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초대를 받아 대규모 옥상파티에 참석했다. 장소는 종각역 4번 출구에 있는 마이크 임팩트 스퀘어(Mic Impact Square).
행사 장소는 12층. 막상 도착해 보니 뭔가 대학교 도서관 내지는 카페 같은 느낌이 나는 학습공간이 있었다. 분명 이름은 마이크임팩트(MicImpact) 스퀘어가 맞는데 파티장과는 분위기가 멀었다. 지도에 검색하면 ‘마이크임팩트’도 있고 ‘마이크임팩트 스퀘어(MicImpact Square)’도 있어서 혹시 잘못 왔나 라는 생각도 잠깐 들었는데, 계단으로 2층 정도 더 올라가니 드디어 사진으로만 보던 푸른 잔디(?)가 펼쳐진 옥상이 보였다.
서울 종로 도심 한복판에 이런 파티를 벌일 수 있는 옥상이 있다니 대박이다. 크기는 수십명에서 100명 가량 수용할 수 있는 소규모 공연장 정도 되는 것 같았고, 가운데에는 무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벽 한면에는 ‘우린 졸라 젊다’라는 글이 진지한 폰트로 씌여 있었다. 여기가 포토존 인 것 같다. 이곳에서 사진들을 많이 찍는다. 뭔가 강력하면서도 맘에 와 닿는 문장이랄까. 바로 옆에는 종로 타워(밀레니엄 플라자)가 눈에 보였다. 서울 한복판이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실감난다.
날은 서서히 어두워지고 음악 공연과 함께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었다. 한 쪽에는 자유롭게 마실 수 있는 칵테일과 고퀄의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참석자와 스태프, 공연자 모두 지인들과 지인들의 지인으로만 이루어진 파티였는데도 전문적인 파티 못지 않은 포스가 풍겼다.
파티에 참석한 백여명의 사람들 중 절반 정도는 그전부터 이미 알고 있던 사람들이었고, 나머지 절반은 나는 모르지만 파티 주최자는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다들 여행, 파티 등을 좋아하는 비슷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낯선 사람들과 함께 하는 어느 금요일 밤의 홍대 공연장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들만의 소소한 옥상 파티(치고는 매우 큰) 같은 느낌이랄까. 장소도 그렇고 사람들도 그렇고 음악도 그렇고 분위기도 그렇고 딱 내 스타일.
마술 공연도 있었고, EDM 틀어놓고 클럽 분위기도 내고, 게임 같은 것도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장소 대관 시간이 끝나서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바로 근처에 있는 ‘월매네’라는 주막집 느낌이 나는 주점에서 뒷풀이를 하며 못다한 이야기를 계속 나누었다. 이렇게 9월의 어느 아름다운 가을밤은 종로의 옥상에서 파티를 하며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