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 연안여객터미널을 지나 제주 환상 자전거길을 따라 전동휠을 타고 갔다. 사라봉 오거리 쪽으로 가기 위해 꺾은 길을 가던 중 전동휠 배터리가 급히 떨어져서 삐삐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아직 갈길은 반도 안온 것 같은데 벌써 방전이라니… 게다가 눈앞에는 오르막길이 펼쳐져 있었다. 근처에 충전할만한 카페도 없었다. 급하면 그냥 카카오택시 부를 생각을 하고 전동휠의 삐삐 소리를 무시한 채 그대로 타고 언덕길을 올라갔다.
올라가다 보니 새로운 마을이 보였다. 그리고 그곳에 ‘꽃진미 해장국’이라는 식당이 보였다. 그 옆에는 이화아파트 버스정류소가 있었다. 버스정류소에서 버스를 타고 갈까 하다가 별도의 교통수단을 최대한 이용하지 않기로 한 원래의 계획에 따라 바로 옆의 해장국 식당으로 들어갔다.
식당이름은 ‘꽃진미해장국’. 들어가자마자 충전 가능한 자리부터 찾았는데 곳곳에 전기 콘센트가 풍부하게 있었다.
메뉴는 돌솥밥이 메인이었다. 나는 그 중에서 돌솥밥육개장을 주문했다. 가격은 8천원. 어젯밤에 술을 마시지는 않았지만 뭔가 얼큰한 음식으로 해장 같은 것을 하고 싶었다.
얼큰한 국물과 밥, 그리고 후식으로 따뜻한 숭늉 한그릇 먹으니 속이 든든해지면서 몸이 나른해졌다. 전동휠만 아니었으면 한라산소주 한잔 딱 하면 좋았을 것 같다.
돌솥에 있는 누룽지는 함께 딸려온 주전자의 물을 부어서 숭늉으로 먹었다. 깔끔한 후식으로 최고다.
1시간 30분 정도를 그곳에 머물머 전동휠 충전 및 스마트폰 충전을 하다가, 해가 지기 전에 목적지인 삼양 검은모래해변에 도착하기 위해 서둘러 식당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