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한달살기가 끝나고 방콕에서 시간을 보내던 중, 마침 비즈니스 차 태국을 방문한 지인과 합류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지인과 같이 동행했던 태국 현지인의 추천을 받아서, 머물던 호텔 바로 옆 반얀트리 호텔 꼭대기에 있는 루프탑 바에 가기로 했다. 그곳이 매우 유명하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이름은 버티코&문바(Vertigo and Moon Bar). 나중에 이름이 버티고 투(Vergito TOO)로 바뀌었다. 아무튼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반바지 차림이라고 입장거부를 당했다. 드레스 코드 같은 것이 있는 줄 몰랐다.
예전에도 싱가포르 국제행사 뒷풀이에서 반바지 차림으로 클럽에 들어 가려다 입장 금지 당해서 주위의 지인들에게 민폐를 끼친 기억이 나서, 이 곳 루프탑 바도 그냥 패스할까 고민했지만, 마침 태국 사원 입장용으로 긴바지를 챙겨온 것이 생각나서 결국 다음날 복장을 갖춰입고 다시 입장을 하게 되었다.
반얀트리 호텔 로비를 따라 이리저리 움직여서 마침내 꼭대기에 있는 루프탑 바에 도착했다. 사실 아무것도 모르고 왔기에 별 기대가 없었는데 막상 와보니 와우 대박!!
방콕 시내의 야경이 쫙 펼쳐진 것이 정말 이곳이 신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도 무더위가 끝나가는 10월 말인데다 저녁이라 그런지 기온도 선선하고 또한 바람까지 적당히 불어서 매우 상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리고 클럽 음악같은 경쾌한 음악이 적당히 흘러나오고 있었다. 마치 하늘 위의 다른 세상 같았다.
아무튼 그곳에서 적당히 위스키를 주문했다. 가격은 대체로 한잔(60ml)에 300~400바트 정도였고, 비싼 것은 1500바트가 넘는 것도 있었다. 그리고 거기다가 10% 봉사료와 세금이 붙는다. 한국 돈으로 1만5천원에서 5만원 정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인생은 아름답다며 같이 축배를 들었다. 그 친구도 이번 비즈니스 미팅 결과가 좋을 것 같다고 했고, 나 역시 인생의 달콤함을 마음껏 누리고 있는 중이었으니까. 서로의 인생 승리를 자축하는 바로 그런 기분이었다.
멋진 야경을 배경으로 뭔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무슨 대화를 나누어도 이런 곳에서는 즐거울 수 밖에 없을 것 같았다. 아마도 태국어 반, 영어 반 이렇게 들렸던 것 같다.
야경 사진을 폰으로 찍고 보니 그냥 밍숭생숭했다. 이렇게 멋진 야경을 사진으로 담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으로 동영상으로도 찍어 보았다. 가져간 짐벌을 들고 말이다.
아무튼 이곳 방콕 ‘버티고앤문바’를 계기로 이제부터 여행시에는 루프탑바를 꼭 들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노을지는 강가에서 맥주를 마시는 것, 라이브클럽에 들러 라이브공연 음악을 듣는 것, 방문한 도시의 이름이 새겨진 시티컵을 구입하는 것 말고도 이제 루프탑 바에서 그 도시의 야경을 구경하는 것도 여행지에서 꼭 해야 하는 루틴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전세계 루프탑바 도장깨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2017년 10월 31일 밤, 태국 방콕에서의 이야기다.
전 비가 와서 같은 건물의 다른 바를 갔었어요 ㅠ http://jino.me/3057
좋은 정보 감사.ㅎㅎ
추억 돋는군.
덕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