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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여자가 담배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았는데,
나와 상관없다고 대답하면,여자친구나 여동생이 피는 것은 어떠냐는 질문을 연달아 받곤 했다.
얼마전 우연히 그에 대해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이제는 블로그라는 도구도 있겠다 싶어
나의 생각을 정리해 둬야 될 것 같아서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누가 질문하면 간단히 이곳으로 링크걸어서 해결하려고 말이다.
이글은 2005년 12월 현재의 생각이며 차후 바뀔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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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인도에 혼자 살지 않는한,
사회를 이루게 되고 그 사회속에서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일정한 이미지에 의해 지배를 받는다.
그리고 그러한 이미지라는 것은 한번 형성되면 쉽게 바뀌지 않는다.
여성흡연은 고용,육아 등의 생존문제가 아닌 일종의 기호품으로써
이미지에 의해 지배된다고 본다.
즉 남자가 장발을 하는 것과 비슷한 문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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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들여온지 얼마되지 않은 담배라는 것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여자에게만 금기시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지금 2005년 현재 그러한 금기가 존재한다는 것은 확실하다.
[담배곽의 경고문구:흡연은 폐암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며, 특히 임신부와 청소년의 건강에 해롭습니다.]
담배곽에는 분명 ‘임신부와 청소년’에게 특히 해롭다고만 되어 있을뿐,성별에 따른 제한은 없으며,
법 조항에도 없다.단지 연령과 장소에 따른 제한만 있을 뿐이다.
여성흡연의 금기시의 정도가 남자의 장발보다는 크고,남자가 미니스커트를 입는 것 보다는 작다고 여겨진다.
즉,장발한 남자< 담배피는 여자<미니스커트입은 남자 정도 되는 것이다.
남자가 머리를 2m씩 기르든,여자가 담배를 피든,남자가 미니스커트를 입든 사실 문제되는 것은 없다.
(3번째는 풍기문란으로 경범죄쯤에 해당될것 같기도 하지만 잘 모르겠다.)
그것은 개인의 자유이며 누구든 간섭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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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사회적 통념’쯤 되는 이미지라는 것에는 상당한 태클을 받는다.
이게 매우 효과적인 것이어서,
70세의 노인이 아무리 춤을 좋아해도 나이트클럽에 못가게 만들고(이 경우 ‘주책’이라는 금기어가 따라다닌다.)
또한 간호학과의 남학생 비율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왜냐면 나이트클럽은 젊은 사람들이 가는 곳이며 간호학과는 여학생이 가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이미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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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이미지라는 것이 자신에게 불리하다면 그 판세를 뒤엎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인종차별 철폐운동이며,때로는 전쟁도 불사해가며 많은 사람이 죽기도 한다.
또한 취업시 지방대의 차별을 받지 않기 위해 열심히 실력을 쌓기도 하며,
심지어 핸드폰 통신사 마저 이미지가 형성되어 있어,서로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치열한 광고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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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이미지를 변화시켜서 얻는 것이 없다면?
담배가 남녀노소 누구나 필수 있는 온가족의 따뜻한 온정이 오고가는 기호품이 된다면?
식사후 온가족이 둘러앉아 서로 불을 붙여주며 정답게 담배를 피워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된다면?
이미 사회적으로 그런 이미지가 굳어져 버렸다면 어쩔수 없다.온가족 오손도손 폐가 썩는 수밖에…
하지만 현재 금기시되어 있는 사회의 통념을 깨어가면서까지 담배를 피워야 할만큼 담배가 유익하지 않다.
싸워서 얻을 수 있는 게 없다면 굳이 싸워햐 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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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되고,여자는 안된다는 것에 불합리한 면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대상에 담배까지 포함시키기에는 잃는 것이 너무 많다.
그대신 고용의 불평등이나 육아환경개선등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 나을듯 하다.
70년대 남자의 장발단속에 항의하는 시위처럼
여성흡연이 자유의 상징이 될지라도
여자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그 사람의 건강이 안타깝다.
담배는 누구에게나 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