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년간 방안에서 숨쉬고 있었던 홈서버를 셧다운시키고, 마침내 IDC에 입주했다. 그것도 요즘 핫한 디지털오션(Digital Ocean)에다가…
지금 새 서버에서 올리는 블로그 첫 글인데 가슴이 벅차다. 이런 날이 드디어 오다니… 뭔가 새로운 시대에 들어선 느낌이랄까. 사실 내 서버를 IDC에 입주시키고 싶다는 생각은 늘 했었는데 여러 조건들이 이리저리 맞지 않아 미루다가 최근에 뛰어든 이더리움 채굴이 도화선이 되었다. 곧 다가오는 여름에 이대로 가다가는 누진세 최고등급의 전기요금 폭탄을 맞게 될 예정이라 어떻게든 빨리 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서두르게 되었다.
처음에는 내 도메인을 관리하는 GoDaddy.com에서 뭔가를 해보려고 시도했었다. 고대디에서는 각종 호스팅을 비롯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고, 도메인과 마찬가지로 가격도 꽤나 저렴했다. 기왕 같은 곳에서 하면 관리도 편하고 속도도 빠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컸다. 마침 그곳에서 클라우드서버를 30일동안 무료로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는데 뭔가 싶어 클릭한 순간 완전 신세계를 발견하였다.
‘아, 이것이 그 유명한 클라우드 서버구나…’
클라우드 서버(Cloud Server)라는 것에 대해 이름만 들어봤지 정체는 잘 모르고 있었는데 막상 사용해보니까 여러 면에서 장점이 많았다.
첫번째는, 단순한 웹호스팅과 달리 하나의 완벽한 서버처럼 작동하기 때문에 리눅스의 여러 프로그램들과 설정들을 전부 그대로 다 사용할 수 있었고, 두번째는 코로케이션이나 Dedicated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었으며, 세번째는 스냅샷(Snapshot)이라고 해서 서버에 깔린 프로그램들과 각종 설정들을 그대로 고스트 이미지 떠놓듯이 백업해 놓았다가 여차하면 되돌릴 수 있다는 점이었고, 네번째는 추후 성능 업그레이드나 회선확장을 클릭 한두번으로 매우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가격이 거의 그냥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Cloud Storage) 수준이다. 그래서 그동안 클라우드 서버를 사진이나 동영상같은 대용량 파일을 저장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비슷한 걸로 착각하고 있었다.
아무튼 신나는 마음에 sudo apt-get이랑 sudo nano /etc 를 막 쳐가면서 이것저것 세팅했는데 결국 이메일 서버(Postfix+Dovecot)에서 막혔다. 분명히 맞게 설정했는데 로그를 보면 No host to route라든가 Connection time out 같은 에러만 뜨고 메일이 발송이 안되어서 고심하다가 결국 고대디(GoDaddy) 한국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의외로 상담원이 한국말을 잘 못하는 것이었다. 번호는 02로 시작하는 서울 번호인데 아마 한국에 거주하는 분은 아닌 것 같았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결국 전화를 끊고, 장문의 영어 이메일을 쓰던 도중, 링크를 하나 발견했다.
우려했던 대로 SMTP 25번 포트가 막혀 있었다. 직접 발송은 안되고 릴레이서버를 이용해서 하루에 1000통만 보낼 수 있었는데, 그 릴레이 서버 주소가 클라우드서버 사용자에게는 보이지 않았다. 원래 IDC입주를 하려 했던 이유중의 하나가 당당히 SPF를 사용해서 내 k-june.com으로 이메일을 보낼 수 있는 고정IP주소 확보였는데, 이렇게 제한이 걸려버리면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별 수 없이 다른 서버를 물색하다가, 요즘 구글광고에 계속 뜨는 DigitalOcean을 비롯한 몇몇 호스팅 업체를 알아보았다.
알아본 결과 DigitalOcean이 제일 평이 좋았다. 역시 학교시험지도 처음 찍었던 답이 정답이듯이 처음 찾아본 디지털오션이 최선이었다. 게다가 그 회사는 이 바닥에서는 이미 꽤 유명했다. 나만 몰랐다.
데이터센터는 한국과 가까운 쪽이 속도가 빠를 것 같아 싱가포르(SGP1)를 선택했고, 아무튼 또 신나게 sudo를 눌러가면서 설정을 했다. 역시 명성에 걸맞게 Community/Tutorial 섹션에서 HowTo문서가 매우 잘 정리가 되어있었다. 원래는 세팅할 생각이 없었던 fail2ban 및 phpmyadmin의 별도 인증까지 설정했고, 결정적으로 GoDaddy에서 문제가 되었던 SMTP 25포트로 나가는 이메일 발송 제한이 없었다. 아무런 장애물 없이 모든 것을 예전서버 그대로 세팅이 가능했다. 물론 우분투14.04에서 바뀐 것들이 많아 이것저것 많이 헤맸다. 특히 Dovecot 설정파일이 더욱 세분화 되어서 설정값이 저장된 위치를 찾느라 힘들었다.
