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마지막 날, LTE데이터는 이미 어제 소진되어서 사실상 인터넷으로부터 격리된 상태였고, 다시 충전될 때까지 딱 하루만 더 버틸 수 있는 곳을 찾고 있었다. 그래서 사진 정리도 하고 블로그에 여행기도 쓸 겸 해서 전날 점찍어 두었던 카페 델문도(café del moondo)에 왔다. 델문도(del mundo)라면 스페인어로 세상(of the world)을 뜻하는 것인데 철자가 조금 다른 걸로 보아 이탈리아어나 포르투갈어쯤 되는 것 같다.
카페 안으로 들어서니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가을 비성수기라서 사람이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얼마 안되는 사람들이 다 이곳에 모여 있는 것 같았다. 주로 서너명 이상의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았다. 그리고 아이들도 많고, 전반적으로 왁자지껄한 분위기였다.
해변이고 전망도 좋다 보니 커피값도 조금 비싸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저렴했다. 스타벅스랑 큰 차이가 없었다. 나는 녹차라떼를 선택했다. 가격은 6천원. 그리고 빵 종류도 팔고 있었다.
매장 입구인 2층에는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있었고, 전기 콘센트도 곳곳에 있었다. 하지만 사람이 많아서 자리가 없었기에 1층으로 내려왔다. 1층과 2층은 분위기가 달랐는데, 2층이 카페베네,스타벅스 같은 잘 정돈된 프랜차이즈 카페 같은 느낌이라면 1층은 빈티지 느낌이 나는 소규모 독립 카페 같았다. 하지만 1층은 콘센트가 거의 없었고 게다가 와이파이 신호도 잡히지 않았다. 그래서 인터넷 연결은 포기하고 일단 충전부터 하기로 했다.
카페 1층과 2층 모두 야외 좌석이 있었는데, 내가 간 날은 날씨가 흐리고 비도 오고 추웠지만, 여름에 맑은 날에는 파도소리 들으며 커피 한잔 마시면 딱 좋을 것 같다.
시간이 좀 지나니 2층에 자리가 생겨서 잽싸게 옮겼다. 와이파이 빵빵하고 콘센트가 바로 옆에 있는 카페, 모두가 꿈꾸는 그런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