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무더운 여름은 갔다. 창 밖에는 비가 내리고 가을은 이렇게 순식간에 와버렸다.

매미소리 우는 것이 끝나기도 전에 귀뚜라미가 울기 시작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매일같이 33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 힘들어 했는데, 마치 마법을 부린 것처럼 어느날 갑자기 하루 아침에 10도 이상 온도가 떨어져 버리더니 이렇게 가을이 다가와 버렸다.

문득 ‘올해 여름도 이렇게 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서글퍼졌다. 더울 때는 덥다고 아우성이었건만, 지나버리면 참 아쉬운 것이 사람 마음이랄까. 1994년 이후로 기록적인 폭염이라고 했는데, 2016년 역시 후세에 끊임없이 회자되지 않을까 싶다. 살다살다 방 온도가 37도였던 적은 처음인 것 같다.

책상위에 놓여진 주황색 전등

원래 내방은 각종 기계들 때문에 너무 더웠기에 올해 여름은 다른 방에서 지냈다.

이제 9월이다. 사실 본격 감수성 터지는 센티멘탈 계절은 10월이지만 그래도 매미 소리가 아닌 귀뚜라미 소리를 들으면 뭔가 감상적인 기분이 든다. 지금 창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고, 가끔씩 천둥 소리도 들린다. 원래 9월에는 한달동안 제주도에 머물면서 서핑도 하고 전동휠타고 이곳저곳 돌아다닐 계획이었는데 어찌하다보니 흐지부지 되어 버렸다. 10월중에 다시 추진하려고 생각중이다.

날씨가 이제 시원해진 만큼 그동안 못했던 집안 정비를 슬슬 해볼까 생각중이다. 잠깐 눈깜빡 하는 사이에 가을이 지나가고 추운 겨울이 다가오기 전에 말이다. 언제나 좋은 계절은 잠시 스쳐가는 법이니까.

2016년 9월 2일 새벽3시 30분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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