 있긴 한데, 필요할 때마다 그때그때 설정에 들어가서 조절하기에는 매우 번거로웠다. 뭔가 내가 모르는 숨겨진 팁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찾아봐도 역시 그런건 없었다.
결국 수동 볼륨 조절기를 달아서 그걸로 볼륨조절을 하려고 이리저리 찾아보았는데, 그러다가 아예 그냥 플스 전용 볼륨 조절기가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생김새가 PS4용 듀얼쇼크에 딱 맞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볼륨 조절만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이크 On/Off 기능도 있어서 편리해 보였다. 가격은 9900원. 그래서 냉큼 구매했다. 나중을 대비해서 2개 샀다.
크기는 밤톨만 하고, 별도의 전원은 필요 없었다. 아무튼 2018년 7월에 샀으니 이제 2달 넘게 사용중인데, 현재까지 매우 잘 쓰고 있다. 아날로그 방식이라 그냥 휠만 돌리면 순식간에 볼륨을 조절 할 수가 있다. 플스 본체의 메뉴 설정에서는 볼륨을 최대로 설정해 놓고, 이 볼륨 조절기로 음량을 조절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70%정도로 해두면 딱 듣기 편안하다.
마이크 기능은 아직까지 쓸 일이 없어서 테스트 해보지는 못했는데, 버튼만 살짝 누르면 마이크를 손쉽게 껐다가 켤 수 있다. 게임중 음성채팅하다가 잠깐 내 목소리를 음소거 시키고 싶을 때 유용할 것 같다.
아무튼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더니 역시 세상에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덕분에 야밤에 플스를 즐기기가 격렬하게 편리해졌다. 그냥 플레이스테이션 세상속에서만 살아도 될 것 같다.
]]>그렇게 해서 그동안 통신요금은 아래와 같이 내고 있었다.
모바일1 KT 순모두다 올레34 (데이터1.5GB) : 매월 34,130원
모바일2 요금제 KT 슬림 : 매월 9,240원
유선인터넷 100Mbps FTTH : 매월 15,230원
와이브로 콤비(10GB) : 매월 5,330원
이렇게 KT로 대동단결하여 결합할인을 받아 매달 63,930원에다가 핸드폰 할부금 28,540원까지 포함해서 실제 9만원 조금 넘게 내고 있었다. 게다가 모바일2 회선이 20년 이상 장기고객이라 KT멤버쉽 VIP업드레이드(12만 포인트)를 받아서 편의점 도시락도 공짜로 얻어먹고 덴마크 요구르트 같은 것도 할인 받고 재미가 쏠쏠해서 그냥 그렇게 쭉 지냈다.
그 동안의 평균적인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은 한달에 1GB~1.2GB정도 되고 음성통화는 30분 미만이었는데, KT에서 제공하는 월1.5GB제공량을 다 못써서 이월하다 보면 항상 월초에는 3GB가 가득차 있는 상황이었고, 무료 음성통화185분(망내무제한)은 아예 그냥 신경끄고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날 야심한 밤에 심심해서 문득 핸드폰 요금가지고 이리저리 계산을 해보다가 결합할인 포기하고 KT VIP멤버쉽을 포기하더라도 알뜰폰 요금제로 넘어가는 것이 훨씬 더 저렴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그리고 때마침 미니멀리스트 열풍이 불어서 핸드폰이고 뭐고 다 잊어버리고 소박한 도시인으로 돌아가 단출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막 들던 때였다. 그래서 먼저 와이브로부터 해지하고 스마트폰 요금제도 알뜰폰 요금으로 넘어가기 위해 알뜰폰허브를 비롯한 각종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며 이리저리 비교하게 되었다. 요즘 알뜰폰 요금제가 너무나 저렴하게 잘 나와서 한달에 1GB 정도의 용량이면 1만원 미만의 가격대에 다양한 요금제들이 있다.
사실 알뜰폰 요금제로 갈아타면서 가장 걱정되었던 것이 ‘알뜰폰으로 010번호 본인인증이 제대로 되느냐‘와 ‘알뜰폰으로 해외로밍이 잘 되는지‘ 이 두가지였다. 설명을 읽어보니 되긴 된다고는 하지만 요금제에 따라 다르다며 내 마음속의 불안함을 가중시키는 내용도 같이 있었다.
아무튼 20년이상 KT에 묶여있던 모바일2 번호는 가족에게 명의이전할 번호라서 그것은 헬로모바일 약정유심 LTE 500MB(데이터500메가,음성50분) 월 4290원짜리로 바꾸고, 내가 메인으로 사용할 모바일1 번호는 KT엠모바일 실용유심 1.0으로 갈아탔다. 데이터1.2GB+보너스0.5GB해서 총1.7GB의 용량에다가 음성40분에 월8690원이라는 딱 내게 맞는 요금제였다.
