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페백팩커스 호스텔(Thapae Backpackers Hostel)에서 이제 풀장이 있는 곳으로 옮겼다. 낮에 풀장에서 물놀이하며 맥주 마시는 것이 로망이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머문 곳은 타페게이트에서 더 동쪽으로 가서 삥강(Ping River) 강변에 위치해 있는 글러 치앙마이(Glur Chiang Mai)라는 곳이다.
글러 치앙마이는 원래 고급 리조트 건물로 지어진 것을 1인 여행자를 위한 다인실로 개조한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방안의 내부 구조나 각종 인테리어 등이 리조트 같은 느낌을 주었다.
가격은 하룻밤에 260바트(8800원). 나는 1820바트(6만2천원)를 내고 일주일을 머물렀다. 단, 열쇠 보증금 500바트가 추가로 필요하다.
이런 고급 리조트 같은 곳에 한달 머물러도 26만원이면 된다. 한국의 웬만한 고시원보다 저렴한 가격에 호사를 누릴 수 있다.
다만 다인실이다 보니 여러명이서 같이 치앙마이 한달살기 할 때에는 아예 집 전체를 빌리는 것이 오히려 저렴할 것이다. 부부나 커플일 경우 호텔 2인실에 한달 머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숙박비 1인당 월25만원 정도면 풍족하게 살 수 있다.
아무튼 침실도 깔끔했고 개인 침대마다 커튼이 있어서 편리하고 좋았다.
전반적인 풍경을 동영상으로 담아 보았다. 요즘 3축 짐벌로 동영상 찍는 것에 재미 붙였다.
이곳의 단점은 인터넷이 잘 안된다는 것이다. 공유기까지 와이파이 연결은 잘 되는데 인터넷은 잘 안되었다. 그런 현상이 하루에 몇번씩 있었는데 이유는 모르겠다.
이곳에는 주로 서양인 관광객들이 많이 온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숙박업소마다 주로 몰리는 고객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 고로 이곳은 영어가 잘 통해서 여행자들끼리 서로 어울려 놀기에 좋았다.
영국에서 온 한명도 나처럼 한달살기 비슷한 무계획 여행이었는데, 내가 내년에 런던에서 한달살기 한다고 하니까 런던 물가가 비싸서 돈 많이 깨질 것이라고 했다. 아무튼 풀장에서 다양한 사람들이랑 같이 어울려 물놀이도 하고 밖에 나와 맥주도 마시고 그랬다.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물론 풀장은 밤10시까지만 사용할 수 있다.
밤에는 주로 저 그네에 앉아서 조용한 음악을 틀어놓고 혼자 맥주를 마셨다.
이곳의 또다른 매력은 바로 옆에 딸린 카페다. 체크인 하는 곳이기도 한데 이곳에서 50바트에 다양한 커피를 판다. 나는 주로 카페모카 프라푸치노를 마셨다. 55바트니까 1800원 정도?
그래서 노트북으로 해야 할 각종 작업들을 주로 이곳에서 했다.
밤에는 조용히 혼자 넷플릭스 영화를 보기도 했고,
근처 림삥 마트에서 안주와 맥주를 사와서 카페 밖의 의자에서 마시기도 했다.
낮에는 풀장이 딸린 리조트에서 물놀이를 하며 중간중간 일을 하다가, 저녁에는 근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 후 밤에는 혼자 조용히 음악을 들으며 맥주를 마시는 것이 내 머릿속의 이상적인 치앙마이 한달살기의 모습이었는데 소원 성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