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가지 문제가 있던 어제와는 달리 오늘의 미션은 성공적으로 일찍 끝나서 근처 가까운 곳 아무 곳에나 가서 바람이나 쐬며 상황을 모니터링 하기로 하였다.
마침 나카노구청 옆에 넓은 광장 같은 것이 있었다. 이름은 中野四季 の森公園라고 되어 있었고 나카노(中野)라는 글자와 공원(公園)이라는 글자로 봐서 나카노에 있는 무슨 공원인 것 같았고 아는 정보는 전혀 없이 일단 가보기로 했다.
아무튼 나카노 브로드웨이 건물에서 나와서 선플라자 호텔을 지나 나카노구청 옆에 있는 나카노 센트럴파크 쪽으로 걸어갔다.
5월의 마지막 주말, 미세먼지 없는 도쿄의 하늘은 무척 맑았고 선선한 바람도 불어서 야외 나들이 하기에 정말 좋은 날씨였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운동장만한 잔디밭이 펼쳐져 있었다. 이곳의 이름이 센트럴 파크 인 것 같지만 지도에는 그냥 시키노모리 공원이라고 되어 있었다. 나카노 구청 옆에 있다 보니 서울시청 앞에 있는 서울광장과 비슷한 컨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푸른 잔디밭 위에서 도쿄 시민들이 평화로운 주말을 보내고 있었다.
시간은 오후1시. 조용히 하늘을 바라보며 식사를 하는 노인들과 이리저리 뛰어노는 아이들과 그 옆에 서서 지켜보고 있는 엄마아빠들과 잔디밭에 둘러앉아 맥주를 마시는 청춘남녀들이 한데 어우려져 평화롭고 행복해 보이는 풍경들이 펼쳐졌다. 한쪽 편에서는 바베큐 파티도 벌어지고 있었다.
우리는 한편으로는 펑화로운 그 풍경을 만끽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스마트폰 화면과 노트북 화면 너머의 정신없는 세계를 모니터링 하였다.
얼마 전에 80년대 일본 코카콜라 광고를 보며 부러워한 적이 있었는데 그 광경들이 2017년에도 그대로 펼쳐져 있는 느낌이랄까. 내가 느낀 도쿄 나카노의 시키노모리 공원은 그런 곳이었다. 일산호수공원과도 약간 비슷한 느낌이었다. 커플들만 빼면 말이다.
아무튼 그곳에서 맥주한잔 마시면서 멍때리고 있으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음기회에 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모니터링 하던 것이 상황이 다급해져서 결국 1시간만에 자리를 떠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