아무튼 알뜰폰허브 사이트에서 가입신청서를 작성하고 기다리는데, 중간에 무슨 착오가 있었는지 유심(USIM)카드가 두번씩이나 배송되었다. 먼저 온 유심으로 개통절차를 밟아서 정상적으로 사용하는가 싶더니, 갑자기 먹통이 되고 새 유심이 왔다. 자동으로 알아서 개통될 줄 알았는데 며칠 동안 개통이 안되어서 혼란스러운 상황이 있었기는 했지만, 어찌어찌 고객센터에 겨우 전화 연결을 해서 개통을 완료했다. 2018년 5월말의 일이었다.
그리고 몇달째 잘 쓰고 있다. 스마트폰 작업표시줄에는 KTMmobile이라고 안뜨고 그냥 KT라고 표시된다. 문자,통화,데이터 아무런 차이 없이 잘 되고, 010 실명인증도 그냥 알뜰폰 선택해서 KT망을 선택하면 아무런 문제없이 잘 된다.
중간에 필리핀에 다녀왔는데 해외 자동 로밍도 깔끔하게 잘 되고, 외교부 영사콜센터 안내문자도 잘 오고, 긴급할때 잠깐 데이터를 쓰는 것도 문제없었다. 하루1만원에 무제한 데이터로밍도 되고, 포켓와이파이도 신청 가능하다.
그리고 놀랍게도 KT사용자에게만 제공하는 무료와이파이(OllehWifi)도 멀쩡하게 잘 된다. 고로 지하철이나 공공장소 등에서 여느 KT유저와 마찬가지로 무료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가 있다. 완전 혜자 그 자체다.
월요금은 기본요금 8690원보다 몇십원이 더 나와서 8730원 이렇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문자메시지(SMS)를 보내야 하는 경우가 한달에 두세번 정도는 꼭 있어서 추가요금이 붙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렇게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또 하나 실천하게 되었다. 뭔가 묘하게 아쉽지만 또한 흡족하기도 하고 홀가분하기도 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환공포증을 가지고 있다. 사실 10년 전만 해도 공포증이라고 말할 필요도 없는 누구에게나 다 있는 당연한 증상인 줄 알았다. 하지만 ‘환공포증(Trypophobia)’이라는 단어 자체가 생기고 인터넷에 사진들이 떠돌기 시작한 이후로 여러 사람들과 이 주제로 이야기도 해보고 사진도 보여주고 했는데 그러한 공포증이 없는 사람이 이 세상에는 훨씬 더 많았다. 그래서 그동안 내가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쭉 적어보려 한다.
환공포증에 대해 검색해보면 그 정도 사진은 누가 봐도 보기좋은 사진이 아니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오해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이게 설명하기가 어려운데 단순히 불쾌한 사진과는 다른 묘한 징그러움이 있다. 해당없는 사람은 애당초 이 자체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길거리에 동물이 로드킬을 당해서 죽어있는 모습을 봤을 때는 누구나 끔찍해 할 것인데(물론 아닌 사람도 있을 것이다), 환공포증은 그런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특이한 징그러움이 있다. 이걸 말로 표현하기가 참 어렵다.
이것은 사람마다 증상이 다를 수도 있을텐데, 나의 경우 징그러워서 소름이 돋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몸이 가렵기도 한다. 심할 경우 며칠동안 계속 생각이 나는 경우도 있었다. 처음 연꽃소녀 사진을 봤을 때에는 너무 충격받아서 그 다음날 토익 시험 도중 계속 생각이 나서 시험에 방해가 된 적이 있었다. 귀신사진 처럼 보는 순간만 잠깐 놀라고 마는 사진이 있는 반면에 환공포증 사진은 증상이 꾸준히 더 오래간다는 특징이 있다.
어릴 때 여동생과 함께 만화책이나 텔레비전의 어떤 특정 장면이 대단히 징그럽다며 서로 소름끼쳐하며 이야기했던 적이 종종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이 환공포증의 일종이었는데 그 당시 1980년대에는 그것을 지칭하는 용어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이 세상 다른 사람들도 당연히 그 상황에서 같은 느낌을 갖는 줄 알고 있었다. 나중에 연꽃소녀가 개발된 이후로 부모님께 그 사진을 보여드렸는데 어머니는 대단히 징그러워 하신 반면 아버지는 별 반응이 없었다. 고로, 교육이나 환경의 영향은 아닌 것 같고 결국 선천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다.
