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고문 급의 제품을 만들어 놓고도 홍보 안한다고 꾸준히 욕먹던 LG전자 마케팅팀이 요즘 분발하고 있다. 얼마전 종이 노트북과 카드로 탑쌓는 세탁기 광고에 이어, 며칠 전에는 모니터 광고를 유튜브에 내놓았는데, 꽤나 신기해서 이렇게 글을 쓴다.
BBC 같은 외국 다큐멘터리에 보면 종종 등장하는 ‘서번트(Savant)’. 한 번 방문했던 장소는 전부 그림으로 그려내는 사람들인데, 대단히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막상 그 장소들이 뉴욕, 파리,런던 같은 뻔한 도시들이다 보니 사실 시큰둥하기도 했다. 나는 미국에 한번도 안가봤지만 미드를 많이 봐서 뉴욕 맨해튼(Manhattan)이 어퍼(Upper) 타운과 미드타운(Midtown) 등으로 구분 되는 것도 알고, 센트럴 파크에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까지 걸어가는 길도 알고, 허드슨 강(Hudson River)에서 노숙이 가능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내가 이미 많은 정보들을 각종 방송이나 인터넷 등에서 무수히 봐서 알고 있듯이 그들도 비슷한 상황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그래서 만약 그들이 생소한 한국을 그린다면 어떨지, 과연 대한민국 서울의 한강, 중랑천, 63빌딩, 남산타워, 밤섬, 뚝섬, 선유도, 롯데월드 타워, 잠실, 여의도 이런 것들도 잘 그려낼 수 있을까 정말 궁금했다. 오래전부터…
그런데 LG가 광고라는 이름하에 그것을 시도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티븐 윌셔(Stephen Wiltshire)씨를 초대해서 일을 벌였다. 그것도 21:9 비율의 모니터 광고를 빙자해서 말이다. EBS나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에서 할 법만 일을 전혀 상관없어 보였던 LG가 하다니, 이런 거 보면 LG광고팀도 비슷한 부류의 천재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고로 일 안하는 천재.
이 글을 쓰기 전에 사실 스티븐 월셔 씨가 대한민국 서울을 배경으로 그린 그림 원본을 인터넷에서 찾으려고 시도해 봤다. 얼마나 비슷한지 확인해 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자세한 데이터는 찾을 수 없었다. 사실 LG에서 비용을 지불한 LG광고니까 모든 데이터는 LG가 가지고 있겠지. 스티븐 윌셔 씨가 서울을 얼마나 상세하게 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유튜브 동영상으로만 보기에는 뭔가 신박하고 신기하고 참신한 느낌이 물씬 났다.
아무튼 이 광고가 진짜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단순히 약빤 광고 이상의 뭔가가 있는 느낌이다. 앞으로도 약빤 급 이상의 광고는 계속 내 블로그에 기록을 남겨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