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cm의 거대하고도 소소한 감동. LG 43인치 4K모니터 43UD79T를 구입해서 8개월 사용한 소감.

재작년에 40인치 4K TV를 저렴하게 사서 한동안 모니터로 사용한 적이 있었다. 모니터를 TV로 쓰나, TV를 모니터로 쓰나 별 차이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사용해보니 4K해상도에서는 생각보다 이리저리 불편한 점들이 있었다.

TV를 모니터로 쓰려면 오직 HDMI단자로만 연결을 할 수 밖에 없는데, 대부분의 그래픽카드는 HDMI포트가 하나밖에 없는데다가, 이 HDMI 규격마저 디스플레이포트(Display Port)보다 해상도 스펙이 한 시대 뒤쳐져 있어서 묘하게 신경쓸 것이 많았다. HDMI 2.0에 4K 60Hz을 신경쓰면 크로마서브 샘플링 4:4:4이 안되는 데다가 TV가 절전화면에서 깨어날때 브라우저 창 위치가 제멋대로 정렬되기도 하는 등, 텔레비전을 컴퓨터 모니터로 쓰기에는 전반적으로 궁합이 안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상위에 모니터와 노트북 컴퓨터, 그리고 맥주가 있다

예전에 쓰던 와사비망고 40인치 TV

그래서 결국 그 TV는 친구 사무실에 플스4프로에 물려쓰라고 줘 버리고, 나는 디스플레이포트가 달려있는 모니터를 찾기 시작했다.

전에 썼던 40인치(101cm)짜리가 처음 살 때에는 커 보이더니 막상 사용해보니 좀 작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는 조금 더 큰 43인치(108cm)를 찾아보았다. 48인치나 50인치 이상도 생각해 봤는데 모니터로는 그 정도 크기의 제품이 잘 없는 데다가, 크기가 조금만 커질 수록 전력소비가 급격하게 늘어서 일단 43인치로 타협했다.

그리하여 최종적으로 와사비망고 UHD430 REAL4K HDMI 2.0 Slim 재은이 HDR이랑 LG전자 43UD79T가 후보로 올랐다. 와사비망고 UHD430은 HDR 지원이라는 엄청난 메리트가 있었고, LG전자 43UD79T는 USB-C지원, 저전력 등이 장점이었다. 나는 플스4프로에 연결해서 사용할 생각이 있었기에 HDR 기능이 있는 와사비망고 쪽으로 거의 마음이 기울었지만 결정적으로 글레어 패널이라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사실상 LG 43UD79T만이 논글레어(matte) 패널이었다.

모니터의 주 목적이 컴퓨터로 작업을 하는 것이므로, 낮에 작업 도중 내 얼굴이 모니터에 반사되어 비치면 가슴이 답답할 것 같았다. HDR은 그냥 PS4Pro를 위한 부수적인 것이니 컴퓨터 작업을 우선으로 해야 된다는 생각도 있었고, 하루종일 모니터를 켜두는 상황이라 낮은 전력소모의 장점도 있어서 최종적으로 LG모니터로 결정을 하게 되었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2018년 1월에 실구매가 696,530원을 주고 결제를 했다. 마침 설날 쿠폰 3만원을 주길래 그것도 적용했다.

LG 43UD79T 제품 상자의 모습.

처음 물건을 받는 순간 박스가 매우 거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상위가 아직 정리가 안된 상태라 임시로 방 한쪽 벽면의 책꽂이 위에 세워둔 채 작동시켜 봤는데 처음 화면을 본 순간 너무 웅장해서 감동스러울 정도였다. 이걸 책상위에 두고 컴퓨터 모니터로 쓰기에는 너무 큰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어쨌든 방 정리하고 모니터를 책상위에 설치했다. 구입할 때 기본으로 나오는 모니터 받침대는 회전도 안되어서 좀 불편한 것 같아 VESA규격에 맞는 스탠드를 별도로 구입했다.

별도의 스탠드를 구매했다. 자유롭게 회전할 수 있어서 좋다.

LG 43UD79T모니터가 책상에 올려진 모습. 모니터에는 바닷가의 풍경이 보인다.