XCOM2라는 게임이 있다. 게임 자체는 그냥 총이나 쏘며 건물 사이를 이동하는 평범한 게임인 것 같다. 그런데 이 게임의 표지 사진이 매우 징그러워서 스팀(Steam)에 올라왔을 때에 ‘관심없음(Not interested)’을 선택해서 다시는 화면에 안뜨게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 얼마전에 플스 스토어에서 PSP 구독자에게 무료로 배포한 적이 있었는데 공짜에 낚여 실수로 받았다가 보유 타이틀 목록에 계속 뜨는 바람에 결국 후회하며 삭제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다. 그러다가 결국 xcom2 trypophobia라고 검색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나처럼 그 포스터에 환공포증을 느꼈던 사람들이 구글에서 꽤 많이 검색되었다. 그리고 이미 위키피디아에는 환공포증이라는 단어가 여러 언어로 등재되어 있다. 전세계에서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비둘기 공포증이나 벌레 공포증을 공포증이라고 한다면 충분히 공포증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사실 자생적으로 발생한 신조어이다 보니 의학적인 정의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공포스럽다기 보다는 사실 불쾌하다는 느낌이 더 가까운 것 같기도 하고, 오히려 간지럽고 미칠 것 같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분명히 증상은 있고 전세계인들이 겪고 있으니 결국 어떻게든 연구가 진행될 것이고 용어가 정립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처음 봤을 때 충격을 받았던 연꽃소녀는 지금 보면 그냥 ‘으, 역시 징그러워’ 정도의 수준이 되었다. 또한 처음 봤을 때 대단히 징그럽다고 생각했던 신논현역의 ‘어반하이브(Urban Hive)’라는 건물도 계속 보다 보니 이제는 살짝만 징그럽다는 생각이 든다. 고로 어느 정도 반응에 면역이 되는 것 같다. 물론 어디까지나 ‘적당히’다. 전혀 아무렇지도 않아진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결국 환공포증은 시각적인 감각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감각 자체가 둔해지면 불쾌함도 감소하게 되는 것 같다. 위의 계속노출 방식과 병행하면 환공포증 극복 방법이 될 수 있다. 어찌보면 알레르기 치료랑 비슷하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가장 비슷한 것이 천연두(smallpox)이다. 천연두 환자의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환공포증의 가장 표준적인 사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시체 사진을 무서워 하고, 뱀과 같은 동물을 본능적으로 피하는 이유랑 비슷한 원리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는 이런 공포증이 왜 본능적으로 탑재되어 있지 않는지는 의문이다. 관련분야의 학자들이 잘 연구해 주리라 믿는다.
아무튼 세상이 점점 발달하면서 그동안 인간이 인간 스스로에 대해 몰랐던 것들이 하나씩 밝혀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세상에 대해 알면 알수록 이 세상은 엄청나게 다양한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고, 때로는 그러한 다양함이 서로에 대한 몰이해로 나타날 때도 있다. 쓴맛을 많이 느끼는 유전자(TAS2R38)의 존재를 몰랐을 때에는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을 그냥 입맛이 까다롭다고 생각했듯이 말이다.
나는 늘 그렇듯이 평범한 다수에 속한 채 이 세상 그냥 적당히 묻어가고 싶은 사람이지만, 안타깝게도 환공포증은 다수가 아닌 소수에 속한 것 같다. 뭐, 어쩔 수 없다. 그냥 그려려니 하며 사는 수 밖에…
]]>TV를 모니터로 쓰려면 오직 HDMI단자로만 연결을 할 수 밖에 없는데, 대부분의 그래픽카드는 HDMI포트가 하나밖에 없는데다가, 이 HDMI 규격마저 디스플레이포트(Display Port)보다 해상도 스펙이 한 시대 뒤쳐져 있어서 묘하게 신경쓸 것이 많았다. HDMI 2.0에 4K 60Hz을 신경쓰면 크로마서브 샘플링 4:4:4이 안되는 데다가 TV가 절전화면에서 깨어날때 브라우저 창 위치가 제멋대로 정렬되기도 하는 등, 텔레비전을 컴퓨터 모니터로 쓰기에는 전반적으로 궁합이 안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결국 그 TV는 친구 사무실에 플스4프로에 물려쓰라고 줘 버리고, 나는 디스플레이포트가 달려있는 모니터를 찾기 시작했다.
전에 썼던 40인치(101cm)짜리가 처음 살 때에는 커 보이더니 막상 사용해보니 좀 작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는 조금 더 큰 43인치(108cm)를 찾아보았다. 48인치나 50인치 이상도 생각해 봤는데 모니터로는 그 정도 크기의 제품이 잘 없는 데다가, 크기가 조금만 커질 수록 전력소비가 급격하게 늘어서 일단 43인치로 타협했다.
그리하여 최종적으로 와사비망고 UHD430 REAL4K HDMI 2.0 Slim 재은이 HDR이랑 LG전자 43UD79T가 후보로 올랐다. 와사비망고 UHD430은 HDR 지원이라는 엄청난 메리트가 있었고, LG전자 43UD79T는 USB-C지원, 저전력 등이 장점이었다. 나는 플스4프로에 연결해서 사용할 생각이 있었기에 HDR 기능이 있는 와사비망고 쪽으로 거의 마음이 기울었지만 결정적으로 글레어 패널이라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사실상 LG 43UD79T만이 논글레어(matte) 패널이었다.
