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어찌하다 보니 필리핀 전통 음식인 발룻(Balut)을 먹게 되었다. 발룻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여러번 듣긴 했지만, 이야기만 듣고 실제 사진은 보지 못했다.
필리핀 세부에서 있었던 국제모임 행사가 끝나고 뒷풀이로 파티(갈라디너)가 열렸는데, 그 자리에서 필리핀 친구들이랑 술자리에서 함께 음주가무를 즐기다가, 어찌하다보니 결국 그 유명한 발룻을 먹어보게 되었다.
사실 옆에 있던 한국인 ㅈ가 나에게 먹였다. 그리고 어두워서 비주얼은 전혀 확인하지 못했다.
아무튼 발룻을 생애 처음 먹어 본 느낌은 그냥 적당히 익은 계란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훨씬 더 부드러웠다. 중간에 계속 먹다 보니 뭔가 생선뼈 같은 것이 씹히기는 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부드러운 계란 반숙 같은 느낌이었고 고소한 맛이었다.
원래는 오리알 이라고 하는데 실제 먹어보니 달걀 맛이었다. 사실 오리알은 안먹어봐서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 메추리알 맛을 생각하면 새알은 다 비슷한 맛인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모르고 먹는다면 정말 맛있게 먹을 것 같기도 한데, 한국에 돌아와서 필리핀 발룻에 대해 이미지 검색을 하니… 오, 이럴수가!
역시 시각과 미각은 다르다. 그냥 눈은 잊고 입과 혀만 기억하며 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