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21일부터 시작한 금연.
오늘부로 딱1주년이 되었다.
시간은 어느덧 이렇게 흘러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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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에도 담배를 끊으려 시도했던 적이 있었다.
2000년 1월 1일 새천년(Millenium)을 맞이하여 금연을 시도했던 것.
그때는 2년동안 금연에 성공했으나,
그 기간동안 꿈속에서 담배를 피우는 꿈을 무수히 꾸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무너져 버린 약속에 대해 스스로 자학했었다.
그러다 문득 일어나 보면 모두 꿈이었다.
그런일이 수십번 반복되었다.
아마도 흡연에 대한 억제된 욕망이 무의식중에 표출되는 것이었으리라.
억압되었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것은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채 나는 다시 담배를 피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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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8월 21일 태어난지 10000일을 기념하여 다시 시도했다.
영원히 끊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어 정확히 10000일동안만 끊기로 했다.
2033년 1월 6일까지.
27년이라는 세월이 까마득해 보일지는 모르겠으나,
10년 세월이 무상하게 지나간다는 것만큼은 알고 있다.
그 무상함이 세번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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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1년전의 사진.마지막 끽연의 기념촬영이었다.]
담배를 처음 피우거나 장기간 끊었다가 다시 피우게 되면,
맨 처음에는 입맛이 텁텁하고,씁쓸하다.
불을 붙이고 연기을 빨아들이고,입안에 모금었던 연기가 폐속으로 들어가면 머리가 핑 돈다.기침이 날 때도 있다.
이런걸 왜 피울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너댓번 반복이 되면 몸은 니코틴에 적응이 되기 시작한다.
입안은 아무런 맛을 느끼지 못하며,연기가 폐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기분좋은 긴장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들어갔던 연기를 다시 내뿜으면서 묘한 안도감을 느낀다.
폐가 썩어가는 것을 알지만,그 쾌감을 포기하기는 점점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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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라는 것이,
술처럼 가끔씩 마실수 있는 것이었다면,나는 굳이 끊으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비가 쏟아지는 토요일 오후,
회색빛 하늘 속으로 회색빛 담배연기가 흩어지는 것을 바라볼 때의 그 공허한 충만감은 상당한 행복이었다.
삶의 비타민까지는 아니더라도,삶의 활력소는 충분히 되었던 것.
하지만,그것이 일상이 된다는 것이 문제였다.
가끔씩 생각나면 피우는 것이 아니라,하루도 빠짐없이 니코틴을 섭취해 주어야 한다는 것.
피우면 당연한 것이고,안피우면 허전하게 된다는 것.
그것은 중독이었다.그리고 나는 그러한 중독이 싫었다.
게다가 식후땡이든 일어난 직후의 끽연이든 그 순간만 좋을 뿐,그외의 시간은 하루종일 머리가 띵했다.
2000원짜리 담배 한갑이면 하루가 행복한 것이 아니라,
단지 허전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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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끊기로 결심하고,실행에 옮겼다.
그리고 2006년 8월 21일 현재.365일동안 금연중이다.
처음 며칠,특히 금연한 그 다음날 오전에는 금단증상 때문에 매우 고통스러웠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몸에서 열이 났으며,정신이 몽롱했다.
하지만 다음날부터는 견딜만 해지더니,일주일이 지나니 아무렇지도 않았다.
게다가 그동안 골초라는 소리를 들을만큼 충분히 많이 피웠다.
담배에 호기심을 가질 이유도 없으며,
옆에서 누군가 피워도 담배냄새가 싫다거나,반대로 같이 피우고 싶다는 충동도 들지 않는다.
그리고 이제는 꿈속에서도 나타나지 않는다.
억압되어 있지 않다는 뜻이리라.
느낌이 좋다.
2033년이 아니라 2060년까지도 버틸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왜 이런 천편일률적인 소리들을 할까요-개인적인 편차는 있겠으나 몇가지 사실과 다른 느낌을 주는 글들이 있어서 지적하고자 한다 담배끊은지 일주일이 지나니 아무렇지 않았다고 했는데 이는 지나친 과장이다 그 정도로 금단증상이 빨리 없어진다고 하면 금연에 실패하는 이들은 거의 없을 것이고 금연은 매우 쉬운 일중의 하나일 뿐이리라 그리고 옆에서 누가 담배를 피우는데도 아무 느낌이 없다고 했는데 이는 아직 금연이 성숙하지 못했음을 말해주는 실례이다 당연하게 혐오감이 들어야하고 역겨워야 하는 것이다 아직 몸속에 니코틴이 많이 남아 있다고 하는 이야기이다 어느의미에서는 의식적인 가장에 가깝다 흡연이 아무 느낌을 주지 않다니 인체의 오관이 살아서 움직이고 있는데 아무 느낌을 못 받는다면 상식적으로 의심이 안갈수가 없는게 아닌가 꿈속에서 나타나는 건 대부분 2주이내에 다 없어지는 것이다 금연한지 일년이 다 되가는데도 꿈속에 아직도 나타난다면 그간에 슬쩍 슬쩍 도둑담배를 피워댔다고 볼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사람들이 꽤 많은 것이다 그리고 말미에서 어떤 초보적인 냄새를 피우는 결의를 새삼 다지고 있다 1년은 짧은 시간이 아닌 것이다 하나의 외국어를 마스터했을수도 있는 시간인 것이다 적어도 내가 본바에 의하면 어딘지 금연이 지은이의 말 그대로 100%이루어졌다는느낌을 받기가 힘든게 사실이라고 하겠다
일단 글쓰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님이 쓰신 댓글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저 사람 진짜 금연한건가? 믿을수가 없어\” 쯤 되겠군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이곳은 개인블로그라서 단지 저의 일상을 쓰는 것일 뿐이고,
굳이 보여줄 사람도 없는 관계로,거짓된 정보를 쓸 이유가 없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님께서 제 글을 믿든 안믿든 저로서는 상관없다는 뜻입니다.
저에게는 이 블로그가 일기장 같은 곳이니까요.
그리고 저는 예전에 담배피던 시절에도 주위에서 담배 끊으라는 압박이 없었습니다.
설령 있었더라도 신경안쓰고 그냥 계속 흡연했습니다.
무슨 슬쩍슬쩍 도둑담배 이런건 애당초 필요가 없었죠.눈치볼 이유가 없었으니…
그냥 혼자 피고 싶어서 피우기 시작했고,혼자 끊고 싶어서 끊은 것 뿐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태어난지 10000일기념 이벤트죠.
님의 의견은 감사합니다만,
제가 보기에는 금연에 실패한 자의 푸념정도로 들리는군요.
2007년1월1일부터 금연결심했다가 실패하신듯…
하지만,너무 고깝게 생각하지는 마십시오.
아무쪼록 2008년에는 성공하시길 빌겠습니다.
어쨌든,저는 오늘 현재 533일째 금연중이고,
2033년 1월 6일까지 앞으로 9467일 남았습니다.
이말도 못믿으시겠다면 뭐 어쩔수 없는 겁니다.
제가 믿어달라고 애걸할 이유도 없으니..
금연은 자신의 필요에 의해,자신의 의지로 하는것이므로,
금연때문에 오히려 스트레스 받으신다면,그냥 피세요.
끊어야 하는데,끊어야 하는데 걱정만하면서 평생 스트레스 받느니,
그냥 속편하게 끽연의 즐거움을 누리는게 낫다고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