모니터의 주 목적이 컴퓨터로 작업을 하는 것이므로, 낮에 작업 도중 내 얼굴이 모니터에 반사되어 비치면 가슴이 답답할 것 같았다. HDR은 그냥 PS4Pro를 위한 부수적인 것이니 컴퓨터 작업을 우선으로 해야 된다는 생각도 있었고, 하루종일 모니터를 켜두는 상황이라 낮은 전력소모의 장점도 있어서 최종적으로 LG모니터로 결정을 하게 되었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2018년 1월에 실구매가 696,530원을 주고 결제를 했다. 마침 설날 쿠폰 3만원을 주길래 그것도 적용했다.
처음 물건을 받는 순간 박스가 매우 거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상위가 아직 정리가 안된 상태라 임시로 방 한쪽 벽면의 책꽂이 위에 세워둔 채 작동시켜 봤는데 처음 화면을 본 순간 너무 웅장해서 감동스러울 정도였다. 이걸 책상위에 두고 컴퓨터 모니터로 쓰기에는 너무 큰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어쨌든 방 정리하고 모니터를 책상위에 설치했다. 구입할 때 기본으로 나오는 모니터 받침대는 회전도 안되어서 좀 불편한 것 같아 VESA규격에 맞는 스탠드를 별도로 구입했다.
그리고 8개월이 흘렀다. 이제는 이 108cm의 4K모니터가 너무나 당연한 듯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그동안 변한 것이 있다면 드디어 플스4프로를 사게 되었고, PS VR도 사게 되었고, 게임하기 편하도록 방 구조를 바꾸었으며, 내 몸도 8개월치 늙어버렸다는 것이다.
8개월 동안 사용한 첫번째 소감은 내장 스피커가 꽤나 훌륭하다는 것이다. 별도의 5.1채널 스피커가 있었지만 지금은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전력소모도 꽤나 마음에 든다. 밝기 40정도로 해두고 쓰는데 실제 전력소모를 측정해보니 40W수준이었다. 선풍기 한대 수준이다. 하루종일 켜놓고 사용하는데 부담이 없다. 신호가 없을 경우 자동으로 절전모드로 들어가는데 대기전력을 측정해 보니 0.2W 정도 나왔다.
하지만 사용중에 가끔씩 이유없이 전원이 꺼졌다가 다시 켜질 때가 있었다. LG전자 홈페이지에서 펌웨어 업데이트 파일을 받아서 해결했다. 하지만 지금도 PS4Pro에 연결된 HDMI의 경우 에어컨이 켜지는 순간 잠깐 꺼졌다가 켜지는 현상이 생긴다. 컴퓨터에 연결된 DP포트는 상관없는 걸로 보아 플스쪽의 문제이거나 HDMI포트의 문제인 것 같기도 한데 아무튼 전원이 급격하게 변할 경우 뭔가 모니터에 무리가 간다는 느낌이 든다. 원인은 아직 모르겠다.
불량화소도 없는 것 같고 빛샘현상도 없었지만, 화면 가장자리 부분에 그림자가 생긴다는 점은 살짝 신경이 쓰인다. 가까이서 보면 막상 잘 보이는데, 정면에서 전체적으로 모니터를 바라보면 화면 끝이 잘려 보인다. 아마 LED 백라이트가 화면 크기에 딱 맞게 설치되어 있어서 생기는 구조적인 문제인 것 같은데, 8개월간 쓰다보니 그럭저럭 적응은 되었지만 윈도우10 작업표시줄의 오늘 날짜에 살짝 그림자가 생길 때에는 여전히 신경이 쓰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모니터가 이제는 작아 보인다. 솔직히 아담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거대하느니 웅장하느니 할 때가 불과 몇달 전이었는데 인간의 눈은 벌써 적응해 버렸다. 책상에서 작업할 때에는 그럭저럭 볼만 한데 1.5미터 떨어진 쇼파에 앉아서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보려니 작아서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TV와 모니터는 거거익선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이때까지 사용한 소감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대체로 만족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아쉬운 점은, 모니터 자체는 매우 훌륭하지만 아직까지 HDR기능이 눈앞에 매우 격렬하게 아른거리는 것은 아마 기분탓일 것이다. 언제나 가보지 못한 길과 닿지 않은 인연에게는 미련이 남는 것이 인생만사 이치가 아니었던가. 물론 다시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도 이 제품을 선택할 것 같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보건데 이 108cm짜리 모니터는 서브 모니터로 두고 123cm(49인치)짜리 4K 120Hz HDR모니터를 새로 사서 메인 모니터로 사용하면 기분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면 와사비망고 UHD490 REAL4K HDMI 2.0 Slim 게이밍 재은이 HDR DUAL DP i20 같은 제품 말이다.
