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새벽에 우연히 본 기묘하고 철학적인 만화 ‘5억년 버튼’

저녁에 너무 일찍 잠들어서 새벽 4시에 일어나 버렸다. 뭔가 할 것이 없어서 인터넷 돌아다니다가 우연찮게 아주 기묘한 웹툰(?)을 발견했다. 이름은 ‘5억년 버튼’

풀버전은 이 곳 블로그에서 봤다. 단편 만화라 30분 정도의 짧은 시간에 다 읽었다. 만화 내용과 절묘하게 어울리는 BGM도 있어서 더더욱 몰입하며 봤다. 보고 나니 뭔가 정신이 까마득해지는 느낌이 들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그런 오묘한 매력이 있다.

사실 비슷한 경험은 평소 때에도 자주 한다. 꿈을 꿀 때 말이다. 5억년까지는 아니지만 꿈속에서 뭔가 엄청난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데 막상 눈을 뜨면 햇살이 비치는 평화로운 오후. 그리고 그렇게나 선명하고 생생하던 꿈속의 일들은 순식간에 전생의 일처럼 기억이 희미해 진다. 그러고 보니 군대도 비슷한 것 같다. 입대 2주차 기수가 입대 1주차 기수를 고등학교 3년 후배 바라보듯이 느껴지던 곳, 야간 행군 때 한참을 걸었는데 시계를 보니 겨우 35초 흘렀을 때의 충격, 한달이 일년 같은 자대에서의 시간들, 그리고 사회로 나오면 다시 쏜살같이 흐르는 시간들. 시간은 언제나 상대적이다.

비슷한 느낌의 소설들도 있었던 것 같다. 고전 ‘구운몽’과 ‘삼국유사’에 나오는 ‘조신의 꿈’ 모두 하룻밤의 꿈 이야기이고 인생의 덧없음을 이야기했던 걸로 기억한다. ‘베르나르베르베르’도 제목이 ‘뇌’ 였던가 아무튼 정신이 까마득해지는 소설을 썼던 것 같고, 영화 ‘캐스트어웨이(Cast Away)’도 큰 의미에서는 같은 맥락이지 않을까. 아마 찾아보면 더 많은 소설, 영화, 드라마 등이 있을 것 같다. 이미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비슷한 생각을 하며 살았나 보다.

반대로 짧은 시간인 줄 알았는데 엄청난 시간이 흘러버린 일명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내용의 소설이나 웹툰도 많을 것 같다. 이렇게 시간과 공간이 왜곡되는 주제는 언제나 흥미롭다. 특히 잠안오는 새벽에 읽으면 몰입감 대박이다. 말나온 김에 한 번 찾아볼까 한다.

글을 쓰다 보니 어느덧 창밖에는 동이 트고 있다. 게다가 오늘은 금요일이다. 벌써 10월도 이렇게 한주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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