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돌아다니다가 한 동영상에서 이상한 컨셉의 게임을 발견했다. 내용인즉, 잘나가는 능력녀 여친에게 빌붙어 사는 것이 게임의 목표인데, 뭔가 찌질한 재미가 있을 것 같아 호기심으로 플레이스토어에서 게임 설치를 하고 실행을 했다.
이 게임의 이름은 ‘최고의 빈대생활’. 주인공 남자는 대학 졸업 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여자친구집에서 얹혀 사는데, 백수처럼 빈둥거리며 지내고 있는 남자친구를 못마땅하게 여긴 여자친구 아버님이 노발대발하자, 그 압박에 못이겨 뭔가 사람구실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되면서 이 게임은 시작된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들을 하면서 보상을 받고 레벨업을 하는 것이 이 게임의 목표이자 진행 방식이다.
처음에는 가벼운 집안 일부터 시작하며 여자친구와 그녀의 아버님으로부터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한다. 세탁도 하고, 요리도 하고, 꽃다발 선물도 하며 인간구실을 한다. 그러면 그 보상으로 여자친구에게서 일정주기로 용돈을 받고 그 돈으로 더 상위의 일을 해서 레벨을 높여가는 방식이다.
도중에 여자친구 아버지를 만날 때도 있다. 그러면 가지고 있는 모든 돈을 몰수 당한다. 이건 복불복이라 어떻게 피할 수가 없다. 그녀의 아버지를 만날 확률이 있는 경우에는 미리 소지금을 최대한 탕진해 놓아야 한다.
처음에는 뭔가 상식적이고 일상적인 일들을 하며 렙업하는데 점점 레벨이 높아질수록 내용은 산으로 간다. 나중에 되면 여자친구와 로켓을 타고 우주 여행도 가고, 화성으로 이주(테라포밍)하기도 하며, 시간 여행도 하고, 목성 관광도 한다. 그리고 처음에는 초당 수십원의 용돈을 주던 여자친구가 나중에는 씀씀이가 커지더니 지금은 초당 250억원씩을 주고 있다. 하루에 2160조원. 1년 연봉 78경8천조원인 셈이다. 뭔가 한단계씩 레벨을 거칠 때마다 돈이 기하급수적으로 급격하게 불어나는 재미가 이 게임의 묘미랄까.
게임 그래픽도 그렇고 말투도 그렇고 일본 게임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플레이스토어 정보를 보니 역시 일본 게임이다. 일본어 제목은 超ヒモ理論(초끈이론?)이다. 아무튼 기발하다고 해야 할지 황당하다고 해야 할지 알 수가 없는 그런 게임.
혼자서 가볍게 즐기는 캐쥬얼 게임이고, 총 플레이 시간도 그렇게 길지 않다. 슬금슬금 느긋하게 해도 일주일 이내면 끝판까지 갈 수 있다. 특이한 모바일 게임 찾는 사람들에게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