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미니멀리즘. 정든 KT를 버리고 KT엠모바일 알뜰폰 요금제로 변경했다.

지난 8년간 오래된 KT충성고객이었다. 그렇게 된 이유는 우리집에 최초로 들어온 유일한 FTTH가 KT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두루넷 시절부터 10년동안 쓰던 SK인터넷을 버리고 2010년에 KT FTTH로 냉큼 갈아탔는데, 그 이후부터 각종 통신요금은 KT중심으로 결합할인을 받아서 쓰게 되었다. 아마 지금은 다른 통신사들도 우리동네에 FTTH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유선인터넷 품질은 여전히 KT가 갑이라서 그냥 다른 통신사로 갈아탈 생각은 전혀 안하고 있었다.

그렇게 해서 그동안 통신요금은 아래와 같이 내고 있었다.

모바일1 KT 순모두다 올레34 (데이터1.5GB) : 매월 34,130원
모바일2 요금제 KT 슬림 : 매월 9,240원
유선인터넷 100Mbps FTTH : 매월 15,230원
와이브로 콤비(10GB) : 매월 5,330원

이렇게 KT로 대동단결하여 결합할인을 받아 매달 63,930원에다가 핸드폰 할부금 28,540원까지 포함해서 실제 9만원 조금 넘게 내고 있었다. 게다가 모바일2 회선이 20년 이상 장기고객이라 KT멤버쉽 VIP업드레이드(12만 포인트)를 받아서 편의점 도시락도 공짜로 얻어먹고 덴마크 요구르트 같은 것도 할인 받고 재미가 쏠쏠해서 그냥 그렇게 쭉 지냈다.

최초가입일 1998년3월12일. 이용기간 20년 3개월째 사용중.

처음 KT프리텔 PCS 가입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년…

그 동안의 평균적인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은 한달에 1GB~1.2GB정도 되고 음성통화는 30분 미만이었는데, KT에서 제공하는 월1.5GB제공량을 다 못써서 이월하다 보면 항상 월초에는 3GB가 가득차 있는 상황이었고, 무료 음성통화185분(망내무제한)은 아예 그냥 신경끄고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날 야심한 밤에 심심해서 문득 핸드폰 요금가지고 이리저리 계산을 해보다가 결합할인 포기하고 KT VIP멤버쉽을 포기하더라도 알뜰폰 요금제로 넘어가는 것이 훨씬 더 저렴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그리고 때마침 미니멀리스트 열풍이 불어서 핸드폰이고 뭐고 다 잊어버리고 소박한 도시인으로 돌아가 단출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막 들던 때였다. 그래서 먼저 와이브로부터 해지하고 스마트폰 요금제도 알뜰폰 요금으로 넘어가기 위해 알뜰폰허브를 비롯한 각종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며 이리저리 비교하게 되었다. 요즘 알뜰폰 요금제가 너무나 저렴하게 잘 나와서 한달에 1GB 정도의 용량이면 1만원 미만의 가격대에 다양한 요금제들이 있다.

사실 알뜰폰 요금제로 갈아타면서 가장 걱정되었던 것이 ‘알뜰폰으로 010번호 본인인증이 제대로 되느냐‘와 ‘알뜰폰으로 해외로밍이 잘 되는지‘ 이 두가지였다. 설명을 읽어보니 되긴 된다고는 하지만 요금제에 따라 다르다며 내 마음속의 불안함을 가중시키는 내용도 같이 있었다.

kt M모바일 실용 LTE 유심(실용 USIM 1.0). 0.5GB를 보너스로 평생 준다고 한다.

알뜰폰허브 안내 페이지에 표시된 실용 LTE유심 요금제 상세 내역. 가입비와 USIM을 면제받을 수 있다.

아무튼 20년이상 KT에 묶여있던 모바일2 번호는 가족에게 명의이전할 번호라서 그것은 헬로모바일 약정유심 LTE 500MB(데이터500메가,음성50분) 월 4290원짜리로 바꾸고, 내가 메인으로 사용할 모바일1 번호는 KT엠모바일 실용유심 1.0으로 갈아탔다. 데이터1.2GB+보너스0.5GB해서 총1.7GB의 용량에다가 음성40분에 월8690원이라는 딱 내게 맞는 요금제였다.

유심 어댑터와 유심침

유심핀과 어댑터도 같이 받았다.

아무튼 알뜰폰허브 사이트에서 가입신청서를 작성하고 기다리는데, 중간에 무슨 착오가 있었는지 유심(USIM)카드가 두번씩이나 배송되었다. 먼저 온 유심으로 개통절차를 밟아서 정상적으로 사용하는가 싶더니, 갑자기 먹통이 되고 새 유심이 왔다. 자동으로 알아서 개통될 줄 알았는데 며칠 동안 개통이 안되어서 혼란스러운 상황이 있었기는 했지만, 어찌어찌 고객센터에 겨우 전화 연결을 해서 개통을 완료했다. 2018년 5월말의 일이었다.

유심카드에는 kt엠모바일이 아니라 그냥 kt라고 씌여 있다.

단말 및 유심(USIM) 개통 기준 및 사용 안내

유심 개통 절차 안내문

그리고 몇달째 잘 쓰고 있다. 스마트폰 작업표시줄에는 KTMmobile이라고 안뜨고 그냥 KT라고 표시된다. 문자,통화,데이터 아무런 차이 없이 잘 되고, 010 실명인증도 그냥 알뜰폰 선택해서 KT망을 선택하면 아무런 문제없이 잘 된다.

폰에서는 통신사 식별을 그냥 KT로 인식한다.

중간에 필리핀에 다녀왔는데 해외 자동 로밍도 깔끔하게 잘 되고, 외교부 영사콜센터 안내문자도 잘 오고, 긴급할때 잠깐 데이터를 쓰는 것도 문제없었다. 하루1만원에 무제한 데이터로밍도 되고, 포켓와이파이도 신청 가능하다.

해외로밍도 자동으로 된다. 필리핀 SMART라는 통신사로 로밍이 된 상태. KT의 설정을 그대로 따르는 것 같다.

그리고 놀랍게도 KT사용자에게만 제공하는 무료와이파이(OllehWifi)도 멀쩡하게 잘 된다. 고로 지하철이나 공공장소 등에서 여느 KT유저와 마찬가지로 무료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가 있다. 완전 혜자 그 자체다.

월요금은 기본요금 8690원보다 몇십원이 더  나와서 8730원 이렇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문자메시지(SMS)를 보내야 하는 경우가 한달에 두세번 정도는 꼭 있어서 추가요금이 붙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렇게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또 하나 실천하게 되었다. 뭔가 묘하게 아쉽지만 또한 흡족하기도 하고 홀가분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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