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 풀장 설치 프로젝트. 인텍스 패밀리 라운지 풀장 설치기.

어찌하다 보니 올해 여름은 절대로 에어컨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대신에 거실에 풀장을 설치하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이리저리 알아보다 최종적으로 인텍스 패밀리 풀장(Intex Family Lounge Pool 57190)을 코스트코 온라인 쇼핑몰에서 샀다. 물건을 받아보니 입으로 부는 것은 완전 불가능하고, 자전거 펌프 같은 걸로 공기를 채워도 엄청난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그래서 집에 있는 에어컴프레셔로 바람을 채울까 했는데 설명서에는 에어컴프레셔 쓰면 터질 수 있으니 쓰지 말라고 해서 결국 풀장용 전동 공기 주입기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아무튼 일단 최종 설치 사진부터 올리고 본격적인 설치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녹색 LED가 들어온 인텍스 패밀리 풀장의 모습

인텍스 패밀리 풀장(Intex Family Lounge Pool) 완성된 모습

에어펌프

자전거용 펌프가 종류별로 다 달라서 서로 맞지 아니하듯이, 풀장도 인텍스용 에어펌프가 따로 있는 것인지 아니면 아무거나 대충 호환되는거 써도 되는지 몰랐다. 찾아봐도 설명도 없고… 그래서 그냥 속편하게 인텍스코리아에서 파는 걸로 샀다. 허리케인(Hurricane)이라는 제품인데 가정용 220V 플러그와 차랑용 12V 시가잭이 같이 있고, 배터리 충전방식이라 야외에서 캠핑이나 물놀이 갈때 유용할 것 같아서 선택했다. 그리고 공기를 넣는 것 뿐만 아니라 빼는 것도 된다. 가격은 28350원. 그리고 설치 후에 느낀 건데 인텍스 풀장에 에어펌프 아무거나 써도 된다. 자전거처럼 호환여부 확인할 필요 없다. 그냥 구멍 지름만 적당히 맞으면 된다. 차량 겸용이 필요하지 않다면 그냥 8000원짜리 저렴한 걸로 사면 될 듯.

 

샤워호스

공기를 넣는 것을 샀으면 이제 물 넣는 것을 살 차례다. 별거 없다. 그냥 욕실에서 거실까지 물을 끌어 올 수 있는 5미터짜리 긴 호스를 샀다. 샤워기에 쓰이는 것과 같은 종류인데 마침 세면대에 샤워기가 달린 수전을 쓰고 있기에 거기에 연결했다. 물론 샤워기는 따로 있고… 아무튼 가격은 9000원.

 

수중펌프

물을 넣었으면 빼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실외라면 바닥에 배수구만 열어주면 쉽게 해결될 문제였지만, 실내 그것도 거실에서는 모터의 힘으로 물을 빼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원하는 펌프 찾는 것이 꽤 어려웠다. 검색해보면 농업용 양수기가 보이는데 주로 차량용 12V짜리였고, 220V 가정용은 가격이 8만원이 넘어갔다. 4만원짜리 풀장에 물 한번 빼보겠다고 8만원짜리 수중펌프라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클 판이었다. 그러다 수족관용 펌프 쪽으로 시선을 돌렸는데, 처음에는 물고기 어항 용도라는 선입견에 그 속도로 어느 세월에 물을 빼려나 생각했는데 스펙을 보니 시간당 1000L의 물을 배출한다는 것을 보고 도전해 보기로 했다. 인텍스 패밀리 풀장 용량이 640L니까 40분쯤이면 충분히 해볼만 할 것 같았다.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결과적으로 신의 한수였다. 크기는 매우 작고 소음도 전혀 없다시피 하고 물빼는 속도도 비록 스펙까지는 아니었지만 나쁘지 않았다. 아마존 수중펌프20W (HJ950) 가격 10000원. 그리고 호스 5미터 5000원.

은색 샤워기 호스, 검은색 에어펌프, 검은색 소형 워터펌프

에어펌프, 샤워호스, 수중펌프의 사진. 앞에 있는 검은색 큰 것이 에어펌프, 뒤에 있는 작은 것은 수중펌프

LED조명

풀장 이름이 라운지(Lounge)니까 뭔가 라운지 음악과 그에 걸맞는 조명도 필요할 것 같았다. 예전에 집에 홈칵테일바 만들때 사용하고 남은 5050 LED바를 살짝 붙여 보았는데 꽤 괜찮아 보여서 본격적으로 구입했다. RGB 3색 LED바 5미터 15740원, RGB 무선 컨트롤러 5940원, 12V 5A전기 어댑터 12740원. 총34420원.