그리고 몇달 뒤 49인치 모니터가 작아졌다고 또 그러겠지. 그냥 바로 4K HDR프로젝터로 넘어가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영화 제목은 ‘버닝’. 무라카미 하루키의 ‘헛간을 태우다’라는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고 하는데, 진짜 별 생각없이 봤는데 대박이었다. 한편의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물 같기도 하고 스릴러물 같기도 하고 정말 오묘한 영화였다. 결말이 좀 애매하긴 했다만…
역시 원작이 있다보니 스토리가 탄탄하지 않았나 싶다. 원작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이 정도면 이창동 감독이 영화를 맛깔스럽게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하루키 소설 특유의 기묘하고도 신비한 느낌도 한국 배경에 맞게 잘 뭍어나왔고 괜찮았다.
그리고 이 영화는 영화 속 명대사로 잘 알려져 있다.
종수 : 저 사람은 나보다 몇 살 많아?
해미 : 6살? 7살?
종수 : 어떻게 하면 저런 나이에 저렇게 살 수 있지? 여유있게 여행 다니고, 포르쉐 몰고, 음악 들으면서 파스타 썰고…
해미 : 젊은 나이라도 돈이 많나 보지.
종수 : 위대한 개츠비네.
해미 : 무슨 말이야?
종수 : 뭐하는지는 모르겠는데 돈은 많은 수수께끼의 젊은 사람들… 한국에는 개츠비들이 너무 많아.
마지막 문장은 뉴스에서 빈부격차, 사회적 양극화 관련된 기사에서 종종 인용되곤 했기에 막상 영화 내용이 사회투쟁적인 것들을 담고 있지 않나 생각했는데, 막상 스토리는 약간 기묘하고도 엉뚱하게 흘러간다. 뻔한 내용일 줄 알고 조금 보다가 말 줄 알았는데 결국 끝까지 다 보게 만드는 묘한 재미가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영화 평점은 5점 만점에 4.5. 이런 종류의 영화가 또 있다면 볼 의향이 매우 있다는 뜻이다.
아무튼 1일 1영화 계획을 실천 중이라 요즘 한창 마블 영화 시리즈를 정주행 하고 있는데 잠시 일탈을 했다. 내일부터는 다시 마블 히어로의 세계에 집중하려 한다.
]]>이름은 버티코&문바(Vertigo and Moon Bar). 나중에 이름이 버티고 투(Vergito TOO)로 바뀌었다. 아무튼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반바지 차림이라고 입장거부를 당했다. 드레스 코드 같은 것이 있는 줄 몰랐다.
예전에도 싱가포르 국제행사 뒷풀이에서 반바지 차림으로 클럽에 들어 가려다 입장 금지 당해서 주위의 지인들에게 민폐를 끼친 기억이 나서, 이 곳 루프탑 바도 그냥 패스할까 고민했지만, 마침 태국 사원 입장용으로 긴바지를 챙겨온 것이 생각나서 결국 다음날 복장을 갖춰입고 다시 입장을 하게 되었다.
반얀트리 호텔 로비를 따라 이리저리 움직여서 마침내 꼭대기에 있는 루프탑 바에 도착했다. 사실 아무것도 모르고 왔기에 별 기대가 없었는데 막상 와보니 와우 대박!!
방콕 시내의 야경이 쫙 펼쳐진 것이 정말 이곳이 신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도 무더위가 끝나가는 10월 말인데다 저녁이라 그런지 기온도 선선하고 또한 바람까지 적당히 불어서 매우 상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리고 클럽 음악같은 경쾌한 음악이 적당히 흘러나오고 있었다. 마치 하늘 위의 다른 세상 같았다.
아무튼 그곳에서 적당히 위스키를 주문했다. 가격은 대체로 한잔(60ml)에 300~400바트 정도였고, 비싼 것은 1500바트가 넘는 것도 있었다. 그리고 거기다가 10% 봉사료와 세금이 붙는다. 한국 돈으로 1만5천원에서 5만원 정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인생은 아름답다며 같이 축배를 들었다. 그 친구도 이번 비즈니스 미팅 결과가 좋을 것 같다고 했고, 나 역시 인생의 달콤함을 마음껏 누리고 있는 중이었으니까. 서로의 인생 승리를 자축하는 바로 그런 기분이었다.
멋진 야경을 배경으로 뭔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무슨 대화를 나누어도 이런 곳에서는 즐거울 수 밖에 없을 것 같았다. 아마도 태국어 반, 영어 반 이렇게 들렸던 것 같다.
야경 사진을 폰으로 찍고 보니 그냥 밍숭생숭했다. 이렇게 멋진 야경을 사진으로 담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으로 동영상으로도 찍어 보았다. 가져간 짐벌을 들고 말이다.
아무튼 이곳 방콕 ‘버티고앤문바’를 계기로 이제부터 여행시에는 루프탑바를 꼭 들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노을지는 강가에서 맥주를 마시는 것, 라이브클럽에 들러 라이브공연 음악을 듣는 것, 방문한 도시의 이름이 새겨진 시티컵을 구입하는 것 말고도 이제 루프탑 바에서 그 도시의 야경을 구경하는 것도 여행지에서 꼭 해야 하는 루틴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전세계 루프탑바 도장깨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2017년 10월 31일 밤, 태국 방콕에서의 이야기다.
