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한달살기 마무리 기념으로 태국 요리 교실에서 태국 음식을 만들었다.

어느덧 치앙마이 한달살기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그래서 마지막을 장식하자는 뜻에서 태국 요리를 배우기로 했다. 사실 처음에 태국에 와서 무에타이(킥복싱)를 배우고 싶었는데 너무 더워서 엄두가 안났다.

숙소 로비에 보면 각종 치앙마이 관광 관련 광고지가 가득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태국 요리교실이다. 치앙마이에는 여러 곳의 태국요리 교실이 있는 것 같은데 내가 본 것만 해도 6군데가 넘었다.

커리큘럼은 대체로 비슷하다. 수프, 면류, 카레 등 6가지의 카테고리에서 하나씩을 선택해서 총 5~6가지의 요리를 배우게 되는데, 보통 오전반, 오후반, 저녁반 이렇게 서너시간의 짧은 수강시간 동안 5가지의 요리를 하는 속성반이 있고, 낮 종일반 및 밤 종일반으로 6가지의 요리를 5시간동안 배우는 종합반이 있다. 비용은 속성반이 800바트 정도이고, 종합반은 1000바트 정도이다. 그리고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강좌가 개설되어 있었다.

아무튼 광고지를 보고 적당한 곳을 골라 페이스북 메세지로 연락을 했다. 강의 등록을 하고 싶은데 내일 저녁에 가능한지 문의했더니 몇명이 참가하느냐는 질문이 돌아왔다. 혼자라고 하니 내일은 안되고 오늘 밤이나 모레에만 가능하다고 했다. 최소 수강인원이 2인이 넘어야 강의가 진행된다고 하였다.

그제서야 강좌 등록이 녹록치 않음을 깨닫고, 가지고 있던 광고지 모든 곳에 다 연락을 시도했다. 아마 전화를 걸었으면 더 빨리 연락이 닿았을지도 모르는 일이었지만 국제전화를 또 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페이스북 메시지와 이메일로 연락하니 응답이 없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결국 구글 검색을 통해 내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곳을 골라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이메일을 보냈다. 의외로 그곳 Basil Cookery School에서는 응답이 매우 빨리왔고 내일 수강이 가능하다고 해서 냉큼 신청했다. 내가 머무는 숙소 위치를 알려주니 내일 아침 8시30분에 숙소 로비에서 픽업하겠다고 했다.

다음날 아침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리무진 같은 차가 한대 왔다. 요리교실 수강생이 맞는지 확인하고 나는 차에 올라탔다.

오늘 어떤 요리를 배울 것인지 설문지를 나누어 주었는데 나는 음식점에서 주문하던 버릇 그대로 1번을 주로 선택했다. 왜냐면 가장 유명하고 기본적인 태국음식들이었기 때문이다.

타페게이트 근처 호텔에서 또 다른 남녀 2명이 같이 합석했는데 아마 오늘 같이 수업을 듣는 사람들인 것 같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3개월짜리 신혼여행을 온 영국인 부부였는데 이렇게 오늘의 전체 수강생은 나 포함해서 총 3명이었다. 혼자 수강하기 어려웠던 이유가 결국 일행을 찾거나 다른 일행에 꼽사리를 껴야 했기에 그런 것이었다.

아무튼 리무진을 타고 가장 먼저 들린 곳은 태국 전통시장이었다. 이곳에서 태국 요리에 사용되는 각종 재료들을 설명해 주었는데 우리 팀 말고도 다른 요리교실 팀들도 많았다. 아마 이곳이 필수코스인가 보다.

반은 알고 반은 처음보는 식재료들

설명해준 각종 요리 재료들은 한국에는 없거나 설령 있더라도 모양이 조금씩 다른 경우가 절반이었다. 이거 태국에서 열심히 요리를 배워가도 한국에서 못 써먹는 것 아닌가 싶어 살짝 걱정도 되었지만 일단 맛을 보면서 대체제를 찾기로 했다. 올리브유가 없으면 식용유를 쓰면 되듯이 말이다.

아무튼 재래시장에서 요리 재료에 대한 설명을 듣고 10분간 자유시간을 가진 후 강의 장소로 이동했다. 재료는 이미 준비가 되어 있었으며 설명을 듣고 하나씩 직접 따라해 보는 방식으로 강의가 진행되었다. 영국 부부도 나처럼 대부분 1번을 선택했기에 세명다 모두 같은 재료로 수업을 진행하면서 잘 모르는 부분은 옆사람 하는거 보고 따라하기도 했다.

내가 배운 요리는 Green Curry, Hot and Sour Prawn Soup(똠양꿍), Stir Fried Minced Pork with Holy Basil, Pad Tahi(팟타이), Papaya Salad(파파야 샐러드), Deep Fried Banana 이렇게 6가지 였는데 전반적인 요리 과정은 한국에서 요리할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무슨 말이냐면 볶음 음식을 예로 들자면, 먼저 기름을 두르고 그 다음에 고기를 넣고 볶다가, 좀 익었다 싶으면 나머지 재료들 다 붓고 계속 볶다가 마지막에 풀 종류의 채소를 넣어 급히 휘저으며 잠깐 데치는 것인데 이미 한국에서 요리하던 방식이었다.

파파야 샐러드

똠양꿍 같은 국 종류도 한국에서 국 끓일 때 쌀뜨물 넣는 기분으로 코코넛밀크를 적당히 부으면 되었다. 고로 특별한 어려움 없이 친숙하게 태국 요리를 배울 수 있었다. 강사 분도 친절하고 능숙하게 잘 가르쳐 주셨다.

직접 만든 똠양꿍. 비주얼을 위해 코코넛밀크를 추가했다.

한가지 혹은 두가지 요리를 한 뒤 각자 만든 음식을 식탁으로 가져가 먹었는데, 내가 만든 요리를 먹어보니 진짜 태국 전통 음식점에서 먹던 바로 그맛이 났다. 머나먼 이국땅의 요리를 이렇게 직접 만들 수 있다니 감탄스러웠다. 그리고 어떤 재료가 태국 음식 같은 맛이 나게끔 만드는지도 알 수 있었다.

왼쪽이 그린 커리, 오른쪽이 Stir Fried Minced Pork with Holy Basil(홀리 바질을 넣은 다진 돼지고기 볶음). 가운데는 쌀이다.

아무튼 6종류의 음식을 만들어서 하나씩 먹고 있으니 그동안 내가 한달간 먹어왔던 태국 음식들을 총정리 하는 기분이 들었다.

남은 음식은 싸가지고 갈 수도 있는데 그럴 일은 없었다. 그 자리에서 다 먹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록으로 레시피가 들어있는 책도 받았다. 책 안에는 오늘 배웠던 요리 재료에 관한 설명과 이 교실에서 제공하는 18가지 모든 요리의 레시피가 들어있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튼 1000바트를 내고 정말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는 기회였다. 이제 한국에 가면 즐길 수 있는 술안주 종류가 대폭 늘었다.

바질 요리학교의 정원.

재료 수급은 한국가서 생각해 보기로 했다. 의외로 대형마트 한구석에 처음보는 식물 코너 같은 것이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치앙마이 마트에서는 한국식 선지국도 끓일 수 있는데 서울에서 똠양꿍,팟타이를 만들지 못할리가 없다.

기록요약 : 2017-10-24에 치앙마이 Basil Cookery School에서 수강료 1000바트에 태국요리 6가지를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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