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가계부를 쓴지 일주일이 지났다. 하루 종일 집에만 있다보니 딱히 돈 쓸일이 없어서 스마트폰 가계부에도 쓸 항목이 없었다. 어느 쪽이든 쓸일이 없다는 것은 편리하고도 아름다운 것이다.
음식 같은 경우는 식료품 지출금액을 그대로 기입한 것이 아니라, 먹을 때마다 그 가치 만큼의 분량을 별도로 계산해서 가계부에 기입했다. 예를 들어 라면 5입짜리 한세트를 2500원에 사면, 봉지 전체 가격을 가계부에 쓰는 것이 아니라, 끓여 먹은 갯수만큼 그때그때 500원씩 기입하는 방식이다. 왜냐하면 계란 같은 추가 재료 뿐만 아니라 한번 사두면 오랫동안 쓰는 양념류도 함께 계산에 포함시켜야 정확한 식비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냉장고에 이미 각종 고기, 식재료들이 너무 많아서 냉장고 음식들만으로도 충분한 식사가 될 수 있으므로 한달 식비 계산에 오차가 생길 수 있기도 하다.
아무튼 하루에 한끼를 먹는다고는 하지만 막상 가계부를 작성해보니 정확히 특정 시각에 딱 한끼씩 먹는 것이 아니라 매우 불규칙하게 조금씩 이것저것 먹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출 금액도 늘쑥날쑥하다.
일자별 식비 지출 내역
- 3월 1일 496원 – 해물 생우동 496원 끝. 전날 과식해서인지 첫날은 라면 하나 먹고 끝났다.
- 3월 2일 7700원 – 멸균우유에 허쉬시럽 600원 X 3잔, 과자 빈츠 1900원 X 3통, 바나나 200원. 멸균우유 250ml는 450원으로 계산하고 허쉬시럽은 150원으로 계산했다. 바나나는 한송이를 12로 나눠서 대충 200원 정도로 계산했다.
- 3월 3일 2083원 – 코스트코 피자 한조각 2083원. 코스트코 피자를 몇판 사서 냉동실에 넣어놨는데 그 중에 한조각을 전자렌지에 데워 먹었다. 코스트코 피자 한판에 12500원이고 6조각 짜리이니 나누기 6해서 한조각에 2083원으로 계산.
- 3월 4일 1200원 – 멸균우유에 허쉬시럽 600원 X 2잔. 하루종일 초코우유만 2잔먹고 그냥 끝냈다.
- 3월 5일 6298원 – 멸균우유에 냉동과일과 꿀 1500원, 북경반점 짜장(135g) 398원, 허쉬시럽우유 600원, 빈츠 1900원 X 2통. 블루베리,망고,딸기,키위 같은 과일을 냉동으로 저렴하게 구입해서 우유에 타서 꿀을 넣어 먹으면 맛도 있고 식사 대용으로도 괜찮다. 비용은 과일 천원에 우유 450원, 꿀 50원으로 계산해서 한 그릇 합계 1500원.
- 3월 6일 6083원 – 우유반컵 200원, 코스트코 피자 2083원, 빈츠 1900원 X 2통. 요즘 빈츠 과자에 꽂혔다. 그래서 자주 먹는것 같다.
- 3월 7일 4200원 – 빈츠 1900원 X 2통, 우유 한컵 400원.
다 합치면 일주일 식비 총 28060원. 그러므로 하루식비는 4천원 정도 된다. 롯데에서 나온 빈츠(Binch)라는 과자에 요즘 빠져서 엄청 많이 사먹었다고 생각했는데 하루 식비로 계산해보니 얼마 안된다. 그리고 커피를 하루에 몇잔씩 마시기는 했는데 워낙 한잔당 가격이 낮아서(50원~70원 가량) 그냥 한달 단위로 별도 계산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우유는 일주일에 2리터를 조금 넘게 마시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루에 300ml정도. 멸균우유 1000ml짜리 10팩을 사면 한달 동안 마시는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맞는 말이었다.
아무튼 이대로라면 한달 식비는 이론상 12만원으로 계산된다. 하지만 막상 한달이 지나봐야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아직 술을 마시지 않고 있는 상태라서 연어라든가 참치회 같은 비싼 음식들은 안먹은 상태다.
좀 더 유의미한 결과를 얻으려면 한달이 아니라 최소 일년정도는 가계부를 써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꽤나 귀찮을 것 같아 보여서 과연 할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다.
하루에 한끼 먹고 사나요??
네.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고 체질적으로 12시간 정도는 안먹어도 공복감이 없는 데다가 매일 여러번 식사를 챙겨먹는게 번거로워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