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댁에 비데가 몇년째 고장난 채로 방치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결국 이번 기회에 새로 교체하기로 했다.
기존의 제품은 웅진 루루. 아마 10년도 더 된 제품일 듯 싶다.
새롭게 산 제품은 이누스(inus) IS-27C. 기왕 비데 사는 김에 좋은 것을 사자고 해서 알아보니까 요즘 비데가 다들 잘 나오는 것 같았다. 그래서 주로 방수 기능 위주로 확인했다. 내가 도비도스 방수 비데를 샀는데 막상 방수가 안되어서 고생을 했기 때문이다.
가격은 19만 9천원인데 G마켓 리빙 분야 쿠폰을 적용하니 막상 실 결제금액은 18만3천원이 되었다. 개이득.
설치 옵션은 자가 설치로 했다. 예전에 비데 설치를 몇번 해 봤기에 직접 설치하기로 했다. IS-25 모델이 자석을 이용해서 더욱 쉬운 설치가 가능한 것 같았지만 가격도 더 높고 새로운 설치방식이라서 중간에 헤맬까봐 그냥 기존 설치방식의 IS-27을 선택했다.
사실 비데 설치하는데 특별한 도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냥 스패너만 있으면 된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 테프론도 필요할 수 있다.
일단 변기 쪽 수도꼭지를 잠근 다음에 스패너를 이용해서 연결부위를 풀었다. 그리고 기존의 비데를 앞으로 당겨서 변기에서 분리했다.
기존 비데의 변기 플레이트에는 때가 잔뜩 끼어 있었다. 그래서 깨끗하게 청소를 한 다음에 본격적으로 새 제품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전등 설치 같은 가정내 다른 제품들의 설치와 마찬가지로 비데도 일단 브라켓만 제자리에 잘 설치해 놓으면 그 다음부터는 그냥 조립이다. 변기 사이의 두 구멍에 브라켓(플레이트)을 단단히 설치하면 핵심적인 부분의 설치는 끝난 셈이다. 집공사로 치면 기둥 같은 것이다.
플레이트의 정확한 위치를 잡느라 이리저리 끼워보고 안맞으면 너트를 풀고 조금씩 움직여서 다시 너트를 조이기를 몇번 반복하다 보니 드디어 정확한 위치를 찾았다. 비데 본체를 끝까지 밀어넣어서 결합했을 때 딸깍 소리가 나야 하고 또한 변기 뚜껑을 완전히 열 수 있는 가장 안쪽 지점이 최적의 장소다.
이제 수도꼭지를 연결했다. 수도관에서 나온 물이 T자 분배기를 통해 한쪽은 변기 물내리는 곳으로 가고 한쪽은 비데로 가는데 비데 필터의 방향에 주의해서 연결해야 했다. 고무 패킹이 있어서 테프론은 따로 감지 않았다.
드디어 실사용을 해보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설명서를 보니 처음 사용할 때 건전지를 넣고 페어링 작업을 해야 한다. 리모컨 있는 제품은 처음이라 몰랐다. 자동 페어링은 잘 되지 않아서 수동 페어링으로 설정했다. 블루투스 스피커 페어링 하는 정도의 느낌이었는데 이정도면 사람에 따라서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배터리를 교체할 때마다 페어링을 해야 한다고 하니 살짝 부모님이 걱정되었다.
본체에 스위치가 전혀 없지는 않고 옆면에 기본 비데,세정,정지의 기본 버튼은 달려있었다. 아마도 건전지가 다 떨어지면 옆면의 버튼만 누르면서 사용하시고 계실지도 모르겠다.
리모컨은 별도로 벽에 거치하지 않고 그냥 근처에 적당히 두기로 했다. 스티커는 힘이 약해서 금방 떨어질 것 같았고 벽에 드릴로 구멍을 뚫는 것은 내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제 잘 된다. 부모님은 매우 흡족해 하신다. 나도 써보니 마음에 든다. 공기방울, 마사지 같은 특별한 기능도 있다.
그리고 어린이용 버튼도 있다. 직접 눌러서 체험해 보니 음 뭐랄까. 다음부터는 어른은 성인용 버튼을 눌러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기 키우는 집은 기저귀 갈때 유용할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