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발전속도가 너무 빨라서 일단 2030년까지는 좀 유유자적하게 놀면서 관망하기로 하였다.

요즘 기술발전의 속도가 무척 빠르다. 원래도 빨랐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욱 빨라지고 있다. 특히 요즘 핫한 분야인 AI는 따라가기가 벅차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신기술이 나오면 언제나 먼저 사용해 보느라 바빴던 나로서도 이런 경우는 평생 처음있는 일이다.

AI를 내 인생에 유용하게 접목시키겠다는 생각은 강하게 하고 있지만, 당장 ChatGPT조차도 제대로 활용을 못하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진작에 API를 뜯어보고 이리저리 뭔가를 해봤겠지만, 지금은 그냥 아예 손을 놓고 있다. 그냥 채팅창에다 궁금한 것을 물어보거나 지브리풍 애니프사를 만드는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는 수준이다. 그래서 아직 유료 결제를 하지 않고 무료로만 쓰고 있다.

어차피 AI에 대해 뭔가 열심히 연구해서 배워놔봤자 몇달 뒤면 금방 쓸모가 없어져 버린다. 얼마전 그림그리는 AI가 그랬다. 불과 2년 전인 2023년에 Stable Diffusion과 WebUI를 설치해서 프롬프트를 입력하고 이것저것 그림도 그리고 그랬었는데, 지금은 comfyUI라는 것이 나와서 동영상도 만들어주는 세상이 되었다. 그래서 나도 설치해서 사용해 보려고 했으나, 예전에 사용했던 WebUI와는 너무나 다르고 복잡해서 그냥 포기를 했다. 어차피 앞으로 더 좋은 것이 나올거니까 나중에 그걸 배우면 되겠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현재 최고의 성능을 가진 구글의 나노바나나(Nano Banana)보다 훨씬 좋은 것들이 오픈소스로 풀리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앞으로도 당분간은 계속 무한반복될 것 같다.

생각해보니 몇년 전에는 머신러닝 한답시고 MNIST도 돌려보고 CNN, RNN같은 것도 연구하고 그랬었다. 이제는 다 부질없는 것이 되었다. 신석기 시대의 빗살무늬토기 제작법을 열심히 배워놓은 느낌이랄까.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이 아직10년도 안되었고, 챗지피티(ChatGPT)가 나온지는 3년도 되지 않았지만 그 사이에 많은 것들이 변했다. 요즘은 자고 일어나면 뭔가 새로운 AI모델(LLM)이 계속 나오고 벤치마크에서 우리가 1등을 먹었네 마네 하는 뉴스가 나온다. OpenAI의 GPT가 1등인 줄 알았는데 그 다음에 구글의 Gemini가 다시 1등을 차지하고 그 사이에 xAI의 Grok이 뭔가 1등을 차지했다는 뉴스가 나오고 이런 상황이 불과 2년 사이에 계속 일어나고 있다. 게다가 이제는 벤치마크조차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다. 벤치마크가 나올 때마다 금방 AI에게 정복되어 버리기 때문에 그에 대응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새로운 종류의 AI관련 벤치마크가 무수하게 나와있는 상태다.

이제는 진짜 레이커즈와일(Ray Kurzweil)이 말한 특이점이 시작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런 세상은 0.1%의 극소수가 만들어가고 있다. 나같은 사람은 딱히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냥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그리고 일단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가 완성되면 데이터센터 속 천재들의 나라(Country of geniuses in a data center,즉 인공지능들의 집합체)에서 24시간 풀가속으로 연구를 계속해서 인류문명을 발전시킬 테니까, 아까말한 0.1%의 전문가 마저도 필요없게 된다. 결국 이러나 저러나 인간은 놀게 될 운명이다. 그래서 나는 남들보다 좀 더 앞서서 놀기로 작정한 것 뿐이다.

뭐하고 놀지에 관한 고민은 이미 끝났다. 최대한 이것저것 다양한 경험을 해보자가 기본 컨셉이다. 여행도 자주 갈 생각이고, 게임이나 영화보기 그리고 책도 많이 읽을 생각이다. 이 중의 하나만 제대로 파고 들어도 5년이라는 시간은 순삭 가능하다. 솔직히 5년이 아니라 500년도 가능할 것 같다. 그리고 이 세상은 내가 모르는 정말 무궁무진하게 많은 분야가 있기에 잠깐씩 발만 담궈도 절대 심심할 틈이 없다.

앞으로 5년뒤인 2030년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10년도 아니고 그저 5년후를 궁금해 하다니 세상이 더더욱 빨리 변하고 있다는 것이 체감된다. 빨리 미래가 왔으면 좋겠다는 조바심이 생긴다. 놀랍고도 흥미진진한 2025년 9월의 어느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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