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내리쬘 때는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지만 흐릴 때에는 무용지물인 휴대용 태양광 충전기 Anker 21W

장기간 캠핑을 할 때에는 언제나 전기와 샤워가 고민이다. 물이나 식량은 근처 매장이나 편의점에서 구한다 해도 전기나 샤워는 전용 캠핑장이 아니면 은근히 찾기가 어렵다. 그래서 이번 제주도 한달 캠핑 여행할 때에는 휴대용 접이식 태양광 충전기 ANKER 21W를 구입해서 들고 갔다.

이미 ANKER 5 Port USB 40W가 한국에 들어오기 전부터 미국 아마존에서 앵커 제품을 구입해서 만족하며 사용했었기에 전반적으로 앵커 제품에 대해 높은 신뢰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태양광 충전기도 전혀 망설임없이 ANKER 21W 제품으로 골랐다. 그리고 시중에 나온 휴대용 태양열 충전기 중에서 출력도 가장 높았다. Anker 15W짜리 태양광 충전기도 있던데 가격 차이도 얼마 안나고 무게 차이도 얼마 안나서 그냥 21W짜리로 선택했다. 가격은 10만원.

바닷가 잔디밭 위에 텐트가 설치되어 있다.

제주 삼양 검은모래 해변. 흐리고 비오고 바람부는 날이었다.

충전속도 30mA

Ampere라는 앱을 이용해서 충전 전류를 확인해 보았다. 30mA, 즉 0.03A로 충전중이다. 사실상 의미가 없는 수치.

그리고 한달동안 제주도 해변을 돌며 태양광 충전을 시도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비가 계속 내리고 날씨가 흐린 날이 많아서 거의 쓸모가 없었다. 게다가 낮에는 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충전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대부분은 게스트 하우스나 찜질방에서 보조 배터리 2개를 완전 충전해서 버텼고, 그마저 방전되어 버리면 근처 화장실에서 충전을 하곤 했다.

나무 지붕 밑에 쳐놓은 텐트

제주 김녕 해수욕장 캠핑장. 아침에 해가 떠서 충전을 시도해 보았다.

1350mA로 충전중

아침 햇살에 충전하였는데도 1350mA, 즉 1.3A로써 거의 콘센트에 꽂은 것과 비슷한 수치가 나온다.

하지만 일단 햇살이 비치기 시작하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 그냥 전기 코드에 꽂는 거나 다름없는 충전속도를 낸다. 스펙에는 21W에 USB포트 2개이고 3A출력인데 실제 Ampere라는 안드로이드 앱으로 전류를 측정해 보니 그정도까지는 안되고 1.4A가까이 나온다. 아마 여름에 뙤약볕이 내리쬐는 날에는 2A 이상도 충분히 가능할 듯 싶다. 그리고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각도를 변경해 주어야 더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다.

보조 배터리를 넣을 수 있는 주머니가 있다.

전자저울에 475g라는 수치가 나온다

무게를 직접 측정해 보았다. 475그램.

조금만 흐려지거나 저녁 노을이 질 때 쯤이면 사실상 충전이 되지 않는다. 빨간 불은 들어오지만 실제 충전을 해보면 거의 되지 않는다. 방수가 되는 지는 모르겠지만 비를 몇번 맞아도 고장없이 잘 작동했다. 접어서 찍찍이로 고정하는 방식이라 휴대하기도 편하고 걸어 놓을 수 있는 구멍도 있어서 거치하기에도 편하다. 무게도 실제로 측정해보니 475g으로서 스펙의 417g과는 차이가 있었지만, 태블릿 하나 정도의 무게라고 생각하면 그럭저럭 휴대할 만 하다. 아주 약간의 탄력성이 있어서 휘어지기는 하지만 형체가 고정된 딱딱한 플라스틱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낫다.

잔디밭 위에 펼쳐져 있는 태양광 충전기

이 정도의 흐린 날에는 의미없다. 충전 안된다.

아무튼 이 제품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급할 때에는 매우 요긴하지만, 이 태양광 충전기만 믿고 여행을 떠나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 다음번 캠핑때에도 다시 가져가겠느냐라고 묻는다면 나는 당연히 또 가져갈 것이다. 여행하려는 목적지의 날씨에 따라 편차가 큰 제품이긴 하지만, 여행도중 스마트폰 배터리가 3% 남았을 때 쯤이면 이 제품이 간절히 생각날 것 같다. 허허벌판 대자연 속을 헤매다가 문득 햇볕이 내리쬐면 하늘에서 전기 콘센트 하나 내려오는 것이 마치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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