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즈 구독 취소하려다가 해지방어팀에게 할인쿠폰받고 계속 구독하기로 하였다.

뉴욕타임즈(New York Times, 줄여서 NYT)라는 미국의 유명한 신문사가 있다. 예전에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nternational Herald Tribune, 줄여서 IHT)시절부터 영어공부 한다고 iSilo를 이용해서 PocketPC PDA에서 줄기차게 봐왔었는데, 그 후에 뉴욕타임즈에 합병된 이후에도 한동안 꾸준히 봐왔다. 몇년 전에 유료화 하면서 잠깐 안읽다가 그 후로 60% 할인 이벤트 할때 구독하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그러고 보니 어느덧 10년 가까이 되어 간다.

하얀색 바탕에 여러 기사들이 직사각형 모양으로 배열되어 있는 모습

2016년 9월 3일자 뉴욕타임즈 홈페이지 메인 화면

원래 일반 온라인 구독료는 웹페이지+스마트폰 옵션으로 해서 4주에 15달러인데,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해 놓으면 종종 60%할인(4주에 6달러)쿠폰이 이메일로 온다. 로제타스톤도 그렇고, 스팀도 그렇고 50%이상 대폭할인을 자주 하는 곳은 원래 가격 주면 아깝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또한 이번 할인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생각도 들기 때문에 결국은 지갑을 열게 만든다.

아무튼 한달에 약6달러라는 생각으로 매달 카드값으로 꼬박꼬박 지불하고 있었는데, 사실 최근 몇달간 거의 못봤다. 먹고사니즘에 신경쓰느라 여력이 없기도 하고, 다른 이런저런 일들이 바빠서이기도 하고, 그냥 게을러 진 것도 있었다. 그래서 구독을 취소할까 계속 고민하다가 며칠전에 사이트에 들어가 구독취소를 하기로 하였다.

구독취소 버튼 대신 뉴욕타임즈 전화번호(Call 877-698-5635)가 씌여 있다.

구독 취소하려고 하면 이런 화면이 나온다.

그런데 아무리 홈페이지를 뒤져봐도 구독 취소를 할 수 있는 버튼이 없었다. 정확하게는 구독취소를 누르면 뉴욕타임즈 연락처가 뜬다. 미국동부시간(ET)로 아침7시30분부터 저녁9시까지 해당 전화번호로 전화해서 구독을 취소하라고 한다. 문득 대한민국의 인터넷 해지 하는 것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가슴이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분명 예전에는 마우스 클릭 한번으로 구독 취소가 가능했는데, 뉴욕 타임스가 요즘 재정난인지 탈퇴를 엄청나게 어렵게 만들어 놓았다.

뉴욕타임즈의 전세계 고객센터 전화번호 목록. 대한민국은 00798 8521 6295.

뉴욕타임즈의 전세계 고객센터 전화번호. 대한민국도 있다.

좀더 찾아보니 미국인이 아닌 국제 고객을 위해 각 나라별 연락처가 있었고, 그중 한국의 연락처도 있었다. 그리고 이 연락처 조차 한참을 뒤져가며 겨우 찾았고, 심지어 한국 전화번호도 아니었다. 문득 한국말 못하던 고대디(GoDaddy) 한국 고객센터가 생각나면서 앞으로 갈길이 첩첩산중이라는 사실을 직감하였다.

구독취소화면. 연락처 외에 채팅 버튼이 보인다.

며칠 전에는 없던 채팅 버튼이 보인다. 영업시간에는 채팅 버튼이 나타나는 것 같다.

그냥 머리가 복잡해져서 나중에 생각하자며 며칠간 신경 끄다가, 오늘 문득 미국에 전화 걸 생각으로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구독 해지 메뉴에 Begin Chat이라는 버튼이 새롭게 보였다. 아마 영업시간 내에는 이 버튼이 나타나는 것 같다. 그래서 당장 버튼을 누르고 상담원과 채팅을 하기 시작했다. 낯선 사람과 이렇게 웹에서 채팅하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웹브라우저 상에서 고객센터와 채팅하는 모습

신문 끊겠다고 하니 장문의 메세지가 이렇게 날라온다.

역시 예상대로 구독 해지는 결코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뭔가 끊임없는 장문의 메세지와 질문 공세로 나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인터넷도 그렇고 신문도 그렇고 가입할 때에는 마우스 원클릭에 초간편 초고속이지만 해지할 때에는 정말 중세시대 성벽을 뚫는 느낌이다.(물론 내가 직접 뚫어본적은 없다. 그냥 공성전 관련 다큐에서 봤을 뿐이다.) 혼인신고보다 이혼신고가 어렵듯이 만남은 쉽지만 헤어짐은 어려운 것이 사람 사는 세상의 이치인 것인가.(물론 이혼신고는 커녕 혼인신고도 해본 적 없다. 그냥 한국 드라마 좀 봤을 뿐이다.) 그리고 한국만 그런게 아니라 미국도 그렇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겠지. 먹고 살기 점점 팍팍해지는 지구촌이다.

여하튼, SK브로드밴드 같은 한국의 인터넷을 해지할 때에도 그랬지만, 끊는다고 하면 뭔가 할인 혜택을 막 주면서 끊기 어렵게 만든다. 단호하게 뉴욕타임즈 구독 해지를 요구하는 나에게 갑자기 상담원이 75% 할인해 주겠다며, 4주에 3.75달러를 제시하는 순간 마음이 막 흔들리면서 흔쾌히 승낙을 해버렸다.

웹+스마트폰 앱 구독 24주동안 4주당 3.75달러.

4주에 3.75달러라니… 진작에 이 가격에 해주지.

그래서 그냥 뉴욕타임즈 계속 보기로 했다. 짜장면 곱배기 한그릇 가격으로 한달 동안 전세계의 소식을 들으며 이 세상 견문을 넓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6개월 후에 또 연락해야 하는 것이 함정이다. 그 문제는 그때가서 다시 생각해 보도록 하자.

2 thoughts on “뉴욕타임즈 구독 취소하려다가 해지방어팀에게 할인쿠폰받고 계속 구독하기로 하였다.

  1. dd

    와 저도 뉴욕타임즈 해독하려고 엄청 찾다가 님 블로그를 찾았네요. 아무리 unscribe mail을 보내도 받응이 없어서 두달째 보지도 않는데 돈 뜯기고 있었는데 ㅠ. 미국 업무시간에 chat을 해보면 되겠군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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