실 사용 모습. 사진을 찍기 위해 특별히 유튜브에서 4K동영상을 띄워 놓았다. 동영상 주소는 https://www.youtube.com/watch?v=xGRjCa49C6U

그리고 8개월이 흘렀다. 이제는 이 108cm의 4K모니터가 너무나 당연한 듯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그동안 변한 것이 있다면 드디어 플스4프로를 사게 되었고, PS VR도 사게 되었고, 게임하기 편하도록 방 구조를 바꾸었으며, 내 몸도 8개월치 늙어버렸다는 것이다.

전체적인 책상위의 모습. 오른쪽은 2560X1600의 해상도를 가진 크로스오버 30인치 모니터.

8개월 동안 사용한 첫번째 소감은 내장 스피커가 꽤나 훌륭하다는 것이다. 별도의 5.1채널 스피커가 있었지만 지금은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

전력측정계

LG 43UD79T의 실제 전력소모량을 측정했다. 위의 바닷가 유튜브 4K 동영상을 재생하고 있는 상태이다. 밝기 40으로 맞춰놓고 사용중이며 40.6W를 소모하고 있다.

그리고 전력소모도 꽤나 마음에 든다. 밝기 40정도로 해두고 쓰는데 실제 전력소모를 측정해보니 40W수준이었다. 선풍기 한대 수준이다. 하루종일 켜놓고 사용하는데 부담이 없다. 신호가 없을 경우 자동으로 절전모드로 들어가는데 대기전력을 측정해 보니 0.2W 정도 나왔다.

LG 43UD79T의 대기전력. 0.2W정도 수준이다.

하지만 사용중에 가끔씩 이유없이 전원이 꺼졌다가 다시 켜질 때가 있었다. LG전자 홈페이지에서 펌웨어 업데이트 파일을 받아서 해결했다. 하지만 지금도 PS4Pro에 연결된 HDMI의 경우 에어컨이 켜지는 순간 잠깐 꺼졌다가 켜지는 현상이 생긴다. 컴퓨터에 연결된 DP포트는 상관없는 걸로 보아 플스쪽의 문제이거나 HDMI포트의 문제인 것 같기도 한데 아무튼 전원이 급격하게 변할 경우 뭔가 모니터에 무리가 간다는 느낌이 든다. 원인은 아직 모르겠다.

불량화소도 없는 것 같고 빛샘현상도 없었지만, 화면 가장자리 부분에 그림자가 생긴다는 점은 살짝 신경이 쓰인다. 가까이서 보면 막상 잘 보이는데, 정면에서 전체적으로 모니터를 바라보면 화면 끝이 잘려 보인다. 아마 LED 백라이트가 화면 크기에 딱 맞게 설치되어 있어서 생기는 구조적인 문제인 것 같은데, 8개월간 쓰다보니 그럭저럭 적응은 되었지만 윈도우10 작업표시줄의 오늘 날짜에 살짝 그림자가 생길 때에는 여전히 신경이 쓰이는 것이 사실이다.

방 전체의 풍경. 저 소파베드에 반쯤 누워서 넷플릭스를 보거나 플스 게임을 주로 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모니터가 이제는 작아 보인다. 솔직히 아담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거대하느니 웅장하느니 할 때가 불과 몇달 전이었는데 인간의 눈은 벌써 적응해 버렸다. 책상에서 작업할 때에는 그럭저럭 볼만 한데 1.5미터 떨어진 쇼파에 앉아서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보려니 작아서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TV와 모니터는 거거익선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이때까지 사용한 소감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대체로 만족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아쉬운 점은, 모니터 자체는 매우 훌륭하지만 아직까지 HDR기능이 눈앞에 매우 격렬하게 아른거리는 것은 아마 기분탓일 것이다. 언제나 가보지 못한 길과 닿지 않은 인연에게는 미련이 남는 것이 인생만사 이치가 아니었던가. 물론 다시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도 이 제품을 선택할 것 같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보건데 이 108cm짜리 모니터는 서브 모니터로 두고 123cm(49인치)짜리 4K 120Hz HDR모니터를 새로 사서 메인 모니터로 사용하면 기분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면 와사비망고 UHD490 REAL4K HDMI 2.0 Slim 게이밍 재은이 HDR DUAL DP i20 같은 제품 말이다.

그리고 몇달 뒤 49인치 모니터가 작아졌다고 또 그러겠지. 그냥 바로 4K HDR프로젝터로 넘어가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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