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홈서버였지만 지금은 필요할 때만 잠깐 켜서 나스(NAS)로만 사용하는 리눅스 컴퓨터가 부팅이 되지 않는 것인지 원격접속에 실패해서 결국 모니터를 연결하고 원인을 확인해 보았다.
으레 그렇듯이 ext4 파일시스템 자동 파일체크가 조금 오래 걸리겠거니라고 생각하고 화면을 살펴보니 평소때 보지 못했던 에러가 떠 있었다. 하드 디스크가 문제가 있으니 점검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그래서 S키를 눌러 정상적으로 부팅을 시킨후 디스크 도구에 들어가서 SMART데이터를 확인해 보았다.
S.M.A.R.T. 데이터를 확인해보니 가슴 아프게도 웨스턴 디지털 2TB짜리 하드(WD20EARS-00MVWB0)가 고장이 났다. 무려 불량섹터가 42개 씩이나 있었다. 그보다 더 오래된 1TB짜리 삼성하드(HD103UJ)도 2개다 멀쩡하고, 웬디 1TB짜리(WD10EADS-00M2B0)도 멀쩡한데, 유독 웬디 2TB짜리는 뽑기운이 없었던지 그동안 돌아가며 여러 번 고장났었다. 그나마 불행중 다행인 것이 RAID1로 묶인 2TB짜리(WD20EARS-00S8B1) HDD는 아니었다는 점이다.
고장난 하드는 총 작동시간이 5년이 넘었고(정확히는 5.6년), 고장나지 않은 나머지 10개의 하드디스크들도 전반적으로 5년~7년동안 계속 작동하고 있었다. 다만 최근에 구입한 4TB짜리 2개만 2년 미만의 작동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작년 4월까지만 해도 24시간 돌아가는 서버였고 그 후로는 전원을 중단했으니 실제로는 구입한지 6~8년 가까이 되는 제품들일 것이다. 나스(NAS)전용 하드는 없고 다 일반 데스크탑용 하드디스크이다.
아무튼 불량섹터가 42개씩이나 있다는 것은 곧 수명이 임박했음을 뜻한다. 점점 불량섹터 수가 늘어나다가 어느날은 완전히 고장날 것이라는 불안감 속에서 안에 있던 자료들을 신속히 다른 하드디스크로 옮겼다. 마침 시게이트 4TB(ST4000DM000-1F2168)짜리에 자리가 넉넉하게 있어서 별 어려움 없이 백업을 완료했다. 그리고 고장난 하드디스크를 분리했다.
제거된 하드는 /etc/fstab에서 #으로 주석처리 해버렸다. 그리고 이번기회에 fstab에 nobootwait 옵션도 넣어 주었다. 그동안은 WOL기능이 없어서 원격으로 조종할 수가 없었는데, 이제는 IoT 스마트플러그를 이용해서 전원을 제어할 생각이라 지금처럼 부팅도중에 멈추면 곤란할 것이다.
그리고 수명이 다 된 하드디스크(HDD)는 폐기 처분…하는 것이 아니라 데스크탑에 꽂아서 스팀(Steam) 게임 다운받는 용도로 쓰기로 했다. 512GB SSD에만 설치하려니 용량 압박이 심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하드가 완전히 고장나더라도 게임파일들은 새로 받으면 되고 각종 세이브 데이터는 스팀 서버에 저장되어 있기 때문에 딱히 자료분실을 걱정할 일은 없을 듯 싶다.
어쩌면 ‘새옹지마’ 일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MS OneDrive 클라우드 서버에 모든 사진과 데이터를 저장해 두었기 때문에 더 이상 나스(NAS)를 쓸 일이 거의 없다. 차라리 퇴역한 하드디스크를 이용하여 용량 걱정 없이 스팀 게임들을 다운 받는 것이 더 쾌적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난 김에 그동안 용량 때문에 구입만 해놓고 설치를 보류해 두었던 폴아웃4(Fallout 4), 메탈기어솔리드5(Metal Gear Solid 5), 라이즈 오브 툼레이더(Rise of the Tomb Raider), 파크라이4(Far Cry 4)같은 고용량 게임들을 다운받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