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주 활동 지역을 타패게이트에서 님만해민 지역으로 옮겼다. 식사를 위해 근처 식당 레이더를 돌려보니 이곳 Cherng Doi Roasted Chicken(ไก่ย่างเชิงดอย)이 인기가 있고 가격도 저렴하고 평점도 높아서 별 망설임 없이 왔다.
밖에서 얼핏 보니 평범한 태국의 동네 음식점 같았다. 일단 간판부터가 태국어로만 되어 있어서 그냥 지나치기 쉬울 것 같았다.
일본에도 숨어있는 맛집은 처음보는 한자와 일본어로만 되어 있듯이 치앙마이의 숨은 맛집도 태국어로만 되어 있는 것 같다.
아무튼 안에 들어가니 아담한 태국 전통 가정집 같은 분위기 였다. 매우 흡족하다. 태국에 온 느낌이 확실히 났다.
그런데 막상 메뉴를 보니 음식명도 사진없이 전부 태국어로만 되어 있어서 당황하기 시작했다.
한참 태국어로 의미를 해석하려는 찰나 점원이 다가와서 English menu? 하면서 영문 메뉴와 사진을 갖다 주었다. 요즘 한창 태국어를 공부중이라 직접 태국어로 부딪혀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었지만 나는 당장 배가 고팠기 때문에 일단은 영어로 주문하기로 했다.
그런데 사실 영어로 봐도 잘 모르겠다. 메뉴가 Yam moo yang이런 식으로 되어 있다. 대충 사진을 보고 1번 Kai yang nung krob과 4번 Ka dook on tom makam을 선택했다. 각각 치킨과 국종류 였는데 가격은 75바트와 70바트였다.
아무튼 메뉴가 나왔다. 국은 똠양꿍의 국물맛에 고기갈비가 들어 있었고, 치킨은 바삭바삭한 크리스피 치킨에 고소한 맛이었다.
생각해보니 이곳은 경희대 파전골목 같은 느낌이다. 이런데서 비오는날 낮술하면 딱 좋은데 일단은 비가 안와서 다음에 하기로 했다.
아무튼 집으로 돌아와서 오늘 먹었던 음식을 태국어로 복기해 보았다.
ไก่ (까이) : 치킨
ย่าง (양) : 구운
หนัง (넝): 살가죽
กรอบ (끄롭): 바삭바삭하다
고로 내가 주문한 ไก่ย่างหนังกรอบ(까이양 넝끄롭)은 껍질이 바삭바삭한 구운 치킨 인 것 같다. 맞는지는 모르겠다. 아직 태국어의 동사변형 같은 건 모른다.
그리고 그 다음에 먹은 กระดูกอ่อนต้มมะขาม(끄레둑 똠 언 마캄)을 해석해 보면
กระดูก (끄레둑) : 뼈
ต้ม (똠) : 삶다
อ่อน(언) : 부드럽다, 푹신푹신하다.
มะขาม(마캄) : ‘타마린드’라는 대추야자
뼈를 푹 삶고, 타마린드가 들어있다는 것인 것 같다. 역시 정확한 해석은 안된다. 아직 태국에 온 지 보름밖에 안되었다. 어차피 이 정도만 알아도 음식 메뉴를 이해하는데는 지장없을 것 같다. 그리고 위의 ‘삶다’라는 뜻의 똠(ต้ม)은 똠양꿍(ต้มยำกุ้ง)에도 쓰이는 바로 그 글자다. 이런식으로 조금씩 태국어를 확장해 나가려 한다.
아무튼 치앙마이 남민해민 지역의 삶은 이렇게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