그리고 이번에 최초로 고정 공인 IPV6도 받았다. 2400:6180:0:d0::3dd:e001
이미 KT에서 각 가정마다 IPV6를 발급하는 걸로 알고 있지만, 집에서 쓰고 있는 옆그레이드 전문회사인 Iptime공유기가 여전히 IPV4만을 꿋꿋이 지원하는 바람에 IPV6를 직접 체험할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막상 IPV6를 사용해보니 큰 어려움은 없었다. 전화번호 3자리 국번에서 4자리 국번으로 바뀌는 느낌? 혹은 016에서 010으로 바뀌는 딱 그정도? 아무튼 아파치 로그에 IPV6주소가 찍히니까 신기하긴 했다. 그리고 메일로그를 보니 구글 Gmail과 내 메일서버 MX간에 IPV6를 사용해서 통신하는 것 같다.
그리고 처음 가입할때 추천인 코드를 이용하면 10달러를 받을 수 있다. 이 역시 나는 몰랐다. 그런게 있는 줄… 게다가 나한테는 무려 25달러가 들어온다. 혹시 이 글을 읽고 가입하려는 분은 여기 링크를 눌러서 가입하길 바란다. 그리고 다음번에는 자신만의 링크를 이용해서 지인들에게 추천하기를 바란다. Settings메뉴의 refferrals항목에 보면 추천링크가 있다.
아무튼 지난 5일동안 서버 마이그레이션 하느라 밤낮 고생한 결과 이제는 완벽하게 잘 작동한다. 그래서 느긋한 마음에 이렇게 맥주 한잔 마시며 글을 쓴다. 감개무량하다.
싱가폴이 지리적으로 가깝다고 해서 인터넷 회선도 가까운 건 아닙니다. 오히려 미국 서부가 다이렉트로 연결되어 있어서 더 빠를 거예요. 싱가폴은 몇차례 돌아서 갑니다.
글쎄요. 지리적으로 가깝다고 반드시 인터넷 회선이 빠르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는 거리가 서버 위치 선정에 중요한 변수입니다. 게다가 곧 개통될 세계최대 규모인 APG(Asia Pacific Gateway) 해저케이블망에 한국과 싱가포르가 연결되어 있어서, 그 기대감으로 싱가포르를 선택한 점도 컸습니다.
커뮤니티 사이트 만들려는데 커뮤니티로 돈을벌려면 트래픽 서버 용량이 커야되고 만약 에드센스로 버는것보다 서버비가 더많이나오면 적자잖아요 그래서 집에서 돌리면 조금 싸다던데 전기세만나오고 idc가 먼가요 그리고 사이트 광고수익으로 100만정도벌려면 월접속자가 100만 ㄷㄷ 정도되야하나요..?제가아는 커뮤니티는 일 1000접속자인데 운영이되는건 운영자가 사비써서 계속운영한다는건가요?
예전에는 IDC에 서버를 넣는 것 자체가 10만원이 훌쩍 넘어서 차라리 집에서 2~3만원 전기요금으로 서버를 운영하는 것이 더 저렴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클라우드서버가 생겨서 한달에 5천~1만원으로도 서버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홈서버가 반드시 저렴하다고 말하기에는 좀 애매해 졌죠. 하지만 수 테라의 대용량 하드디스크가 필요하다거나 고성능CPU가 필요하거나 할 경우에는 집에서 돌리는 것이 저렴할 수도 있습니다.
광고수익으로 한달에 100만정도 벌려면 월접속자가 100만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 수십만명은 접속해야 될겁니다. 하지만 단순 커뮤니티라면 생각보다 데이터를 별로 안먹기 때문에 홈서버 보다는 IDC가 편하고 저렴합니다. 이 블로그도 한달에 5달러짜리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광고수익은 그보다는 훨씬 많거든요. 리소스 사용량을 대충 계산해 보니 한달에 백만명이 접속해도 이 요금제 그대로 버틸수 있겠더군요. 일1000명이라면 아마도 5달러~10달러의 최저 요금제로도 충분히 운영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네요. 사진이 많거나 최적화가 잘 안되어 있으면 좀 차이날 수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