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을 지켜보기 위해 경상대학교 내에 있는 경남 지역암센터에 왔다.

친척 단톡방에서 이모가 위독하다는 글이 올라왔다. 그리고 가족과 친척들을 보고 싶어하고 있으며 임종방으로 병실을 옮겼다고 하였다. 그래서 급히 진주로 출발했다.

목적지는 지역암센터인데 검색해보니 경상대학교 안에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일단 7호선 고속터미널역에서 동생과 만나서 같이 내려가기로 했다.

고속터미널 경부선 제1매표소에서 진주행 우등버스 표를 구입했다. 가격은 23000원. 진주까지는 3시간30분 가량 걸린다고 했다. 18시40분에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을 출발했는데 진주 고속터미널에 도착하니 밤10시가 조금 넘는 시간이 되었다.

이미 늦은 밤이었고 진주시내 대중교통 정보도 몰라서 그냥 택시를 타야 하나 고민했는데, 찾아보니 걸어서 10분 내의 거리에 경상대학교 칠암캠퍼스가 있고 그 안에 지역암센터가 위치해 있었다. 또한 바로 옆 건물에는 경상대학교 병원과 장례식장, 관절염센터도 같이 있었다.

경남지역 암센터의 모습. 주위에는 각종 의료기관들이 밀집해 있었다.

아무튼 암센터에 도착해서 임종실을 찾았으나 별도의 임종실은 없다고 하였고, 면회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지금 들어가도 되는지 망설여 졌다. 하지만 이제 곧 세상을 떠날지도 모르는 일이라 살아생전에 얼굴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단 무작정 들어갔다. 안되면 근처에서 적당히 기다렸다가 시간에 맞춰서 다시 들어가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다행이도 중간에 다른 친척분을 만나서 같이 따라 들어가게 되었다.

임종방에 들어가니 다른 친척분들이 이미 도착해서 마지막 임종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모는 눈도 깜빡이지 않은 채 허공을 바라보며 거친 숨을 쉬고 있었다. 내가 다가가도 나를 알아보는 것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었다.

다른 친척분께서는 이모가 평소 듣고 싶어하던 ‘향수’라는 음악을 유튜브에서 찾아서 들려주시며 편안하게 마지막 길을 떠날 수 있도록 하였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로 시작하는 정지용 시인의 시를 노래로 부른 유명한 노래다.

늦은밤이었고 병실은 매우 조용하였다.

시간은 어느덧 깊은 새벽이 되었고 이모는 계속 거친 숨을 쉬고 계셨다. 숨이 멎었나 싶다가도 잠시 후 다시 큰 호흡을 하곤 하였다. 중간에 간호사가 들어와서 혈압을 측정했는데 정상 혈압이라고 하였다.

임종방 바로 옆의 가족 대기실에는 다른 친척분들이 주무시느라 가득찼기에 나는 그냥 병원 1층 로비로 내려와서 적당히 한 구석에서 눈을 붙였다.

병원안은 너무 조용하여 걷는 소리를 내는 것조차 미안해서 밖으로 나와서 벤치에 계속 앉아 있었다.

아침에 동생한테 카톡이 왔다. 이모가 지금 말을 할 수 있으니 빨리 올라오라는 내용이었다. 어쩌면 마지막 의식이 있는 순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급히 올라갔다.

그르렁 숨쉬는 소리를 내며 오늘밤을 넘기기 힘들 것 같아 보였던 이모는 다음날 아침이 되자 정신이 잠깐 돌아오며 눈도 깜빡이고 팔도 움직였고 간단한 말도 할 수 있었다.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인 진주발 서울행 고속버스 시간표. 첫차는 04시40분이고 막차는 24시다. 거의 3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마지막을 곁에 함께하겠다는 생각으로 오후까지 가족방에서 쉬며 대기하고 있었으나 상황이 더 악화되지는 않았다. 간호사의 말에 따르면, 사람마다 임종의 시간은 다르고 길게는 2주가량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일단 서울로 복귀했다.

어쩌면 생의 마지막 순간에 미처 만나지 못한 누군가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는 내 삶의 마지막 순간에 누가 생각날까? 그리고 무엇이 생각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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