 

본격 설치 및 공기 주입

거실을 청소하고 본격적인 설치에 들어갔다. 사실 LED제외하고 풀장이나 펌프 등은 이미 6월 중순에 구입해놨었는데, 7월초 장마 때까지만 해도 날씨가 매우 시원하여 느긋하게 넋놓고 있다가 며칠전에 갑자기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시작되는 바람에 막상 당일날 몇시간 동안 빡세게 땀흘려가며 설치하였다.

튜브에 공기주입구가 있고, 에어펌프를 꽂은 모습

지름이 2cm보다 약간 작은 공기주입구가 2군데 있다.

먼저 풀장을 펼쳐놓고 바람을 넣으려고 보니 막막했다. 풀장에는 큰 구멍이 2개가 보였고, 각 구멍에는 덮개가 2중으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에어펌프에 함께 딸려온 부품들은 여러가지였다. 이것도 맞는 것 같고 저것도 맞는 것 같고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왔다. 설명서를 보니 바람을 넣을 때에는 1차 뚜껑을 닫고 2차 뚜껑에 에어펌프를 넣으라고 되어 있는데 그렇게 하니까 속도가 너무 느렸다.

결국 1차 뚜껑도 모두 열고, 에어펌프에는 적당히 크기에 맞는 젠더를 끼운후 바람을 넣으니 그제서야 만족스럽게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80%쯤 공기가 찼다고 싶을 때 1차 뚜껑을 닫고 2차 뚜껑에 공기를 주입했다. 1차와는 달리 공기역류 방지를 위한 보호막이 있으므로 에어펌프에 다소 뾰족하게 생긴 젠더를 끼운 후 푹 찔러서 바람을 넣어주었다. 그리고 직접 만져보면서 느끼는 건데 재질이 대단히 약해 보인다. 여름에 치킨 시켜먹으면 부록으로 주는 비치볼 딱 그 재질이다. 이걸로 수백kg의 수압을 어떻게 버틸 수 있을지 살짝 걱정이 되었다.

바람을 다 채우고 나서 덮개를 닫으려는데 잘 닫히지 않는다. 힘으로 꽉 눌러야 하는데 자꾸 튜브가 눌러져서 잘 안되었다. 왜 이렇게 만든 걸까. 뭔가 원터치로 찰칵 하면서 체결되지는 못해도 최소한 자전거 바람넣을 때처럼 약간의 순발력을 발휘해서 나사 같은 것만 돌리면 될 줄 알았는데, 4만원짜리 풀장에 너무 큰 기대를 했나 보다.

그리고 밑에 구멍부터 바람을 채워야 할지 위에 구멍부터 바람을 채워야 할지 고민했는데, 막상 해보니 어느쪽이라도 상관없다. 하지만 밑에 것부터 먼저 채우면 자리 틀 잡기에도 편하고 그 시간에 물도 같이 채울 수 있으니 좀 더 시간이 절약될 것 같다.

인텍스 풀장 머리 받침대 모습

뒷면 머리받침에도 별도의 공기를 넣어야 한다.

아무튼 2곳에 바람을 넣고 보니 안쪽에 나머지 2곳이 눈에 띄었다. 바닥에 앉는 의자 같은 곳과 뒤에 머리 기대는 곳. 여기는 일반 튜브랑 같은 모양의 공기주입구를 가지고 있다. 아무튼 처음이라 바람 넣는데 총 3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그리고 숙달된 뒤에는 4곳 모두 15분이면 충분했다.

인텍스 풀장 배수구의 모습

가운데에 있는 것이 배수구이고 오른쪽 밑에는 의자 바람 넣는 곳이 보인다.

의자 바람 넣는 곳 옆에는 배수구가 있다. 무식하고 용감하게 실내 거실에다 풀장을 설치한 나에게는 절대로 실수로라도 열어서는 안되는 곳이다.

인텍스 패밀리 라운지 풀장 바람을 다 채운 모습

완전히 부푼 풀장의 모습. 바람을 얼마나 넣는게 좋을지 아직 감이 안와서 약간 적게 넣었다.

