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고즈넉한 바에서 조용히 혼자 한잔 마시고 싶을 때가 있다. 특히나 아름다운 금요일 밤이면 말이다. 우연한 기회에 지인의 초대를 받아 그러한 바에 가게 되었다. 장소는 일산 웨스턴돔에 있는 bliss. 바로 옆에 일산호수공원이 있고, 지하철 정발산역에서도 걸어서 5분거리였다.
웨스턴돔 길가 1층에 위치하고 있어서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낮에는 카페이고, 저녁이 되면 재즈바로 바뀌는 곳. 내가 갔을 때에는 밤10시라서 이미 조용한 재즈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내부는 분위기 있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물씬 나는 곳이었다. 바에 앉아서 바텐더랑 이야기도 하고 인생 썰도 풀고 하기에 좋은 곳이었지만 우리는 4명이 함께 왔기에 안쪽의 테이블에 앉아 우리끼리 썰을 풀기로 했다.
그리고 토마틴(TOMATIN) 12년산 싱글몰트 한병 땄다. 왜냐하면 아름다운 금요일 밤이니까… 안주는 뭘로 할까 고민하다가, 이미 저녁식사도 했기에 배도 부르고 해서 과일 안주를 선택했다. 역시 위스키 안주는 과일이 깔끔하고 좋다.
지난 달에는 같이 파주 원과호펜션에 갔었는데, 이번 달에는 이렇게 색다른 일산 위스키바에서 또 만나서 즐거운 추억을 함께 쌓게 되었다. 역시 인생은 넘나 아름다운 것.
아무튼 이야기하다보니 입이 심심해서 또 까나페도 주문을 했다. 그리고 흠칫 놀랐다. 엄청난 고퀄이었기에… 다음번에 올 때에는 무조건 카나페부터 주문해야겠다. 이곳의 위스키안주는 카나페인걸로.
술에 취하고, 분위기에 취하고, 음악에 취하며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시간은 야심하여 막차 시각은 오래전에 늦었고, 또 이렇게 금요일밤을 보내기에는 아쉬워서 근처에서 새벽까지 더 마셨다.
5월의 어느 금요일밤은 일산의 조용한 바에서 그렇게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