]]>필리핀 세부에서 있었던 국제모임 행사가 끝나고 뒷풀이로 파티(갈라디너)가 열렸는데, 그 자리에서 필리핀 친구들이랑 술자리에서 함께 음주가무를 즐기다가, 어찌하다보니 결국 그 유명한 발룻을 먹어보게 되었다.
사실 옆에 있던 한국인 ㅈ가 나에게 먹였다. 그리고 어두워서 비주얼은 전혀 확인하지 못했다.
아무튼 발룻을 생애 처음 먹어 본 느낌은 그냥 적당히 익은 계란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훨씬 더 부드러웠다. 중간에 계속 먹다 보니 뭔가 생선뼈 같은 것이 씹히기는 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부드러운 계란 반숙 같은 느낌이었고 고소한 맛이었다.
원래는 오리알 이라고 하는데 실제 먹어보니 달걀 맛이었다. 사실 오리알은 안먹어봐서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 메추리알 맛을 생각하면 새알은 다 비슷한 맛인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모르고 먹는다면 정말 맛있게 먹을 것 같기도 한데, 한국에 돌아와서 필리핀 발룻에 대해 이미지 검색을 하니… 오, 이럴수가!
역시 시각과 미각은 다르다. 그냥 눈은 잊고 입과 혀만 기억하며 살아야 겠다.
]]>특히 비오는 날 다소 어둡고 따듯한 방안에서 빗소리와 함께 로우파이 음악을 들으면 아늑함이 극대화 된다. 거기다 맥주 한캔 곁들이면 마치 극락에 온 듯한 기분이 들 정도다.
예전에는 Nujabes의 Sweet Sticky Things같은 믹스테이프 파일을 구해서 오프라인으로 들었지만, 요즘은 유튜브에 이렇게 LoFi음악만 모아서 24시간 라이브 방송을 하는 경우가 많다. 멘트, 나레이션 전혀 없고 24시간 음악만 주구장창 나와서 좋다. 그리고 옆에 채팅창에서 낯선 사람들과 뜬금없이 대화하는 것도 은근 재밌다. 함께 음악듣는 느낌도 들고…
아무튼 많은 로우파이 음악 유튜브방송중에서 배경화면이 아늑한 것들 위주로 모아 보았다.
다들 비슷한 마음인 것 같다. 따뜻한 조명에 적당히 어질러진 물품들. 그냥 이런 장면들이 묘하게 편안하면서도 행복하다. 이것이 바로 소확행(小確幸).
멍때리는 것도 또다른 소확행의 하나. 늦은 밤 쇼파에 누워 그저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며 게임하는 것도 묘하게 아늑하면서 행복하다. 나도 이럴려고 플스를 샀는데, 막상 내가 게임하는 시간보다 게임하는 모습을 담은 이 동영상을 더 많이 보는 것 같다.
아무튼 이런 종류의 음악들은 유튜브에서 lofi, chillout, relaxing, study, sleep 등의 검색어로 검색하면 무수히 많이 나오는데,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할 때에는 주로 재즈를 듣고, 일반적으로 술먹고 멍때릴 때에는 이러한 로우파이(Lo-Fi) 음악을 듣는다. 고로 요즘은 거의 24시간 로우파이 음악만 듣는 셈이다. 딱히 생산적인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 정도가 아니라 그냥 아예 아무것도 안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세상은 아름다운 것이다. 오직 행복하고 즐거운 것들만 찾아 다녀도 아무 문제가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집 밖에 나가지 않고도 정말 하루24시간, 1년 365일을 행복으로 가득 채울 수 있는 세상이다. 역시 인생은 아름답다.
]]>그런데 이곳 필리핀 세부 막탄 공항은 그렇지가 않다. 특이하게도 공항세 750페소를 현금으로 내야 한다. 한국돈으로 1만5천원 가량의 금액이다.
세부로 들어올 때는 공항세를 내지 않고 세부를 떠날 때, 즉 한국으로 귀국할 때 공항세를 내야 한다. 카드결제는 안되고 오직 현금만 가능하다. 그리고 미국달러(USD)도 받아준다. 공항세가 면제되는 몇가지 예외가 있긴 한데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해당사항 없지 싶다.
아무튼 해외에 나갔다가 귀국할 때에는 남는 현지 돈을 전부 면세점에서 소모하는 편인데, 공항세 750페소를 남겨두어야 했기 때문에 계속 신경이 쓰였다. 게다가 750페소 말고도 또 다른 이상한 세금이나 봉사료 같은게 붙어서 낭패를 보지 않을까 싶어 좀 넉넉하게 1000페소 이상 가지고 있었다.
막상 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밟을 때에는 딱 750페소만 현금으로 지불하고 그 외에 별도로 내야 하는 추가요금은 없었다. 잔돈도 잘 거슬러 준다.
