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골판지 같은 재질로 된 구글 카드보드 가지고 2년 가까이 잘 가지고 놀았다. 하지만 내구성이 너무 낮아서 좀 튼튼한 걸로 하나 장만하려고 계속 생각만 하다가 얼마전에 폭풍마경XD를 샀다.
폭풍마경을 산 이유는 그냥 많이 들어본 이름이어서였다. VR Box라든가 그 외 구글 카드보드 호환 VR기기들이 엄청 많겠지만 폭풍이라는 이름 자체가 임팩트가 있어서인지 폭풍마경이 기억에 잘 남았다.
아무튼 1만3천원 정도 주고 샀다. 폭풍마경 시리즈가 여러 개가 있던데 그냥 가장 최신 제품이고 또한 가격도 가장 저렴한 폭풍마경XD로 구매했다.
그리고 각종 VR어플들을 설치하고 드디어 사용해 보았다. 착용감 자체는 나쁘지 않았는데, 내 스마트폰(갤럭시S7)을 삽입하려니 불편했다. 손으로 힘을 꽉 줘서 입구를 벌린 다음에 스마폰을 끼워야 하는 방식인데, 골판지에 적당히 넣어서 뚜껑을 덮었던 예전 방식보다 오히려 불편했다.
그리고 원래 오리지날 구글 카드보드에 있던 자석으로 된 스위치가 없었다. 요즘 VR어플들은 그냥 오래 쳐다보기만 해도 메뉴선택이 되는 경우가 많긴 하던데, 그래도 있다가 없으니 조금 불편하다. 차라리 돈 좀 더주고 리모콘이 있는 걸로 살 껄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리모컨이 폭풍마경 전용 앱에서만 작동된다고 해서 추가로 구입하기에는 애매하다.
머리 위쪽에도 고정되는 고무끈이 있어서 무거운 스마트폰도 거치할 수 있고, 좌우 눈 간격 조절 버튼이 있어서 초점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은 좋다. 좌우간격 조절 하나만으로 눈이 매우 편안해 졌다. VR기기 사용할때 약간 어지럽고 울렁거리는 증상이 좌우 초점이 안 맞아서 그런 것이었다.
아무튼 그럭저럭 부담 없이 쓸만하긴 하지만 약간 아쉬운 VR기기다. 샤오미VR을 살 껄 하는 생각도 든다. 일단은 구글 ‘데이드림 뷰’가 국내에 정식으로 나올 때 까지는 이 폭풍마경XD로 VR라이프를 버텨보려 한다. 그리고 자금에 여유가 생기면 바로 PS VR이나 HTC VIVE를 구입할 생각이다. 만원짜리 구글 카드보드 계열 VR기기도 이렇게 신세계인데 백만원짜리는 과연 어떨지 상상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