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때 지인들과 캠핑을 가기로 하였는데, 일행 중에 여주에 머물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같이 여주역에서 합류하여 출발하기로 하였다. 때마침 경강선 개통을 앞두고 경강선 시승행사가 있어서 이용해 보기로 하였다. 추석 연휴인데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사람들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였지만, 그런 나의 예상은 판교역 지하철 승강장에 들어서자마자 곧바로 무너졌다.
시범운행 기간이라 무료로 운행하였는데, 마치 퇴근 시간대의 신도림역 혹은 금요일밤의 홍대입구역을 보는 듯 하였다. 나만 몰랐던 것이었을 뿐, 다들 경강선에 대해 엄청난 기대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아무튼 열차는 1시간 간격으로 매 정시마다 판교역에서 출발을 하였고, 반대로 여주역에서 서울 방향으로도 그 시각에 출발을 하였다. 이미 판교역에서부터 만원 지하철이었지만 중간에 이매역을 지나 경기광주역 등에서도 꽤 많은 사람들이 탔다. 그들도 사람들로 가득차 있는 전철을 보고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1시간 뒤에 오는 다음 열차를 타자는 사람들도 여럿 있었고, 그냥 탑승을 포기하고 집으로 가자고 말하는 가족들도 있었다. 아마 우리 동네에 드디어 지하철 개통해서 한번쯤 호기심으로 오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노선도를 보니 역명에 곤지암역도 있던데, 혹시 곤지암 리조트와 가깝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 지도를 찾아봤는데, 스키장까지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는 아니었다. 아마 셔틀버스 운행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짐이 커서 물건을 선반 위에 올려놓으려고 보니, 선반은 있긴 한데 물건을 올려놓기에는 어렵게 생겼다. 요즘 위에 선반이 없는 지하철도 많던데, 일부러 그런 것인지 설계 실수인지 알 수가 없었다.
종점이자 목적지인 여주에 도착했다. 여주역도 꽤나 컸다. 다음 일정이 빠듯하여 깊히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한번쯤 날잡고 지하철타고 세종대왕릉 등을 둘러보며 여행을 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철을 타고 전국 방방곳곳을 편하게 다닐 수 있는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