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무척 더워서 에어컨 있는 곳으로 피서를 가기로 했다. 마침 참치회가 무척 먹고 싶어서 찾아보니 옆동네 연산동에 혼참치라는 참치전문점이 있었다.
그래서 오늘은 광안리 대신에 연산동에서 여름밤을 보내기로 했다. 마침 근처에 커피숍들이 매우 많았고 KT멤버쉽 포인트로 사이즈업이 되는 스타벅스에서 적당히 시간을 보냈다.
카페에서 노트북을 켜고 원래는 텐서플로우(TensorFlow)에 대해 연구하려고 했는데 하다보니 딴데로 새어서 유튜브에 Pope Kim이라는 분의 동영상을 열심히 보느라 시간이 꽤 흘렀다.
아무튼 시간에 맞춰 혼참치에 들어갔다. 원래도 유명한 곳 같아 보이지만 금요일 저녁이라 더더욱 사람들이 붐볐다. 규모도 꽤 커 보였다.
나는 다찌라 부르는 1인용 테이블에 앉았다. 메뉴는 늘 그렇듯이 스페셜로 주문했는데 그 스페셜이 의외로 이곳에서는 가장 저렴한 메뉴였다. 3만원.
아무튼 밑반찬 구성도 풍부하고 가성비도 뛰어나고 좋았다. 그래서 늘 그렇듯이 신나는 마음으로 매우 많이 먹었다.
원래 참치집에서 몇번 리필하다 보면 밥이라든가 면 종류의 메뉴가 나오면서 서서히 끝나가는 느낌을 준다. 일종의 디저트이자 무언의 압박인 셈이다. 이곳에서도 서너번쯤 리필하니 다른 메뉴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참치킬러인 나에게는 보통 그럴 때 이제 50%쯤 배가 부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그냥 디저트는 그대로 두고 계속 리필해서 먹었다.
결국 이곳은 완전한 무한리필이 아니라며 더이상 리필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전해왔다. 사실 연어 무한리필 가게와 참치 무한리필 가게에서 종종 겪는 일이다. 가게 입장에서는 단가를 맞춰야 하는 부분이니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래서 눈치 안보고 먹으려고 상위메뉴인 스페셜로 시켰던 것인데 이곳은 스페셜이 일반 가격이고 제일 저렴한 메뉴라서 나름 싸다고 생각하며 그냥 스페셜로 시켰던 것이 문제였다.
아무튼 실장 메뉴로 업그레이드 하는 걸로 쇼부를 봤다. 다른 참치집의 실장 메뉴는 직원분이 직접 와서 눈물주를 따라주기도 해서 조용히 혼자 먹으려는 나에게는 살짝 부담스러워서 보통은 잘 선택하지 않는다. 그래도 어찌됐든 추가요금을 내고 참치를 원없이 먹는 편이 나로서도 더 마음편하고 좋았다.
총 가격은 술 포함해서 5만6천원이 나왔다. 실장스페셜이 4만원이고 1만6천원은 소주,맥주 값이다. 서울에서 혼자 스페셜을 먹을 때와 비슷한 가격이었다. 고로 다른 참치집의 일반 메뉴가 이곳에는 스페셜이고 다른 곳의 스페셜이 이곳의 실장스페셜인 셈이다.
아무튼 가는 참치 전문점마다 참치를 거덜내서 참치집 사장님께 죄송하고 참치한테도 미안할 뿐이다. 사실 이 글은 전국 참치투어가 아니라 참치 망명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