아무튼 공기를 다 채우고 처음 든 생각은 ‘크다’였다. 웬만한 스파 월풀 욕조보다 크다. 월풀 욕조같이 생긴 것이 마음에 들어서 사긴 했지만 사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유아용 아니면 웬만한 가정용 풀장들은 다 크다.

 

물 주입

이제 물 주입을 할 때가 되었다. 처음이라 그런지 약간 설레기도 하였고, 연약해 보이는 풀장의 재질에 걱정도 되었고, 거실에 엄청난 양의 물을 넣는다는 사실에 약간 긴장도 하면서 수도꼭지를 틀었다. 혹시라도 터져서 물이 새면 헬게이트 오픈. 말그대로 대참사.

다행이도 물은 새지 않았고 흐느적 거리던 풀장도 꽤 튼튼하게 버텨주었다. 하지만 무려 한시간 동안 수돗물을 틀어놨는데도 절반밖에 차지 않았다. 1시간30분 가량이 지나서야 2/3정도 물이 찼다. 이쯤 되니 슬슬 수도요금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전기요금 20만원 아껴보겠다고 풀장 샀는데 수도요금이 30만원 나와버리면 눈물이 날 것이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서울시 상수도 사업본부(아리수)에 들어가 정보를 찾아보았다. 수도요금은 1m3(거의1000리터 내지는 1톤) 단위로 계산하고 누진세가 있어 차이가 나지만 우리집 기준으로는 1톤당 360원이니, 640리터 다 채운다고 해도 230원. 실제로는 2/3 정도만 채울 예정이라 150원~200원 가량 될 듯 싶다. 즉, 인택스 패밀리 풀장에 물 한번 채우는데 수도요금 넉넉잡아 200원 정도 든다. 수도세 걱정은 크게 안해도 될 것 같다.

 

드디어 물 속으로

설치를 마치고 물을 채운후 드디어 설레는 마음으로 물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아! 발에 느껴지는 차가운 물의 감촉, 찰랑거리는 이 감촉 바로 이거다! 물밖은 찜통더위인데 풀장 속의 물은 계곡물처럼 차갑다. 몇번 더 찰랑거리다 드디어 온 몸을 물속에 담궜다. 시원한 물 속에 있으니 방금 전의 번뇌와 고민과 걱정이 눈 녹듯 사라졌다. 그까짓 풀장 좀 터지면 뭐 어떤가. 그저 집이 좀 아수라장 될 뿐. 인생 별 것 없다. 이렇게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맥주 한캔과 계곡처럼 차가운 물속에서 빈둥거리는 것이 곧 행복 아니겠는가. 그것도 머나먼 곳이 아닌, 방문만 열면 바로 펼쳐지는 우리집 거실에서…

인텍스 패밀리 라운지 풀장에 꽂혀 있는 하이네켄 맥주의 모습

이제 한 시름 놓고 맥주를 들이켰다.

LED설치

이제 풀장 구실은 제대로 하는 것을 확인 하였으니 인테리어에 신경쓸 차례다. 사실 조명은 원래 풀장에 기본 옵션으로 설치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내 마음대로 생각한 아이디어라서 어디서 참고할 만한 곳도 없었고, 그래서 이것저것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었다. 원래 남들 안하는 짓을 하면 고생하는 법이다. 내가 사용한 방법은 자동차 튜닝이나 각종 DIY작업을 할 때 많이 쓰이는 5050칩(RGB 3색 LED칩)을 이용하는 것이었는데, 물론 겉에 에폭시 처리가 되어 있어 방수가 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물이 계속 튀는 환경이다 보니 감전 위험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라고 쓰고 사실은 살짝 두어번 감전이 되었다. 에폭시 처리된 부분의 끝을 가위로 잘랐는데 살짝 전선이 노출이 되었는지 무심코 발로 밟다가 순간 찌릿했다.)

