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과의 거리가 먼 인천 공항과는 달리, 태국 치앙마이 국제공항에서 시내까지의 거리는 지도상으로 보니 매우 가까웠다.
무슨 말이냐면 공항 활주로 한쪽 끝에서 반대쪽 끝까지 거리보다 공항 입구에서 치앙마이 시내까지의 거리가 가깝다는 뜻이다.
검색해보면 걸어갈 수도 있다는 글도 있었고, 마침 환전한 돈도 없었기에 원래는 그냥 걸어갈 생각이었다. 숙소와의 거리는 4km정도 되었고 넉넉잡아 1시간 정도면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경치도 구경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공항에 내려서 수하물을 찾았는데 캐리어 바퀴 부분이 파손되어 있어서 멀리까지 걸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밖에는 비마저 내리고 있었다.
이리저리 고민하다가 그냥 택시를 타기로 했다. 마침 인천공항에서 매입한 1000바트가 있었다. 비싸게 줬긴 했지만 이럴 때 유용하게 쓰려고 했던 것이다. 아무튼 택시 요금은 혼자일 경우 150바트이고 2~3명이면 250바트다. 각각 5천원,8천5백원 수준인데 서울역에서 인천공항까지 공항철도 요금이 4150원인 것을 생각하면 그렇게 비싸게 느껴지지는 않았다.(며칠 뒤 태국에 체류하면서 생각해보니 꽤 높은 금액이었다. 그 돈이면 호화로운 식사를 할 수 있다)
아무튼 저 TAXI METER앞에서 목적지를 말하면 되는데, 처음에는 안내하시는 분이 나한테 자꾸 중국말로 이야기하다가 마지막에 밍쯔(名字)라고 이야기 하길래 내 이름을 물어보는 것인가 싶어 대답했더니 자꾸 또 뭐라고 이야기했다. 알고 보니 호텔 이름을 물어보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냥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호텔 이름(나의 경우 TaPae Place)을 말했다.
그러면 종이 같은 것을 주는데 그냥 그 자리에서 계속 기다리고 있으면 된다. 몇분 후에 종이에 있는 번호를 부르며 택시기사가 왔다고 알려준다. 그때 밖으로 나가서 택시를 타면 된다. 택시 요금은 최종 목적지에 도착한 뒤에 지불한다.
숙소에 도착하고 보니 택시를 타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내가 머물 숙소는 절대 캐리어를 끌고 걸어갈 수 있는 거리는 아니었다.
이렇게 태국 치앙마이 한달살기는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