공항세를 내고 나면 영수증을 출력해서 비행기 티켓에 같이 붙여 주는데, 중간에 확인을 하므로 탑승시까지 잃어버리지 않도록 잘 보관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여권 지갑에 비행기 티겟과 함께 공항세 영수증을 고이 모셔 두었다. 물론 어딘가에 제출해야 한다거나 그렇지는 않았다.
왜 이렇게 따로 공항세를 받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특이한 공항이다.
]]>월5천원에 10GB라는 혜자용량을 제공하는 덕분에, 데이터가 부족할 시 백업 용도이기도 했고 또한 외국인 친구들이 한국에 와서 우리집에 머물 때면 며칠동안 빌려주기도 하곤 했었다.
하지만 그외에는 일반적으로 거의 쓸 일이 없었다. 스마트폰 모바일 요금제 1.5GB도 다 못쓰고 이월시키는 상황인데 10GB를 쓸 일은 더더욱 없었다.
아무튼 작년부터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살기로 하면서 통신비 줄이기 계획을 조금씩 실천해 나가고 있었는데, 가장 먼저 070인터넷 집전화 부터 해지하고, 그 다음에 0505 인터넷 팩스 번호 해지하고 하다가 결국 이번에 와이브로도 해지하게 되었다.
그래도 10GB씩이나 제공하는데 만약을 대비해서 놔두는게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사실 그런 생각때문에 그동안 쓰지도 않는 곳에 돈이 새고 있었다. 진정한 미니멀리스트라면 과감하게 삭제하는 미덕이 필요한 법.
게다가 앞으로 핸드폰 요금을 알뜰폰으로 바꾸게 되면 더 이상 할인된 가격에 와이브로(콤비10G요금제)를 사용할 수 없는 데다가, 또한 요즘 KT가 와이브로를 없애고 LTE egg로 바꾸려고 계속 시도하는 중이라 언젠가는 와이브로(Wibro)도 서비스 종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처음 와이브로(Wibro)가 나왔을 때에는 유비쿼터스 시대의 진정한 모바일 인터넷이라며 좋아했었고 4G경쟁에서 LTE를 이기기를 응원했는데, 결국 LTE에 처참하게 밀리고 이렇게 서서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이 한편으로는 좀 섭섭한 생각도 든다.
쓰고 보니 별 내용 없는데 참 길게도 썼다. 5G주파수 경매도 끝난 마당에… 아무튼 그냥 내 주위에서 하나씩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에 이렇게 글을 남겨 본다. 이 글을 한줄로 요약하면 ‘2018년 4월 27일에 와이브로 해지했다. 오천원 아껴 보겠다고…’ 정도 되겠다.
]]>아무튼 내가 탑승한 진에어 세부행 비행기가 자정이 넘은 새벽에 도착하다 보니 도착하자 마자 공항에서 유심(USIM)카드를 구매할 수 있는지 환전은 할 수 있는지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한국에서 미리 필리핀 페소로 일부 환전을 해갔다. 혹시라도 현금이 없어서 택시를 못 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입국 수속을 마치고 보니 공항안은 매우 활발하였고 엄청난 인파가 줄을 가득 서 있었다.
그리고 걱정했던 유심칩도 늦은 시간에 계속 판매를 하고 있었다.
가격은 1.5GB에 299페소, 4GB에 599페소, 8GB에 999페소이다. 전부 30일짜리 요금제이며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단순히 유심 카드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세팅까지 직접 해주는데, 그 때문에 사실 대기시간이 꽤 길었다. 30분 정도? 아무튼 나는 299페소를 내고 1.5GB짜리를 선택했다.
공항 안 뿐만 아니라, 공항 밖에도 세븐일레븐 편의점 옆에 유심 판매소가 있었다. 그리고 공항내에 무료 와이파이가 잘 잡히므로 유심(USIM)을 구매하지 않고도 그랩(Grab)이나 우버(Uber)를 사용해서 바로 호텔로 가도 상관은 없을 것 같았다.
환전도 역시 가능하였다. 환율은 한국 원화가 0.0436, 미국달러가 49.65로써 원화 기준 1페소에 22.93원인 셈이다. 명동에서 미리 1페소에 20.6원에 환전해 놓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항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맥주를 팔길래 한캔 마셨다. 카드 결제가 안되어서 많이 살 수는 없었다. 게다가 다른 편의점에 비해 비싸다고 한다.
아무튼 필리핀 세부에서의 일정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
왓츠앱에서는 주소록에 없는 사람일 경우 단체 채팅방에서 전화번호로 표시되는데 대체로 보니까 국가번호 60번부터 65번 사이의 사람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찾아보니 말레이시아(국가번호60번) 및 근처 인접국가 뿐만 아니라 호주(국가번호61번)까지 꽤 넓은 지역에 걸쳐 다양한 국가들이 있었다.
그래서 60번부터 65번까지 한방에 외워버리기로 했다.