처음에는 그냥 바닥에 LED를 그대로 놓아두는 방식을 생각했는데 풀장이 원형이라 모양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중간중간 곡면을 만들어 줄 수 있게 전선을 연결하려 했는데 납땜을 하고 수축튜브를 써서 방수처리를 하자니 너무 손이 많이 갔다. 그리고 5M LED 소비전력을 직접 측정해 보니 60W라던 스펙과는 달리 실제로는 25W~30W수준이어서 그냥 5미터 통채로 깔아도 전기요금에 부담이 없을 것 같았다. 결국 5미터 통채로 깔기로 하고, 대신 모양 잡는 것은 투명 튜브를 사서 끼워 넣기로 했다. 내경이 16mm짜리인 투명호스를 샀는데 처음에는 잘 들어가는 것 같더니 1미터쯤 넣으니 마찰력이 강해서 도저히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서 바지에 고무줄 끼우는 마음으로 실에 옷핀을 끼워서 통과시킨 다음에 LED를 연결해서 잡아당기려는데 중간에 실이 끊어졌다. 안되어서 세탁소 옷걸이 두께를 가진 전선을 넣은 다음에 같은 방법으로 시도했는데, LED 에폭시 코팅된 부분의 마찰력이 너무 강해서 그것마저도 도저히 호스를 통과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호스에 물을 넣어서 LED바를 집어넣는 것이었다. 방수를 위해 사용하는 투명호스인데 거기에 물을 넣다니 아이러니 하긴 했지만, 지푸라기 잡는 마음으로 혹은 될대로 되라는 마음으로 호스에 물을 채우고 시도해 보았더니 정말 놀라울 정도로 쑥쑥 들어가는 것이었다.

풀장 안에서 투명호스에 LED바를 집어넣는 모습

물속에서 LED 연결 모습. 물이 5050 LED바의 마찰력을 급격하게 떨어뜨린다.

물론 이 조차도 5미터를 다 통과시키지는 못했다. 대략 4미터정도 집어넣고 나니 더 이상 들어가지 않았다. 뭔가 기름같이 미끄러운 재질을 LED에다 바르면 될 것 같기도 했지만, 그동안 과도한 시행착오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서 지쳤기도 하고, 또한 4미터로도 충분할 것 같아 그냥 호스를 잘라버리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물 빼기 및 철거

지름 1cm의 배수 호스에서 물 나오는 모습

워터펌프로 물빼는 모습. 수압이 웬만한 수도관 못지 않다.

굉음을 내며 공기를 주입하는 에어펌프와는 달리 물 빼는 워터펌프는 매우 조용했다. 크기도 매우 작았음에도 불구하고 물 빼는 수압은 물 넣을 때의 수도꼭지 못지 않았다. 아무튼 물 빼는 데에도 1시간30분 가량이 걸렸다. 물을 다 빼고 바닥에 1~2cm 남은 물은 그냥 들고 욕실에 가져가서 버릴까 했는데, 막상 들어보니 엄청나게 무거웠다. 그래서 풀장을 기울여 줘서 거의 마지막 물까지 펌프로 빼낸 다음에야 풀장을 철거할 수 있었다.

풀장 안에서 키보드 치는 모습

완전방수 키보드와 함께 수중 포스팅의 로망 실현! 이제부터 시원한 물속에서 블로그 포스팅을 해보자꾸나.

아무튼 풀장 설치에 관한 여러 비용들을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인텍스 패밀리 풀장 4만원과 각종 도구들 포함해서 총 13~14만원 정도 들었다. 에어펌프 저렴한 걸로 사고 여러 시행착오 겪느라 부품들 날려먹지 않았다면 실제로 8~9만원 정도면 될 것 같다. 수도요금은 한번 물채우는데 최대 200원이고, 이틀에 한번정도 물을 갈아주니까 한달에 2500~3000원정도 들 것 같고, 전기요금은 LED조명 하루 4시간씩 켜둔다 치면 20WX4hX30일=2400Wh, 수중펌프 20Wx1.5hx15일=450Wh, 에어펌프 159wX0.25hX15일=약596Wh. 전체 약 3.4Kwh에 누진세 최대구간 요금인 709원을 곱하면 약2410원. 고로 전기요금+수도요금 합치면 한달 유지비는 5천원 가량 든다고 보면 된다. 물론 이 수치는 전기 누진세 최대 피해자인 우리집의 이야기고(전기세 1KWh당 709원씩 낸다고 하면 전세계가 깜짝 놀랄 것이다) 실제 다른 가정집들은 훨씬 적게 들 것이다.

이상 인텍스 풀장 설치 이야기였고, 실제 사용 모습이나 사용하면서 깨달은 것들 등 구체적인 사용기는 다음 포스트에서 계속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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