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페게이트 쪽에 있을 때에는 타페게이트 앞 광장 뿐만 아니라 삥강을 따라서도 여기저기 혼술할 수 있는 포인트가 많았는데 여기 님만해민은 좀처럼 그런 곳을 찾기 어려웠다.
물론 길거리에 즐비한 전통 태국 음식점에서 음식하나 시켜놓고 편의점 맥주를 마시게 해주기는 했지만 난 한강 뚝섬공원이나 광안리 해변처럼 아무 제한없이 한참동안 혼자 조용히 편하게 마실 수 있는 곳을 원했다.
처음에는 테스코 옆에 있는 방콕은행 앞 계단에서 주로 마셨다. 하지만 불편했다. 노숙자 느낌이 물씬 난다.
결국 며칠 만에 님만해민에서 최적의 혼술 장소를 찾게 되었다.님만해민 메인도로에서 Nimmanhaemin Road Soi 13으로 조금만 들어오면 위치해 있다.
바로 옆에는 RAW라는 한국식 치킨을 파는 곳이 있고 이곳 테이블은 가게 소속인 것 같지만 맞은편 야외 테이블은 공용 테이블인 것 같았다.
그래서 이곳에서 요즘 자주 마시고 있다. 뭔가 야외 레스토랑 느낌도 나고 좋다. 그리고 바로 옆에 화장실도 있다. 위에 가림막이 있어서 비올 때도 마실 수 있다. 혼술 장소로서는 최적인 셈이다.
바로 앞 피자집에서 종업원이 테이블에 서빙을 하는 것 같기도 한데, 한참동안 가만히 있어도 아무 말도 안했다.
문득 낯익은 멜로디가 들렸다. ‘너를 사랑하고도’라는 한국 노래를 기타로 연주한 곡이었다. 조용히 혼자 혼술하는 이 순간, 극도로 행복하다. 내가 진짜 치앙마이에 살고 있다는 실감이 난다. 그래서 이 순간을 간직하기 위해 동영상으로도 찍었다.
문득 비가 내렸다. 오, 빗소리와 함께 듣는 음악이라니…마치 극락에 온 기분이 든다.
인생은 아름답다. 역시 태어나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