60번 말레이시아
61번 호주
62번 인도네시아
63번 필리핀
64번 뉴질랜드
65번 싱가포르
그냥 외우면 잘 안외워지고 앞글자만 따서 말호인 필뉴싱으로 외워두기로 했다. 말타는 호인이 새 노래(New Sing)를 느낀다(Feel)라고 기억해 두기로 했다. 원래 암기법이라는 것은 유치할 수록 기억이 오래 남는 법이다.
출국이 며칠 남지 않았다. 그때에는 필리핀 날씨가 너무 덥지 않있으면 좋겠다.
]]>한때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종종 판매했었고, 루리웹 핫딜 게시판을 보면 분명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조금씩 물량이 풀리는 것 같은데 막상 내가 구하려고 하면 이미 품절이 되곤 한지가 몇 달째.
나온지 1년반이 다되어가는 게임기를 이렇게나 구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그렇게 몇달을 루리웹에서 죽치면서 수소문한 끝에 우연히 이번주 금요일에 물량이 풀린다는 소문을 듣고 당일날 직접 국제전자센터 한우리에 갔다.
요즘 웬만한 물건들은 전부 인터넷으로 구매하다 보니,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은 익숙치 않았는데 플스4프로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하기 어려운 데다가 ‘국전 한우리’라는 곳이 워낙 입소문이 많이나서 유명한 곳이다 보니 궁금한 마음에 직접 가게 되었다.
국제전자센터 9층에 위치한 한우리 매장은 생각했던 것 보다 그렇게 큰 곳은 아니었다. 용산에 있는 여느 전자상가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아무튼 플스 프로 재고가 있는지를 확인했더니 내일 들어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별도의 예약은 받지 않고 선착순으로 판매를 한다고 하였다.
다음날, 영업시간(10시~)보다 조금 이른 시간인 9시 조금 넘어서 도착했다. 하지만 국제전자센터 건물 자체가 10시에 오픈하여서 그 전에는 거의 대부분의 상가가 시스템적으로 봉쇄되어 있었다. 그래서 한우리가 위치한 9층에 도저히 접근할 수가 없었다. 엘리베이터는 9층이 아예 눌러지지가 않아서 할 수 없이 11층에서 내린 뒤 계단으로 내려 가려고 했는데 그곳도 입구가 막혀 있었다.
다행이 10층은 뭔가 키즈카페 행사가 있어서 개방되어 있는 상태였고, 그래서 일단 10층으로 들어가서 9층으로 내려가려 했다.
하지만 그곳에서 엄청나게 긴 줄을 발견했다. 좀 과장하면 간송미술관 개관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처음에는 혹시 다른 행사 관련 줄이 아닌가 싶어서 긴가민가 하는 마음으로 나도 줄을 섰는데, 나중에 한우리 매장 직원이 나와서 플스4프로 구매자가 맞는지 확인하며 인원을 체크하는 것이었다. 다들 어떻게 알고 이곳 10층으로 들어왔는지 신기할 따름이었다.
줄이 너무 길어서 내가 과연 오늘 플스4프로를 구입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는데, 매장 직원분이 물량은 충분하니 다들 구매할 수 있다고 하여서 안심이 되었다. 물건 사는 것 뿐만 아니라 맛집 줄서는 것도 그렇고 뭔가 줄 서서 할 바에야 그냥 안하고 마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어쩔 수 없었다. 어릴 적 놀이공원 기다리는 마음으로 기다리기로 했다.
드디어 10시가 되었고 가게 문이 열렸다. 기다리던 10층 줄이 다 빠지고 나서 9층으로 내려갔는데 그곳에서도 긴 줄이 이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내 마음은 몇시간을 기다리고 기다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나중에 카드결제 내역을 보니 10시 15분인 걸로 보아 실제 대기시간은 15분이라는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말이다.
아무튼 샀다. 간만에 49만8천원이라는 거금을 카드로 긁었다. 박스가 제품보증서니 잘 보관하라는 안내 설명도 들었다.
3천원 쿠폰과 함께 각종 악세사리도 사은품으로 함께 받았다. 처음에는 뭔지 몰랐는데 나중에 집에서 설치하고 보니 플스 살 때 반드시 함께 사야할 필수품 같은 것들이었다. 마치 스마트폰에서의 액정보호필름과 젤리케이스 같은 존재랄까. 아무튼 푸짐하게 뭔가 받으니 좋다.
집에 와서 이리저리 설정을 마치고 지난 설날에 구입해 둔 용과 같이 시리즈를 실행해 보았다. 아, 감동적이다. 진짜 80년대 도쿄 시내를 활보하는 기분이 들었다.
이리하여 나도 플스 소유자가 되었다. 그것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무려 15년을 기다린 끝에…
영롱하고 신비한 느낌이 나는 플레이스테이션4의 배경음악을 듣고 있으니 묘한 행복감이 밀려왔다. 역시 인생은 달콤하고 또한 아름답다.
이상, 2018년 5월 12일의 이야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