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태국에 대해 상세한 정보 없이 막연히 치앙마이에 관한 이야기만 듣고 왔다. 그러다 보니 막상 태국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
그리고 태국어는 더더욱 배울 생각이 없었다. 왜냐하면 태국 문자가 너무나 복잡하게 생겼기 때문에 도저히 배울 엄두가 안났다. 예전에 아랍어 공부할 때에도 글자 외우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있어서 태국어는 언감생심이었다. 옛말에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고 했다.
하지만 도착하고 이틀이 지나니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아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여기 치앙마이에서는 생각보다 영어가 잘 안통한다.
물론 유명 관광지인데다가 도처에 서양인들이 살다시피 하고 있어서 기초 영어회화 정도는 통하는 곳이 많다. 하지만 그 정도가 케바케라서 조금만 대화내용이 복잡해지면 의사소통이 막히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영어 의사소통 정도가 일본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국도 유명 관광지나 이태원 같은 외국인 밀집지역을 벗어나면 대부분 영어 안통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결국 그래서 예정에 없던 태국어를 공부하기로 했다. 3박4일 태국 여행이라면 그냥 적당히 넘겨도 되겠지만 나는 앞으로 한달 이상 이곳에 살기로 한 사람이니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야 한다. 로마에 오면 로마의 법을 따라야 하는 법이다.
태국어는 생긴 것도 어렵게 생겼지만 실제로도 어렵다는 말을 예전에 얼핏 들은 기억이 있다. 나도 어느 정도까지 학습할 수 있게 될지 모르겠다. 그냥 하는 데까지 해보기로 했다. 어차피 시간은 많다.
아무튼 일단 스마트폰에 앱 몇 개를 설치했다. 그리고 이리저리 실행시켜 보았다. 기본적으로 예전부터 설치되어 있던 네이버 글로벌회화에 태국어 발음을 추가한 상태이고, 6000단어 태국어 공부(Easy Fun Learn), 가볍게 배우는 태국어(Learn Thai Phrasebook), LuvLingua 태국어 배우기 등을 설치했다.
당장 내일부터는 사왓디캅(안녕하세요)과 컵쿤캅(감사합니다)을 입에 달고 다니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