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에서 스팀 게임을 사놓고 안하듯이, 드디어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PlayStation Store)에서도 게임들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플스도 없는데 말이다. 이제는 게임을 사놓고 안하는게 아니라 사놓고 못하는 시대가 왔다.
사실 플스 기기가 없어도 게임을 살 수 있는지 없는지, PSN(PlayStation Network)에 가입할 수 있는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냥 며칠 전 문득 애드센스에서 설날맞이 할인 광고가 뜨길래 무심코 들어가 봤는데, 할인율이 스팀 급이길래 일단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PlayStation Network)에 가입하고 아이디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PSN아이디를 만드는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특이하게도 성인인증을 위해 오직 아이핀(i-pin)만을 실명인증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아이핀을 사용하려고 하니 이미 아이디가 삭제되어 있어서 결국 새로 가입해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보안프로그램 설치를 피하기 위해 가상컴퓨터인 버추얼박스(VirtualBox)까지 동원하였다.
우여곡절 끝에 PSN에 가입을 완료하고 드디어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에 들어갔다. 오랜 세월동안 플스플스 노래를 부르며 플스 독점 타이틀 구매 희망 리스트를 만들어 둔게 있었는데 그 중 대다수 게임들이 이번 세일에서 격렬하게 할인을 하고 있었다.
이 어찌 아름답지 아니한가. 그래서 전부 왕창 장바구니에 담으…려 했으나 한번에 담을 수 있는 갯수가 제한되어 있었다. 내 돈 내고 내가 사겠다는데 왜 때문에 그런 건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굳이 엑셀로 표를 만들어서 가격 비교를 하기 시작했다.
게임을 선택하려니 해당 게임의 종류가 여러개였다. 용과 같이 시리즈도 여러개고, 라스트 오브 어스 시리즈도 여러개고 언차티드4도 여러개다. 그래서 뭘 사야할지 잘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이리저리 검색도 해보고 유튜브 동영상도 봐가며 최종적으로 아래와 같이 6개의 타이틀을 선택했다.
용과같이 극2 – 가격 59800원/ 할인가 47840원,
용과같이 극 – 가격 22800원/ 할인가 18240원,
용과같이 제로 – 가격 59800원/ 할인가 41860원,
라스트 오브 어스 리마스터드 – 가격 27800원/ 할인가 16680원,
언차티드 잃어버린 유산 – 가격 39800원/ 할인가 31840원,
New 모두의 골프 디럭스 – 가격 64800원/ 할인가 45360원.
일단 용과같이 시리즈는 스토리상 0부터 6까지 이어지는데 발매 순서는 숫자대로 나온 것이 아니다. 무슨 스타워즈 시리즈도 아니고 넘버링이 아주 복잡한데다 이름도 산만하기까지 해서 무려 3시간이나 검색을 한 뒤에야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었다. 아무튼 대체적인 의견은 용과같이 제로, 용과같이 극, 용과같이 극2를 추천하는 분위기고, 스토리 흐름도 그 순서대로인 것 같다. 그리고 용과같이1부터 5까지는 나온지 오래된 게임이라 그냥 제끼기로 했고, 용과같이6는 한글화가 취소된 상황이라 만약 꼭 하고 싶다면 일본어로 해야 한다.
라스트오브어스(Last of Us)도 뭔가 이리저리 버전이 많은데 일단 리마스터 버전을 골랐다. 뭔가 그래픽을 더 좋게 만들어 놨을 것 같은 이름이다. 원래 헤비레인(Heavy Rain)과 같이 묶어서 파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이번 세일에는 들어 있지 않아서 그냥 ‘라오어’만 구입했다.
언차티드(Uncharted)는 ‘언차티드4 해적왕과 최후의 보물’도 있고 ‘잃어버린 유산’도 있던데 둘다 사야 하는 건지 하나만 사도 되는 건지 잘 몰랐다. 잃어버린 유산이 더 최근 것인 것 같아서 일단 구입했는데 나중에 구입 후 목록을 보니 해적왕과 최후의 보물도 함께 포함되어 있었다. 뭔가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 처럼 확장팩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New 모두의 골프는 일반과 디럭스가 2만5천원 이상 차이가 나던데 차이점은 코스가 추가되고 캐릭터 아이템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그것이 2만원 넘는 가치를 하는 것인지는 비교해 볼 수가 없었다. 그래도 일단은 확장팩 같은 개념으로 장바구니에 담았다. 나중에 이리저리 할인 받으니 실제 가격차이는 1만5천원 정도 났다.
