삥강(Ping River) 근처 글러 치앙마이(Glur Chiang Mai)에서 이제 님만해민 지역으로 옮기기로 했다. 거리는 4km쯤 되었는데 배낭만 메고 있다면 걸어가 볼만도 했지만 캐리어가 있어서 교통수단을 사용해야 했다.
치앙마이에 온 지 2주일이 되었지만 그동안 교통수단은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장소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택시(뚝뚝) 뿐만 아니라 썽태우 운전기사의 끊임없는 호객행위에 항상 거절만 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늘상 길거리에서 구경만 하던 빨간색 썽태우를 타볼 수 있게 되어 매우 설레었다. 마치 놀이기구 처음 타보는 어린이 마냥 말이다.
치앙마이 시내에 버스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버스 뿐만 아니라 버스 정류소도 좀 처럼 구경하기가 힘들다. 빨간색 썽태우가 사실상 대중교통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버스와 택시의 중간 정도 되는 느낌이랄까. 목적지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아서 출발하는 카풀이나 택시 합승같다고 할 수 있다.
철다리(Iron River) 입구에 항상 대기하고 있던 썽태우로 다가가 님만해민으로 가겠다고 하니 60바트를 달라고 했다. 지금 당장 출발할 생각은 아니었기에 나중에 타겠다고 했는데, 두어시간 후에 짐을 싸서 다시 왔더니 그 사이 다른 손님들은 다 출발해 버리고 혼자 남았기에 무려 100바트를 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60바트를 줄테니 다른 손님들이 올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지금 당장 출발하겠다며 80바트를 달라고 했다. 그래서 그냥 콜하고 썽태우에 올라탔다. 어차피 택시탄 거나 마찬가지인 셈이니 좀 더 저렴하게 택시를 탔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서 썽태우 처음 탄 기념으로 동영상을 찍었다. 그리고 3축 짐벌 테스트도 해보고 싶었다.
사실 썽태우의 승차감은 군대에서 5/4톤 트럭을 탈 때와 똑같았다. 크기도 비슷하고 구조도 비슷하다. 하지만 나는 바깥 경치도 구경하면서 관광이라고 생각하니 매우 즐겁게 탔다. 이것이 바로 일체유심조의 미덕 아니겠는가.
마침 학교가 끝나는 시간인지 길거리에 교복입은 학생들이 많았고, 그 중 한 여학생이 같이 합승하려고 운전기사에게 뭐라뭐라 했는데 아마 방향이 안맞았던 것 같다.
결국 오롯이 전세낸 기분으로 썽태우를 혼자 타고 님만해민까지 왔다. 썽태우 체험기는 여기까지 쓴다. 이제부터는 님만해민에서의 삶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