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집 짜장면 그릇 회수 하는거 이제 그만둘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거의 모든 음식이 배달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치킨, 피자, 족발, 보쌈, 짜장면, 탕수육, 광어회, 찜닭, 초밥,뷔페 등등…  웬만한 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은 전화 한통이면 배달되는 세상이다. 아니, 사실 요즘은 전화도 잘 안한다.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같은 스마트폰앱을 이용하면 메뉴선택,주문,결제까지 손가락 몇번 누르면 순식간에 끝나는 시대다.

하지만 배달음식을 시키다 보면 항상 느끼는 것인데 중국집 음식은 여전히 그릇을 회수해 간다. 왜 그럴까? 왜 중국집은 그릇을 다시 가져가는가? 짜장면 그릇 가격이 그렇게 비싼가?

내 기억이 맞다면, 이 땅의 배달문화의 선두주자인 중국집들은 이미 오래전에 포장 배달 시스템을 시도했었다. 그것도 25년 전인 1990년대 초반에 말이다.  하지만 자원절약을 이유로 정부에서 갑자기 1회용 용기 사용을 제한했다. 그래서 한 때 잠시 1회용 그릇에 배달되어 왔던 짜장면이 한번 철퇴를 맞은 이후로는 다시 그릇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돌아갔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그 이후로 법률이나 제도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2016년 현재 그릇을 다시 가져 가는 것은 중국집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피자,치킨,족발,광어 전부 1회용 종이 용기나 스티로폼에 담아서 포장 및 배달을 하고 있다.

아무튼 지금은 1990년대에 비해 기름값도 오르고, 인건비도 올라서 배달하는 비용도 올랐을 것이고, 매장 임대 비용도 올랐을 것이다. 피자 배달의 경우에는 매장에서 먹는 것보다 배달하는 것이 더 비용이 저렴하다는 기사도 보았다.

잡설이 길었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아래 사진 한장 때문이다.

먹고 남은 그릇위에 신문지가 덮혀 있고, 주위에 비둘기가 서성이고 있다.

비둘기 세마리가 중국집 그릇 주위를 돌면서 잔반을 먹고 있다.

비둘기 세마리가 적당히 모여서 밖에 내놓은 그릇의 남은 음식들을 먹고 있다. 한때는 평화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유해동물로 지정된 비둘기. 그들은 이렇게 취객의 토사물과 중국집 그릇 잔반으로 연명하며 이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말년의 비둘기 지옥 이라는 웹툰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다.

짜장면 그릇은 이미 단순히 음식을 담는 용기가 아니라 정말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아기 똥기저귀를 버리는 쓰레기 봉투이기도 하고, 담배꽁초를 버리는 재떨이 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제는 비둘기 모이 그릇으로도 쓰인다.

중국집 짜장면 그릇 회수하는 짓은 이제 그만할 때가 되었다. 사실 진작에 그만두었어야 했다. 자원절약이라는 취지는 좋았지만 세상이 변했다. 근검절약을 강조하며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던 시대는 갔다. 전기 누진세(누진제도)도 엄청나게 욕먹는 시대다. 게다가 지난 수십년간 인건비, 오토바이 기름값, 설거지하는 물값도 만만찮게 올랐다.

피자나 족발처럼 짜장면도 평범한 1회용 그릇에 먹고 싶다. 그릇 내놓느라 신경쓰고 그릇 가져가느라 신경쓰고 정말 서로 번거로운 일이다. 그릇 하나 아껴보겠다고 보이지 않는 시간 낭비, 에너지 낭비가 너무 많다. 그릇을 언제 밖에 내놓을지 신경쓸 필요없이 천천히 먹다가, 남으면 냉장고에 넣어두고 다음날 전자렌지 돌려서 편하게 먹고 싶다. 이제부터 그릇 회수하는 중국집에서는 주문하지 않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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