아무튼 이것저것 담고 보니 20만원(201,820원)이다. 원래 가격은 27만원(274,800원)인데 7만원 이상 할인된 셈이다. 그런데 장바구니에 담는 과정에서 Playstation Plus(PSP)에서는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안내가 나왔다. 멀티플레이를 하려면 PSP가 필요한 것 같은데 12개월에 41800원이고 지금은 3개월 보너스 기간을 줘서 총 15개월에 41800원이었다.
플스 기기도 없는데 가입하기 좀 꺼려졌으나, 지금 타이틀을 여러개 왕창 사들이는 상황이라 추가할인을 적용받으면 오히려 더 저렴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엑셀을 이용해서 계산을 해 보니 대략 3만원 정도 차이가 났다.
그래서 결국 Playstation Plus에도 가입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결제를 하려니 지갑을 충전해야 하는데 오직 선불카드를 입력하는 칸만 있었다. 뭔가 아이튠즈 기프트 카드 처럼 G마켓 같은데서 사야 하는 건가 싶어 이리저리 찾아봤는데 한국 PSN카드는 팔지 않는 것이었다.
한참만에 돌아돌아 Playstation 메인페이지에 들어가 PSN카드(Playstation Network Card)를 구매하는 곳을 찾았다. 뭔가 홈페이지 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일단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 안으로 들어가 버리면 PSN카드 구입하는 곳을 찾기가 매우 힘들게 되어 있다. 마우스 클릭 몇번이면 순식간에 결제가 끝나버리는 사악한 스팀(Steam)과는 달리 소니 측에서는 이용자들의 과소비를 막기 위해 여러가지 안전장치(아이핀 성인인증, 장바구니 갯수 제한, PSN카드 구입 메뉴 숨김)를 마련해두는 등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것 같으면서도 묘화게 울화가 치미는 것은 기분탓일 것이다.
결제는 카카오페이, 페이코(Payco), 스마일페이(SmilePay)등으로 가능한데 마침 카카오페이와 페이코, 스마일페이에서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고로 카카오페이로 10만원치 결제하고 스마일페이로 10만원치 결제해서 20만원을 충전했는데, 실제 결제 금액은 카카오페이 9만5천원에다가 스마일페이 10% 포인트 혜택을 받았다. 개이득!
이렇게 PSN에 20만원을 꽂아넣고 PSP에 가입한 후 남은 158,200원으로 본격 쇼핑에 나서게 되었는데 장바구니 전체 가격이 17만원이 넘는지라 추가로 더 결제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웹페이지를 돌아다니다 보니 도중에 10% 할인쿠폰이 보이길래 잽싸게 받았다. 개이득2!
10%할인쿠폰을 적용시켜 보니 17만원이 넘던 장바구니가 15만3천원으로 아슬하게 사정권 내에 들어오게 되어서 추가로 충전할 필요는 없게 되었다.
플스를 사게 되면 타이틀 가격이 엄청 깨질 것이라 걱정했는데 이렇게 쿠폰에 할인에 가지가지 먹여서 한방에 쫙 빨아들이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카드 결제 5~10%할인, 설날할인 20~40%, PSPlus 추가 할인10~20%, 쿠폰10% 추가할인까지 받아서 대략 절반 정도의 가격에 플스 타이들을 구비하게 된 셈이다.
이제 플레이스테이션만 사면 된다. 차로 치면 타이어를 샀으니 이제 자동차만 사면 되는 그런 상황이랄까.
아무튼 어른들의 로망, 플레이스테이션에 점점 더 한발짝 다가가게 되었다. 아름다운 인생이다. 플스를 사게 되면 몇 달간 집 밖에 안나갈 예정이다. 집밖은 위험하고 또한 나가기 귀찮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