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용 캐리어 가방의 바퀴가 고장나서 직접 교체했다.

해가 뜨면 지는 법이고 달이 차면 기울게 되듯이 자꾸 여행을 다니게 되면 캐리어 바퀴가 닳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하지만 놀랍게도 처음 캐리어를 살 때에는 그런 것들은 생각 안하고 샀다. 무릇 바퀴라는 것은 영원히 붙어 있어서 계속 굴러 다닐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랄까.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캐리어 끄는 느낌이 이상해지면서 잘 끌어지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고 소음도 심해졌다. 바퀴가 닳아 고무 패킹 부분이 떨어지면서 플라스틱 부분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너덜너덜해진 캐리어 바퀴

더 이상 끌고 다닐 수 없는 경지에 이르게 되자 고민에 빠졌다. 새 캐리어를 사자니 바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 너무 멀쩡해서 버리기가 아까웠던 것이었다.

이리저리 알아보니 요즘 나오는 캐리어들은 애초에 바퀴 교체가 가능한 제품들이 제법 있었다. 하지만 내 것은 무명의 제품인 데다가 절대 바퀴를 교체 할 수 있을 것 같이 생기지 않았다.

결국 새로 사야 하나 고민을 하던 차에 더 검색해 보니 혼자서 스스로 캐리어 바퀴 교체가 가능하다는 정보를 얻었다. 대충 설명을 보니 기존의 바퀴 축을 잘라내서 분리를 한 후 적당히 크기에 맞는 바퀴와 축을 사서 끼워넣는 방식이었다.

내 캐리어에도 바퀴가 호환될까 하는 걱정도 들었지만 일단 시험삼아 한번 사보기로 했다. 만약 성공하면 이제 캐리어 바퀴 닳을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았다.

지름 63mm짜리 우레탄 바퀴. 탱글탱글하고 반짝반짝 윤이 나는 것이 고급져 보인다.

옥션에서 검색하면 캐리어용 바퀴만 전문적으로 파는 업자가 있는데, 그곳에서 설명해준 대로 기존 캐리어 바퀴 크기를 적당히 잰 뒤, 대충 맞을 것 같아보이는 지름 63mm, 두께 18mm짜리 바퀴 두개와 4.6mm x 38mm짜리 바퀴 고정축 2개를 샀다.  바퀴는 하나당 4000원이고 고정축은 800원이다. 고로 9600원에 배송비 2500원을 포함해서 총 12100원이 들었다.

38mm짜리 고정축. 나사 부분에 고무가 칠해져 있어 나사가 풀리는 것을 막아준다.

배송은 빨리 왔는데 이리저리 미루다가 출국 전날 부랴부랴 캐리어 바퀴 수리에 들어갔다. 기본적인 준비물로서 쇠톱과 4mm 규격의 육각 렌치 두개가 있어야 한다. 쇠톱은 이미 가지고 있었고 육각렌치는 집에 있는 것과 규격이 맞는지 잘 몰랐는데, 집안을 다 뒤져보니 다행이도 육각렌치 4mm짜리가 두개씩이나 있었다.

날 방향에 맞게 쇠톱으로 잘라야 한다.

하지만 막상 쇠톱으로 바퀴 축을 자르려고 하니 잘 안되는 것이었다. 알고보니 칼날의 방향에 맞게 힘을 줘야 했다. 일단 요령이 생기기 시작하니 순식간에 바퀴축을 절단할 수 있었다.

일단 고장난 바퀴를 잘라서 분리하고 하니 그 이후에는 매우 쉬웠다. 그냥 바퀴를 끼워서 조립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캐리어 바퀴 수리 성공

새 바퀴를 조립한 뒤에 캐리어를 끌어보니 너무 부드럽게 전후좌우로 회전하는 것이 마치 얼음위를 미끄러지는 것 같았다. 속이 다 후련했다.

양쪽 다 바퀴를 교체했다.

이제 우레탄 바퀴가 장착된 캐리어를 끌고 부드럽게 사뿐사뿐 인천공항을 걸으면 된다. 인생 어려울 것 없다.

2 thoughts on “여행용 캐리어 가방의 바퀴가 고장나서 직접 교체했다.

  1. 공유나라

    재미난 얘기 잘 보고 감니다^^
    블로그 글들을 읽어 보니 저도 기억이 새록 새록 합니다.
    옛날 사설BBS 시절 호롱불,곰주인 저도 2400bps모뎀으로 사설BBS를 운영도 해밧죠
    옜날 ANSI 코드 써서 메인 화면도 깔끔하게 이뿌게 움직이게 하고 막 이랫는데
    이젠 그 기억이 다 사라졋네요. 제 기억이라면 통신접속 프로그램 이야기를 사용하면서
    모뎀 속도 빨라지게하는 코드라면서 AT&????? 막이렇게 적어 줫던거 같은데 ㅎㅎ
    음.. 제가 딱 중학교 시절기억이 제일 많이 나네요.
    그땐 5.25인치 디스켓 게임 복사 해주는 컴가게서 오백원 천원 주고 복사해오고 했던게 정말 이쁜 추억으로 남아 있네여..옛날 복사툴로 사용했던 PCTOOLS 기억도 나는거 같습니다.
    서로 서로 옛날 얘기하면 재미날꺼 같네요^^
    암튼.. 저도 이제 컴작업을 해야해서 다음에 또 들리겠습니다
    항상 행복하시구 재미난 일들만 가득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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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추 Post author

      반갑습니다. 비슷한 추억을 많이 가지고 계시네요. 그 당시 디스켓들 아직 다 가지고 있는데 언제 기회가 되면 글을 써볼까 해요. 아무쪼록 방문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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